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본격화되는 지자체 망분리 구축 대비 준비현황 점검
사회적 거리 두기에 따라 방역지침 엄격히 지키며 참석 규모 최소화
[보안뉴스 원병철 기자] 자기 과시 수준의 사이버공격들이 언제부턴가 정부부처, 지자체, 기업 등을 대상으로 금전을 요구하는 형태의 공격으로 바뀌면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해졌다. 특히, 그동안 상대적으로 보안 강화에 적극 나서지 못했던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들은 갈수록 늘어나는 보안위협 때문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실제로 지자체를 대상으로 하는 사이버 공격이 2015년 8,700여건에서 2019년 2만 2,000여건으로 증가하는 등 매년 약 26%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보안 강화를 위한 근본적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망분리/망연계 정보화전략계획 수립에 따른 이슈대응 간담회 모습[사진=보안뉴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들고 나온 카드가 바로 지자체 망분리 사업이다. 행정안전부(이하 행안부)는 지방자치단체 대상 ‘2020년 망분리 정보화전략계획(ISP)’을 수립해 본격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지자체가 보안위협을 겪는 원인 중 하나로 외부 인터넷 망과 내부 업무망이 분리돼 있지 않아 사이버 공격에 취약하다는 점을 꼽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행안부는 올해 중 지자체별 다양한 환경을 고려한 최적의 망분리 방안을 마련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망분리 사업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행안부는 다양한 망분리/망연계 방식과 지자체의 다양한 환경을 조사하기 위해 컨설팅을 진행 중이다. 아직 예산책정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예타(예비타당성 조사)를 준비하겠다는 것. 이에 따라 이번 지자체 망분리/망연계 사업은 총사업비가 최소 500억원 이상(예타 기준)이 될 전망이다.
이에 <보안뉴스>에서는 ‘2020년 망분리 정보화전략계획’과 관련 ‘망분리/망연계 정보화전략계획 수립에 따른 이슈대응 간담회’를 개최해 유관기관 및 지자체, 대표적인 망분리/망연계 전문기업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간담회에는 이번 계획의 실무를 담당한 한국지역정보개발원 권영우 정보보호본부장과 유경진 책임, 서울특별시의 망분리/망연계 실무를 맡은 김재엽 주무관이 참석했다. 또한, 망분리/망연계 분야를 대표해 소프트위드솔루션 김태현 대표, 앤앤에스피 김일용 대표, 한싹시스템 이주도 대표, 휴네시온 정동섭 대표, 에스큐브아이 임삼규 부사장, 시큐에버 최광호 이사가 참석했다.
2020년 망분리 정보화전략계획, 계획수립·예산책정 위해 컨설팅 등 사전준비 중
먼저 한국지역정보개발원 권영우 본부장은 “2020년 망분리 정보화전략계획은 현재 계획수립과 예산책정을 위해 컨설팅 등 사전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오는 5월말부터 6월 사이에 예타와 망분리/망연계 방식 등을 확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권 본부장은 “이번 지자체 망분리/망연계 사업은 예산이 많이 수반되는 사업으로 망분리/망연계 방식에 따라 장단점이 다른 데다, 각 지자체마다 처한 사정도 다른 만큼 논의할 것이 많다”며, “다양한 방면으로 자료를 수집하고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는 등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대표 지자체인 서울특별시의 김재엽 주무관은 “서울시는 2018년 이미 시민 대상의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데이터센터와 내부 업무용 데이터센터를 물리적으로 분리했다”면서, “이번 행정안전부의 망분리 정보화전략계획 수립안에 맞춰 부서별 망분리 시범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지난 2019년에도 본청 8개 부서에 대해 시범적으로 망분리 사업을 진행하려고 했지만 자가망을 운영하는 탓에 본청만 망분리/망연계를 하는 것보다는 자치구까지 한 번에 하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을 내려 보류한 상태였다고 전했다.
망분리/망연계 분야 대표기업들은 이번 정보화전략계획과 관련해서 다양한 의견을 피력했다. 소프트위드솔루션 김태현 대표는 “당장의 사업진행도 물론 중요하지만, 구축 후에도 잘 운용될 수 있으려면 솔루션 제공업체들이 사후관리까지 잘 담당할 수 있도록 표준화된 규격 마련과 함께 적절한 유지보수비용 등이 책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서울특별시 등 주요 지자체가 아닌 중소 규모 지자체는 인력이나 장비, 예산 등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며, “지자체간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대책을 정책에 잘 반영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또한, 휴네시온 정동섭 대표는 “망분리도 중요하지만 망연계도 매우 중요한데, 사업명 등 초점이 망분리에만 맞춰져 있는 것 같다”면서 망분리 이후 대책인 망연계에 대한 깊이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이어 앤앤에스피 김일용 대표는 “지자체의 경우 여러 여건상 망분리와 망연계를 함께 추진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지자체별로 주로 사용하는 데이터의 특성과 보안의 중요도에 따라 망분리와 망연계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고, 한싹시스템 이주도 대표는 “이번 사업도 유지보수 등 후속조치가 잘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한 분리발주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에스큐브아이 임삼규 부사장도 “현재 컨설팅을 진행 중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컨설팅이 모두 끝난 다음이 아닌 중간에 관련 업계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해 최종계획에 반영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마지막으로 시큐에버 최광호 이사는 “망분리/망연계 분야는 유독 많은 방식의 기술과 솔루션이 있다”면서 “컨설팅 과정에서 다양한 기술을 보유한 소규모 기업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배려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한국지역정보개발원 권영우 본부장은 “정부기관이 행정을 잘한다면 기업은 기술과 제품에 대해서는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면서, “당연히 컨설팅 기간 중간에 기술동향 분석을 할 때 망연계/망분리 기업들 의견에 귀를 기울이겠다”며, “건의해주신 것처럼 관련기업이 끝까지 유지보수를 잘 담당할 수 있도록 제도도 충분히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간담회 참석자들은 이번 행안부의 ‘2020년 망분리 정보화전략계획’은 그동안 소강상태를 보이던 망분리/망연계 시장이 다시 활성화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본지가 진행했던 ‘망분리/망연계 솔루션 기업 선호도’ 설문조사에서도 최근 1~2년 사이에 망분리/망연계 솔루션을 도입하겠다는 기업(담당자)의 답변 비율이 매우 높았다. 보다 자세한 설문조사 결과를 비롯한 간담회 내용, 그리고 주요 망분리/망연계 기업 및 솔루션은 후속 특집기사를 통해 상세하게 소개될 예정이다.
[원병철 기자(boanone@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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