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후기-2탄] 기자는 이렇게 ‘정활’에 붙었다

2018-01-0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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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직접 치고 합격한 ‘정보보호활용능력’ 자격검정 시험
시험공부 과정에서 배운 것 많아... 컴퓨터 이용 습관 점검도


[보안뉴스 오다인 기자] 기자의 전공은 신문방송학이다. 미국 유학 시절에도 우리나라의 인문사회학 정도에 해당하는 ‘리버럴 아츠(Liberal Arts)’를 전공했다. 고등학생 때는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인문계(문과)를 선택했고, 이공계 쪽으로는 조금의 관심도 가진 적 없었다. (심지어 글도 컴퓨터보다 원고지에 쓰는 걸 선호했다!) 기자를 아는 사람들은 현대 문명과 거리가 멀다는 뜻에서 ‘원시인’, 엄마 뱃속에서부터 문과가 될 운명이었다는 뜻에서 ‘모태문과’ 등으로 기자를 놀려대곤 했다.


▲기자의 정보보호활용능력 2급 필기 수험서 [사진=보안뉴스]

구구절절 기자의 배경을 설명하는 이유는, “이런 사람도 열심히 공부했더니 정보보호활용능력 시험에 최종 합격했더라”고 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물론 기자는 보안뉴스라는 IT 분야 전문 매체에 몸담고 있고 개인적으로도 프로그래밍 수업을 듣는 등 IT와 완전히 무관한 사람보다는 조금 더 익숙한 부분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기자가 ‘이쪽’ 분야에 발 들인 지 채 1년이 안 됐다는 사실을 고려해보면, 기초가 아예 없는 사람과 현격한 차이가 있다고는 볼 수 없을 것 같다.

기자는 필기시험에서 82점(100점 만점, 60점 이상 합격), 실기시험에서 80점(100점 만점, 60점 이상 합격)을 받아 제1회 정보보호활용능력 자격검정 시험에서 최종 합격했다. 솔직하게 밝히자면, 필기시험은 4지선다형이라 ‘대충’ 알고 있어도 답을 맞힐 수 있었지만 실기시험은 주어진 선택지 없이 단답형으로 작성하거나 보안 방법을 직접 기술해야 했으므로 많이(?) 어려웠다. 처음 시험에 응시할 때만 해도 필기시험 합격만을 목표로 했는데 막상 필기를 붙고 나니 실기시험에도 욕심이 생겨서 열심히 준비했다.

시험 준비 과정에서 배운 것이 꽤 많다. 기사를 쓰는 동시에 집에서는 ‘정활(정보보호활용능력을 줄인 말)’ 공부를 했기 때문에 그 기간 동안 공부한 부분이 기사에 반영되기도 했다. 예컨대, 경우에 따라 ‘사용자’와 ‘이용자’를 구분할 수 있게 됐다. 영어로 ‘유저(user)’라고 할 때,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선 사용자가 아니라 이용자라고 써야 정확하다. 이용자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제공하는 정보통신서비스를 이용하는 자를 말하며, 사용자는 이용자에게 정보통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정보시스템을 운영하는 자를 말한다.


▲기자의 정보보호활용능력 2급 필기 수험서 [사진=보안뉴스]

‘정보보호’와 ‘정보보안’ 간 차이, 인터넷 주소창에 표시되는 자물쇠와 녹색의 의미, 개인정보는 ‘살아있는’ 개인에 관한 정보라는 사실, 어떤 정보가 개인정보이거나 개인정보가 아닌지, 윈도우와 네트워크 보안을 어떤 경로로 강화할 수 있는지, 무선공유기 인증 및 암호화를 어떻게 설정할 수 있는지, HTTPS의 의미와 어떤 경우에 HTTPS가 사용되는지, 공공과 민간에 대한 사이버위기 경보 발령을 각각 어떤 기관에서 담당하는지, 비식별 조치 방법 등을 포함해 그동안 제대로 알지 못했던 부분들을 이번 시험을 준비하면서 스스로 정리할 수 있었다.

실기시험은 시험일을 ‘디데이(D-Day)’로 정해두고, 매일 2시간씩 10일가량 준비했다. 필기시험은 시험을 코앞에 두고 4~5시간 정도 벼락치기로 공부했다. 전부 합해서 대략 25시간을 시험 준비에 투자한 것 같다. 길지 않은 기간이었지만 퇴근 후 공부하는 게 습관이 되다 보니, 자정 가까이 집에 들어온 날도 자리 잡고 책부터 보게 됐다. 기사 쓰면서 궁금했던 부분들을 책에서 쉽고 자세하게 알려주니 공부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정보보호활용능력 시험을 주최하는 한국사이버감시단의 공병철 대표이사는 일반 사람들이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정보보호 관련 자격증을 구상하다가 정활을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일상이 인터넷으로 연결되고, 개인정보가 경제적 자원이 되는 때에 자기 자신 또는 자신이 속한 조직의 정보를 어떻게 보호할 수 있는지에 대해 국민 개개인이 최소한의 소양은 갖춰야 한다는 뜻에서 탄생한 것이 정활인 셈이다.

최초 시행이다 보니 시험 정보가 부족했던 터, 기자는 정활 수험서(정보보호활용능력 2급 필기)와 더불어 ‘정보보안관제사 3급’ 교재와 ‘정보보안 기사/산업기사 필기/실기 핵심노트’를 훑었다. 필기시험과 실기시험 모두 정활 수험서만 충실히 본다면 합격할 수 있는 수준에서 문제가 출제됐다.

2018년에 따볼 만한 자격증을 고민하고 있다면 정활은 어떨까? 단지 자격증 하나 늘리거나 스펙 한 줄 채우는 차원을 떠나서 자신의 컴퓨터 이용 습관을 점검하고 개인정보 유출도 미연에 방지할 좋은 이용 습관까지 덤으로 얻을지 모른다.
[오다인 기자(boan2@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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