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진단②] 텔레마케팅업체와 공생한 보험사 면책 논란

2012-04-24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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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유출된 개인정보 거래한 보험사에 대한 철저한 조사 필요


▲경기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가 압수수색한 해당 텔레마케팅업체에서 발견된 원고. 텔레마케터들이 전화로 개인정보 제공 동의를 받기 위해 준비한 내용이 담긴 문건이다.  
[보안뉴스 김정완] 쇼핑몰 개인정보 등 1천만여건을 불법 유출해 판매한 피의자들이  검거된 이번 사건은 개인정보 한 건당 2,900원, 총 45만건이 무려 13억원의 고가에 거래됐다는 점이 기존 개인정보 유출사건과는 크게 차별화된다.
 
그리고 또 하나 주목해야 할 부분이 있다. 바로 불법유출된 개인정보가 보험사에 납품돼 버젓이 거래가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경기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텔레마케팅업자 신모씨, 박모씨가 불법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보험사에 1건당 2,750원~2,970원씩 약 45만건을 보험사에 판매해 각각 5~6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을 밝혀냈다.

또한, 텔레마케팅업자 신모씨 등은 사전에 보험사의 고객모집 영업에 활용할 수 있는 개인정보를 납품하기로 2개 보험사와 계약을 맺은 후 자신들이 불법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성명, 연락처, 주민번호, 주소 등의 형태로 제공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해당 정보가 불법유출된 개인정보라는 사실을 감추거나 보험사 납품 후 문제 제기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전화로 개인정보 제공 동의를 받는 치밀함을 보였다.

여기서 문제로 지적될 수 있는 것이 보험사와 텔레마케팅업체 사이에 명백한 공생 관계가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보험사는 이번 사건에서 책임을 면하게 됐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우선 이들의 공생 관계가 이뤄진 배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전화로 신규고객 모집을 하는 보험사 입장에서는 다량의 개인정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나 자체적으로 적법하게 개인정보를 수집하는데 드는 비용과 시간 소모가 매우 크다. 더욱이 이렇게 수집한 개인정보를 영업에 활용할 경우 보험계약 성사율이 높지 않아 비용대비 효용성이 낮다는 문제가 있다.  
 
또한, 적법하게 수집한 개인정보를 바탕으로 영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전화수신자가 보험감독원 등에 자신의 개인정보 출처에 대해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이유 등으로 보험사에서는 고객모집용 개인정보 수집작업을 텔레마케팅업체 등에 외주를 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즉, 보험사에서 텔레마케팅업체를 통해 개인정보를 납품받는 경우, 사전에 텔레마케팅업체에서 보험사에서 전화해도 된다는 동의 절차를 거친 상태라 영업 성공률이 높을 뿐만 아니라 이의제기율도 낮다. 또한, 만약 문제가 제기되더라도 개인정보를 납품한 텔레마케팅업체에 법적 책임을 떠넘길 수도 있고, 납품수수료를 지불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보험사에서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이러한 사건이 발생된 배경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관련 경기지방경찰청 관계자는 “텔레마케팅업체들은 저비용으로 불법제공 받은 개인정보를 성별, 연령별 등 보험상품 특성에 맞춰 보험사에 판매할 수 있어 텔레마케팅업체와 보험사의 납품 구조가 악어와 악어새 같은 공생관계로 얽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향후 경찰은 이와 같은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상시 모니터링 체계 구축, 관계기관과의 공조 강화 등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개인정보 유출 사범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단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한,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아직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라 어떠한 확답도 하기 어렵다”면서도 “정보통신망법 제28조2의 법률위반 여부에 대해 파악해볼 것”임을 시사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8조2(개인정보 누설금지)
①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취급하고 있거나 취급하였던 자는 직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 훼손·침해 또는 누설하여서는 아니 된다. ②누구든지 그 개인정보가 누설된 사정을 알면서도 영리 또는 부정한 목적으로 개인정보를 제공받아서는 아니 된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정보보안업계의 한 관계자는 “개인정보 유출범죄도 이제 대량의 개인정보 유출이 아닌 타깃화된 개인정보 유출범죄로 진화해 가는 것 같다”며, “이렇듯 갈수록 교묘해지는 개인정보 유출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정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된 보험사 등에 대한 보다 철저한 조사를 통해 법적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데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정완 기자(boan3@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http://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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