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빅데이터와 주가 보면 양자컴퓨터 기대감 높아...사이버 위협 대비 시급
[보안뉴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개인투자자들에게 최근 가장 많이 주목받았던 용어가 ‘양자’다. 더 정확하게는 ‘양자컴퓨터’다. 양자컴퓨터(Quantum Computer)는 얽힘이나 중첩 같은 양자역학적인 현상을 활용해 자료를 처리하는 계산 기계다.
더 쉽게 이야기하면 기존 컴퓨터가 0과 1만 구분할 수 있는 반면, 양자컴퓨터는 0과 1을 동시에 공존시킬 수도 있다. 양자컴퓨팅은 컴퓨터 과학, 물리학, 수학의 여러 측면으로 이루어진 종합적 분야로서 양자 역학을 활용해 기존의 컴퓨터보다 훨씬 더 빠르게 복잡다단한 문제들을 단번에 해결할 수 있다.
[이미지=gettyimagesbank]
일반적인 컴퓨터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처리에 시간이 걸리는 고차원적인 과제를 완수할 수 있어 ‘꿈의 컴퓨터’라고도 불린다. 이런 기대감으로 최근 미국 주식 시장에 상장돼 있는 아이온큐를 비롯해 리게티컴퓨팅·디웨이브퀀텀·퀀텀컴퓨팅 등 양자컴퓨터 관련 종목들이 상한가를 달리는 등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이런 와중에 ‘AI 반도체’로 유명한 미국의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이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폐막된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5 기자간담회에서 양자컴퓨터에 대해 부정적 전망을 내놓으면서 상황이 돌변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젠슨 황은 “유용한 양자컴퓨터가 등장하는 데 20년은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해 상용화 시기에 회의론을 제기했던 것이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이 분야에 가장 권위 있는 CEO가 ”양자컴퓨터가 제 역할을 하려면 20년은 걸릴 것“이라는 취지의 전망을 내놓았으니 그야말로 양자컴퓨터의 미래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메타 CEO인 마크 저커버그가 ”내가 아는 바로는 양자컴퓨터가 유용한 패러다임이 되기까지 10년 이상 걸릴 것이라는 게 많은 사람의 생각“이라고 비슷한 맥락의 발언으로 젠슨 황에 동조한 것도 관련 주들의 하락세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자 미국의 양자컴퓨터 업계가 젠슨 황에게 발끈해 포문을 열었다. 미트라 아지지라드 마이크로소프트 기술대표는 “올해는 양자컴퓨터 준비의 해”라며 “신뢰할 수 있는 양자컴퓨팅 시대의 초입에 서 있고, 향후 12개월 동안 양자 연구개발 속도는 가속화될 것으로 보여 기업의 의사결정 책임자들이 양자컴퓨터 도입을 고려할 때”라고 반박에 나섰다.
그렇다면 양자컴퓨터에 대해 빅데이터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빅데이터 심층 분석 도구인 썸트렌드(SomeTrend)로 지난 1일부터 16일까지 양자컴퓨터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를 도출해봤다. 양자컴퓨터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는 ‘해결하다’, ‘폭락하다’, ‘강세’, ‘오류’, ‘급락’, ‘틀리다’, ‘획기적’, ‘기대’, ‘멀다’, ‘혁신적’, ‘위협하다’, ‘빠르다’, ‘세계최초’, ‘실용적’, ‘효율적’, ‘회의적’, ‘급등하다’, ‘관심크다’, ‘능력갖추다’, ‘세계적’, ‘강세보이다’, ‘부정적’, ‘손실’, ‘상승세보이다’, ‘폭등하다’, ‘성공적’ 등으로 나왔다(아래 그림).
▲‘양자컴퓨터’에 대해 도출된 빅데이터 연관어[자료=인사이트케이]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만 놓고 보더라도 양자컴퓨터에 대한 사업적 미래 기대감은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다. 양자컴퓨터에 대한 관심도가 뜨겁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다.
양자컴퓨터에 대한 세간의 높은 관심도는 주식 투자 성향만 봐도 바로 알 수 있다. 최근 미국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 서학개미들의 ‘최애’ 종목이 양자컴퓨터 관련주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난 14일 한국예탁결제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는 아이온큐 주식 약 21억달러(약 3조원) 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전체 시가총액 대비 약 24% 수준에 이를 정도다.
하지만 양자컴퓨터 관련주의 주가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보안이다. 양자기술 상용화에 따라 ‘사이버 보안’의 판이 완전히 뒤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배종찬 연구소장[사진=인사이트케이]
컴퓨팅 속도가 엄청나게 빠른 양자컴퓨터의 특성상 기존 암호체계를 수 초 안에 해독할 수 있어 이를 활용한 사이버 공격 등으로 기존 보안체계가 위험에 빠질 가능성도 그만큼 커지기 때문이다.
양자기술로 암호체계가 무너지면 암호화로 보호하는 통신이나 데이터가 모두 공격자에게 노출될 수밖에 없다. 양자컴퓨터는 향후 10년 내 기존 암호 시스템을 깰 수 있을 만큼 강력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결국 양자컴퓨팅의 발전이 사이버보안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과연 불식시킬 수 있을지 여부가 관건인 셈이다. 주가의 추이보다 보안 쪽에 더 눈길이 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글_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저자 소개_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대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이 외에 미국, 일본, 홍콩 등에서 연구 경험을 가지고 있다. 주된 관심은 정치시사와 경제정책인데 특히 대통령 지지율과 국정 리더십, 글로벌 경제 분석 그리고 AI 인공지능 및 블록체인 보안 이슈다. 한국교육개발원·국가경영전략연구원·한길리서치에서 근무하고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을 거친 데이터 분석 전문가다. 현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을 맡아 심층 리서치뿐 아니라 빅데이터·유튜브까지 업무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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