[보안뉴스= 이상섭 IT 컨설턴트] 김경수 前 경남도지사가 대법원 최종심에서 2년의 실형을 받고 창원교도소에 재수감됐다. 이를 둘러싸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두 당과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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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니다. 아시다시피 우리나라는 자타 공인 IT 강국이다. 그런 이유로 2000년 이후로 정치와 IT, 특히 SNS는 뗄 레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으며 새로운 정치문화를 만들어 왔다. 그 시초는 아마도 노무현 대통령을 만들었던 2002년 새천년민주당의 국민경선일 것이다. 지금은 일상이 되었지만, 당시만 해도 인터넷과 정치 캠페인을 결합한 획기적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렇게 ‘바보 노무현’은 그해 12월 마침내 대통령에 당선된다. 2003년 영국의 가디언지는 ‘세계 최초의 인터넷 대통령 로그온하다(World First Internet President Logs On)’라는 카피를 쓰기도 했다.
그런 역사적 배경에 더하여 최초의 IT 세대라고 할 수 있는 40~50대 유권자 층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적어도 IT를 활용한 선거전에서 만큼은 상대당에 비해 우위를 점해왔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동안 몇 번의 정권 뒤바뀜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말할 정도로 더불어민주당에게 언론 환경은 우호적이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 와중에 2012년 국가정보원에 의해 자행된 여론 조작 사건은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게는 언론은 불신을 넘어 무너뜨려야 할 대상이 되기에 이른다.
또한, 이미 형성된 언론 환경을 반영할 수밖에 없는 포털의 뉴스 편집 방향은 국감 때마다 이슈가 된 지 오래다. 가십거리도 안 되는 기사들은 출처를 알 수 없을 정도로 확산되어 순식간에 기정사실화되고,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이들의 ‘니즈’에 부응하는 유튜버들이 넘쳐나고 있다. 그리고 믿고 싶은 것만 보고 듣는 ‘확증 편향’으로 팬덤 정치는 흐르고 있다.
IT 강국 코리아의 인터넷 문화는 처음 10년 정도는 정치 발전에 순기능을 했다고 볼 수 있는 반면, 그 이후 10여 년은 오히려 정치의 퇴행에 기여하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교통사고가 빈발한다고 차를 없앨 수 없는 것처럼 현대사회에서 인터넷은 마치 공기와도 같다.
지금은 각 당이 경선 과정에 있거나 경선을 준비하고 있는 단계라서 인터넷 상에서의 여론전이 본격화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각 당의 후보가 정해지고 선거운동이 본격화되면 치열한 선거전에 돌입하게 될 것이다. 현재로서는 코로나 팬데믹의 위기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로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비대면 선거운동의 방편으로 인터넷 여론전의 중요성은 더 커질 공산이 크다.
▲이상섭 IT 컨설턴트[사진=보안뉴스]
선거전이 본격화되고 후반부로 갈수록 찜찜하지만 효과가 있다고 믿는 포털 뉴스나 커뮤니티 게시판에서의 여론 조작에 대한 유혹에 빠져들기 십상이다. 하지만, ‘매크로’로 표현되는 단순한 기술 조작만으로 과거처럼 하기는 훨씬 더 어려운 환경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방법은 둘 중 하나다. 더 고급 기술을 활용하여 더 편법과 탈법으로 가든지 아니면 이번만큼은 클린 인터넷 선거전을 펼치는 것이다.
당연히 후자여야 한다. 현재 국내에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최첨단 선거전을 지원할 수 있는 기술로 무장한 IT 기업을 찾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아예 일정 기간의 여론 동향을 분석하여 캠페인의 방향을 제시하는 경진대회를 열어보는 것은 어떠한가? 그 과정에서 업체들의 알고리즘을 통합하여 고도화하고, 이 엔진을 바탕으로 선거 캠페인을 펼치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그 자체로 선거 운동사에 한 획을 긋는 획기적인 일이 될 것이다.
노회한 정치인들나 평론가의 경험만으로 선거를 치르던 시기는 이미 지나갔다. BTS를 포함하여 상종가를 치고 있는 K-POP을 필두로 각 분야에서 한국만의 경쟁력으로 세계와 당당히 맞서고 있는 때에 언제까지 정치만 어처구니없는 기사로 나라 망신을 살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매크로’는 죄가 없다.
[글_ 이상섭 IT 컨설턴트]
[용어설명]
확증 편향 : 자신의 가치관, 신념, 판단 따위와 부합하는 정보에만 주목하고 그 외의 정보는 무시하는 사고방식을 말한다.
매크로 : 매크로 명령어(Macro Instruction)의 줄임말로 여러 개의 명령을 묶어 하나의 명령으로 만든 것. 여러 개의 명령을 수행하는 반복적인 작업에서 하나의 매크로 명령만으로 효과적인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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