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뉴스 엄호식 기자] 베트남 정부는 2018년부터 ‘2030년 전망, 2025년까지의 베트남 스마트시티 발전전략’을 발표하고 2025년까지의 국가 스마트시티와 관련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베트남은 스마트시티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 이래 현재까지 ODA 프로젝트를 포함한 100개 이상의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를 구현했으며, 63개 지방정부 41개 지역(2022년 기준)에서 여러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지=gettyimagesbank]
베트남에서 진행되는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는 주로 하노이(Hanoi, 20%)에 집중돼 있으며, 호찌민시(Ho Chi Minh City, 30%)와 다낭(24%) 그리고 박닌(Bac Ninh)과 껀터(Can Tho) 등 지방도시(26%)로 확산하고 있다. 현재 베트남의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는 중앙정부를 비롯해 지방 성시와 민간부문, 학계 등 분야별 이해관계자가 긴밀하게 엮여있다.
공공부문은 도시문제 해결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인프라 관리와 교육, 헬스케어, 전자정부, 보안 및 안전 분야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민간은 베트남 1등 통신사인 비엣텔(Viettel)과 빈그룹(Vingroup) 등 베트남의 대기업이 통신과 스마트 장비 및 솔루션, 전자정부, 의료, 부동산 개발 등을 통해 주로 참가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은 다른 국가와 달리 주요 대도시와 지방 성시별로 특화된 스마트 전략과 비전 및 목표를 설정하고 입찰 등을 통해 개별 프로젝트를 발주하고 있다.
▲주요 지역별 스마트시티 프로젝트 추진현황[자료+Smartcity Handbook in Vietnam, 이미지 : gettyimagesbank, 시큐리티월드 재구성]
교통과 의료 등 프로젝트 수요 급증
- 고질적인 교통 체증 해결 위한 ‘교통인프라’ 확충 : 오토바이 과다 공급은 베트남의 고질적인 도시문제 중 하나로 이로 인한 교통 체증을 해결하기 위한 스마트 교통 수요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하노이와 호찌민 등 대도시 인근의 주요 고속도로와 교통운영센터를 중심으로 감시카메라 및 교통신호, 교통측정보모델 등의 솔루션과 ITS가 이미 도입됐다.
▲베트남 스마트시티 프로젝트 추진 주체[자료=Smartcity Handbook in Vietnam]
이에 더해 2021년 정부 인프라 구축사업에 해외투자 유치를 확대하기 위한 PPP(민간협력투자개발사업)법이 발효되면서 지연됐던 교통인프라 프로젝트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상하수도와 도시홍수방지, 도로교통 등 교통인프라 관련 프로젝트가 우선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의 주요 병원 및 기업 사례[자료=2022 KOTRA 스마트시티 전략보고서]
- 국가 의료시스템 운영 효율화 위한 ‘스마트의료’ : 베트남 정부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원격 및 비대면 의료 관련 수요가 급증하면서 의료시스템의 디지털 전환을 시도하며 관련 ICT(정보통신기술)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베트남 보건부는 국가 의료시스템 운영 효율화를 위해 HIS(Hospital Information System)에 ICT 솔루션을 적용했다. 또, 빈맥(Vinmec), 메드라텍(Medlatec), 홍옥(Hong Ngoc) 등 대형 병원에서 복강경, 척추수술 등 일부 시술에 로봇 수술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시술의 스마트화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KOTRA 다낭무역관은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의료 차트 관리 △환자정보 관리 소프트웨어 △의약품 관리 시스템 △의료정보 관련 사이버보안 솔루션 등을 향후 투자유치가 유망한 분야라고 전했다.
▲‘에듀테크’ 홈페이지[사진=에듀테크 홈페이지 캡쳐]
- 이러닝 플랫폼 활성화로 급성장하고 있는 ‘에듀테크’ : 2021년 베트남 교육부가 이러닝 포털을 구축하고 교육 콘텐츠를 전면 확충하는 등 베트남은 코로나19 이후 스마트 교육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전국 5만 3,000개 학교와 140만명의 교사, 2,400만명의 학생에 대한 식별코드의 국가 데이터베이스화를 완료했다. 등록된 온라인 콘텐츠는 온라인 강의 5,000건을 비롯해 가상실험 콘텐츠 200건, 교과서 200개, 객관식 시험 3만 5,000건, 박사논문 7,500건에 달한다. 실제로 코로나 확산 시기인 2021~2022년에는 전국 학생의 80% 정도가 이러닝 플랫폼을 통해 비대면 수업을 진행했으며, 전국 대학의 50%에는 온라인 강의를 제공했다.
KOTRA 다낭무역관은 “베트남의 에듀테크 관련 스타트업은 약 200개사로 외국어와 각종 자격증 관련 플랫폼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의 교육은 한국 입시 위주의 교육과 상당히 유사하며, 외국어 학습에 대한 수요도 다양해 이러닝 플랫폼에 강점을 지닌 한국 기업의 진출에 유리하다”라고 전했다.
활발한 스마트시티 프로젝트, 지역별로 차이 나는 추진 효율성은 변수
베트남의 스마트시티 시장은 지속되는 도시화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기반으로 꾸준하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의 전략적 마인드 부재와 예산 부족, 관련 기술 및 인프라가 부족해 선진 국가들로부터의 노하우 및 학습 경험이 매우 중요하며, 정부·기업의 수요가 많기 때문에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한국 기업에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스마트시티 진출 SWOT 분석[자료=베트남 스마트시티 진출 SWOT 분석]
다만, 베트남은 중앙 정부의 정책 드라이브에도 불구하고, 주요 도시와 지방성의 스마트시티 도입은 아직 초기단계다. 특히, 단일 기구나 부처에서 총괄하지 않고 여러 지방 성시별 또는 관련 기관별로 나눠 진행하고 있어 추진 효율성이 떨어진다. 행정 당국의 더딘 행정 처리와 공사 지연, 외국기업에 대한 차별적 관행, 그리고 관련 산업 인프라 취약 등의 장애요인은 베트남 스마트시티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기업이 해결해야 할 숙제다.
베트남 현지 상황에 맞춘 솔루션 공략 필요
코로나19 이전의 베트남 스마트시티 시장은 초기 정책 추진에 따른 여러 혼란과 부작용이 존재했다면, 코로나19 이후는 디지털 혁신을 기반으로 보다 현실적인 수요를 반영한 프로젝트 추진이 기대된다. 다만, 2023년 1분기를 기준으로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대내외 수요 회복이 부진하고 정부 재정부담 증대로 인한 위험요인도 있어 3분기 이후 경제회복 추이를 관찰하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또, 베트남 스마트시티 시장은 인프라 투자 계획이 지연되거나 축소되는 경우가 빈번하며, 입찰 시 외국기업에 대한 차별적 관행이 존재하는 등 여러 가지 특수 여건을 고려해야 한다.
지난 2022년 10월, 대한민국 국토교통부와 베트남 건설부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한국-베트남 스마트시티 건설기술협력센터(VKC)’가 출범했다. 해당 기관은 양국 간 스마트시티 기술협력을 위한 거점으로 다양한 활동을 수행할 계획이며, 한국의 노하우 공유를 통해 베트남 지방 정부의 스마트시티 관련 정책들이 보다 빠르게 결정되고 고도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KOTRA 다낭무역관 측은 “베트남 정부가 주목하는 주요 사회 문제를 해결할 디지털 기술과 서비스를 보유한 기업이라면, 베트남 스마트시티 시장에 진입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최근 디지털 혁신을 기반으로 뛰어난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베트남 스타트업 기업이 많이 생겨나고 있어, 이들과의 협력 또는 시장 진출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베트남 스마트시티 시장에 진출을 희망하는 기업은 현지에서 개최되는 전시회나 관련 행사에 참여해 현지 동향에 지속해서 귀 기울일 필요가 있으며, 관심 프로젝트가 있을 경우, 시·성 정부 담당자와의 사전 접촉을 통해 선제적으로 참여 방식을 제안하거나 국내 대기업 또는 현지 로컬 기업과의 협업을 강구해 볼 필요도 있다. 또, 각 지방과 도시의 필요와 상황에 따라 정책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지역별 맞춤형 솔루션을 준비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엄호식 기자(eomhs@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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