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칼럼] 정박귀순과 국가안보, 국민안전

2019-08-13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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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박귀순 사례로 본 해상경계의 중요성과 향후 대책

[보안뉴스= 노호래 군산대 해양경찰학과 교수] 2019년 6월 15일, 북한 목선 1척이 삼척항에 정박했다. 국가안보 담당기관의 모든 해상 경계망이 뚫렸다. 북한 목선의 길이는 10m 정도. 28마력의 엔진을 장착했고, 12일 오후 9시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은 뒤 사흘 동안 영해에 머물렀다. 14일 오후 9시 삼척항 동쪽 4~6㎞ 떨어진 곳에서 대기한 뒤 동이 트자 엔진을 켜고 15일 오전 6시 22분 삼척항 방파제 부두에 정박했다. 최초 신고가 이루어진 시간은 15일 오전 6시 50분, 19분 뒤인 오전 7시 9분 해양경찰청 상황센터가 청와대와 합참에 처음 상황을 전파했다.


[사진=iclickart]

북한 목선의 삼척항 정박은 해상경계가 실패한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포항공항에서 이륙한 해군 해상초계기는 북한 목선의 4㎞ 가까이 비행했는데도 그냥 지나쳐 1차 경계망이 뚫렸고, 2차 경계망은 동해 제1함대의 구축함, 3차 경계망은 해양경찰청의 경비함, 4차 경계망은 육군 제23보병사단의 해안감시체계다. 해양경찰청의 경비함과 해상초계기가 있었지만 탐지하지 못했고, 육군 제23보병사단의 영상감시장치는 우리 어선으로 판단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상에서의 남과 북의 적대적 상황은 남북 분단의 비극에서부터 기원한다. 북한과의 접경수역에서 조업하는 우리 어선의 피랍과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1972년에 선박안전조업규칙이 제정됐다. 이 규칙에 따라 간첩선 침투 예방을 위해 도입되어 선박식별신호포판(어선확인신분증)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 제도는 2010년까지 우리 어선이 출항할 경우에 선박식별신호포판을 싣고 조업해야 했다. 통신장비가 발전함에 따라 그 신호포판이 사라졌지만 이는 남북 분단의 비극을 실증하는 사례다. 바다에서 우리 어선인지, 북한 선박인지 구별해야 할 책임은 해군과 해양경찰에 있다. 어민들의 신고도 중요하다. 해상은 넓고 육지와 같이 물리적인 장벽(철책)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선들은 조업에 집중하다가 북방한계선을 넘기도 하고 넘어오기도 한다. 그러나 월선한 선박이 무장해 침공하는 북한군이라면 우리의 안보를 무너뜨리는 심각한 상황이 발생한다.

최근 정박귀순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논쟁은 국민들에게 해상경계 시스템의 허점을 알게 해줬다. 국가의 기본적 기능은 국민들을 외침에서 막아주고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다. 국가안보를 챙기지 않으면 나라는 지켜지기 어렵고 혼란스러워지기 마련이다. 댐의 자그마한 빈틈을 방치하여 댐이 붕괴되기도 하듯이 경계의 실패는 전쟁의 승패를 좌우할 수도 있다.

이번 경계 실패를 교훈으로 삼아 관계당국과 우리는 다음과 같은 해상경계를 빈틈없이 수행해야 할 것이다. 첫째, 안보 위험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 해군과 해양경찰의 협력강화가 요구된다. 양 기관은 비군사적 해양위협 대응 협력체계 강화, 해양안보역량 강화, 해군·해경 상호 운용성 확대를 위한 기반 구축, 해양안보·안전 법령 정비 등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양 기관은 작전상황 공유 시스템 구축과 협조체계 강화, 주변국 함정·항공기 활동 감시와 정보공유, 해양 유관기관 간 협의체 구성, 합동작전 수행을 위한 양 기관 상호 연락관 파견 등과 다양한 해상 상황에 대한 협력체계 강화 방안도 필요하다. 최근 연이어 발생한 북한 선박의 NLL 남하 관련 실시간 정보공유 방안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둘째, 조업 중인 어선의 선장과 선원은 항해 또는 조업 중 의심스러운 선박이나 물체를 발견하면 지체없이 그 사실을 정해진 긴급보고제도에 따라 인근 경비함정·군부대·경찰관서 등에 신고하고, 발견일시, 의심스러운 선박의 위치·승선자·항해방향·항해목적 등 발견 당시의 관찰사항을 구체적으로 신고하는 적극성도 필요하다.
[글_ 노호래 군산대 해양경찰학과 교수(roh122@kunsan.ac.kr)]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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