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투표와 전자투표 모두 보안 위협과 공정성 논란 끊임없이 제기
전자투표 본격 도입 위해서는 해킹 위협에 대한 철저한 대책 선행돼야
[보안뉴스 박은주 기자] 75년 전 오늘은 국회의원 선출을 위해 대한민국 최초의 보통·평등·직접·비밀선거가 치러진 날이다. 이를 기리고 선거의 의미를 되새겨 투표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5월 10일이 ‘유권자의 날’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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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 자신의 정치적 의견을 대신 내세울 만한 대표자를 선거를 통해 뽑는다. 따라서 선거를 ‘민주주의의 꽃’이라 부른다. 선거는 투표를 통해 이뤄지는데, 의사표시가 담긴 투표용지를 내는 ‘종이투표’와 전자 투표기 또는 전자기기를 이용한 ‘전자투표’ 방식이 있다. 한국의 공직 선거는 75년 전부터 지금까지 ‘종이투표’로 진행됐다.
한편, 해외에서는 전자투표 방식으로 선거를 치르는 사례를 살펴볼 수 있다. 동유럽 국가 에스토니아는 2007년 세계 최초로 ‘전자투표’를 도입했다. 의원내각제인 에스토니아는 국회의원이 투표를 통해 대통령을 선출하는데, 이때 전자투표를 차용했다. 이외에도 브라질과 파라과이의 대통령 선거도 전자투표 방식으로 치러진다.
전자투표는 온라인 시스템을 사용하다 보니 보다 신속하게 투표 결과를 집계할 수 있다. 또한, 투표 방식이 확장돼 투표율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투표용지를 사용하지 않아 친환경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국내에서는 소규모 선거나 동네 이장선거, 학교의 학생회장을 뽑을 때 전자투표 방식으로 선거를 치르기도 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종이투표를 진행하는 이유는 보안과 안전, 공정성 문제 때문이다. 2022년 브라질 대선에서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현 대통령과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경쟁이 치열했다. 근소한 차이로 룰라가 승리했는데, 보우소나루는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전자투표 과정을 믿을 수 없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로 인해 지난 3월 보우소나루를 지지하는 시위대가 대통령 집무실과 대법원, 의회를 무단으로 침입하는 폭동 시위가 벌어졌다.
해킹으로 인한 사이버 위협 또한 끊이질 않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이란의 해커들이 미국 정부기관에 침입해 선거 결과 조작을 시도한 정황이 드러났다. 다행히 미국의 ‘사이버 전사’들이 방어에 성공해 선거 결과 조작이 이뤄지지 않았다. 2022년 브라질 대선을 앞두고는 선거 시스템 공격에 대비해 20여 명의 해커들이 모의 해킹 대비훈련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종이투표 과정에서도 해킹과 사이버 위협 등 보안 문제는 존재한다. 투표 집계, 투표 결과 조작을 노리는 사이버 위협은 선거철마다 꾸준한 논란을 일으켰다. 심지어 사이버 공격조직은 수천 개의 SNS 가짜 계정을 만들어 의도한대로 여론을 형성하고, 사회를 분열시키는데 선거를 적극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종이투표, 전자투표할 것 없이 보안과 안전, 공정성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는 가장 핵심적인 가치다. ‘유권자의 날’을 맞아 종이투표와 전자투표를 막론하고, 보안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다각도의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우리나라도 전자투표의 필요성에 대한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된다. 이를 위해서는 투표 과정에서의 사이버 위협을 철저히 예방 및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 뒷받침돼야만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선거제도가 국민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다.
[박은주 기자(boan5@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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