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주석은 중국의 스마트폰 브랜드인 샤오미(Xiaomi)의 휴대폰을 두 대 건넸다. 이 대통령은 휴대폰을 받아든 뒤 유머를 섞어 이렇게 물었다. “이 통신선(라인)은 보안이 괜찮은가요?” 그러자 시 주석은 웃으며 통역을 통해 답했다. “백도어(back-door)가 있는지 직접 확인해보시길.”
이 장면은 단지 가벼운 유머였으나, ‘기술-보안’이 외교 현장에서도 화두가 되고 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이 짧은 장면이 갖는 상징은 크다. 스마트폰이라는 일상 기기가 국가 간 신뢰와 불신, 안보와 기술 경쟁의 거울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류 문화 콘텐츠가 글로벌 흐름을 타며 이미 과거의 패션·음악 중심에서 탈피해 가고 있듯, 이제 기술·보안 인프라라는 새로운 무대 위에서도 한국이 그리고 한류가 위치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료: gettyimagesbank]
그간 한국이 전 세계 소비자에게 내보였던 것은 K-팝·드라마·뷰티·게임 등의 콘텐츠였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AI와 보안 기술이 더 이상 틈새산업이 아니라 디지털 시대의 기축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이 흐름 속에서 ‘한류’도 단순히 소비형 문화에서 ‘기술지원형 문화’, ‘신뢰 인프라형 문화’로 확장될 수 있다. 예컨대 한국 기업이 AI 기반 사이버보안 솔루션을 개발해 해외 시장에 공급하고, 그 기술이 ‘한국발(發) 한류 신뢰 브랜드’로 자리잡는다면, 이는 그동안의 음악·드라마 한류가 ‘문화콘텐츠’로 이뤄낸 영향력을 기술콘텐츠로 재구성하는 셈이다. 위의 에피소드처럼 휴대폰 한 대가 통신 보안의 의심을 불러일으키듯이 기술 인프라는 곧 국가 신뢰의 문제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AI 보안에 대한 빅데이터 반응은 어떨까. 빅데이터 심층 분석 도구인 썸트렌드(SomeTrend)로 지난 10월 14일부터 11월 13일까지 AI 보안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를 도출해 보았다.

▲AI 보안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 [자료: 인사이트케이]
AI 보안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는 ‘보안’, ‘AI’, ‘시스템’, ‘기업’, ‘데이터’, ‘기술’, ‘클라우드’, ‘네트워크’, ‘산업’, ‘솔루션’, ‘강화’, ‘모델’, ‘프로젝트’, ‘분석’, ‘대응’ 등으로 나타났다(그림). 연관어를 보면 AI 보안이 AI 관련 전반에 영향을 주고 있고 줄 것임을 확인하게 된다.
AI 보안이 차세대 한류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역할이 필요할까. 한국의 AI 스타트업이 아시아 신흥국, 동남아시아, 중동 등에 인공지능 기반 사이버 위협 탐지 플랫폼을 제공한다. 이 플랫폼이 ‘한국형 보안 솔루션’이라는 이미지를 갖추면서 동시에 한류 콘텐츠처럼 브랜드화된다. 한국 기업이 국제표준을 맞춘 보안 인증을 획득해 핵심 공급망에 들어간다면 기술 역량과 신뢰 브랜드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배종찬 연구소장 [자료: 인사이트케이]
문화적으로도, 예컨대 K-웨이브의 팬들이 사용하는 한국산 앱이나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보안이 담보된 서비스가 있다면, 이는 문화콘텐츠를 넘어선 생활기술의 한류를 의미한다. “나는 한국 앱을 쓰니까 안심돼”라는 인식이 생긴다면 그것이 바로 기술보안 한류의 시작이다.
‘AI 보안 한류’란 단순히 기술이 한국에서 나오고 외국에 팔리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한국의 문화적 영향력(Soft Power)이 기술 인프라와 신뢰 브랜드로까지 확장되는 것이다.
앞에서 본 정상 간의 선물 교환과 농담 한마디는 웃음 뒤에 숨어 있는 ‘기술 믿음’의 문제를 가리키고 있다. 음악이, 드라마가, 뷰티가 그랬듯이, 이젠 ‘AI 보안’ 기술이 한국의 또 다른 수출 아이콘이자 문화콘텐츠가 될 수 있다. 기술의 신뢰성과 문화의 영향력이 결합될 때 우리는 단지 소비되는 한류가 아니라 “세계가 신뢰하고 쓰는 한류”를 만들 수 있다.
[글_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저자 소개_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대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이 외에 미국, 일본, 홍콩 등에서 연구 경험을 가지고 있다. 주된 관심은 정치시사와 경제정책인데 특히 대통령 지지율과 국정 리더십, 글로벌 경제 분석 그리고 AI 인공지능 및 블록체인 보안 이슈다. 한국교육개발원·국가경영전략연구원·한길리서치에서 근무하고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을 거친 데이터 분석 전문가다. 현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을 맡아 심층 리서치뿐 아니라 빅데이터·유튜브까지 업무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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