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뉴스 권준 기자] 스톡홀름은 2010년 EGCA(The European Green Capital Award)에서 최초로 ‘유럽 녹색 수도’로 선정돼 환경친화적인 도시로 인정받았다. 또한 2017년 시의회에서는 스톡홀름 ‘2040 스마트시티 계획’을 채택해, 스마트한 도시로 발전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했다. 이 계획은 혁신적인 솔루션과 개방성, 연결성을 통해 경제적, 생태학적, 사회적 세 가지 영역에서 도시를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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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2023년 10월 스웨덴의 스톡홀름을 포함한 유럽 10개 도시가 ‘EU 기후 중립 및 스마트 도시를 위한 EU 미션 라벨(Label of the European Mission for Climate-Neutral and Smart City)’을 수여받았다. 이 라벨은 2030년까지 기후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계획이 유럽위원회에 승인됐음을 나타내며, 위원회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공공 및 사설 자금에 접근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스웨덴은 에너지 효율성, 지속 가능한 교통 시스템, 혁신적인 솔루션 등으로 스마트도시 개발을 이끌고 있다. 이런 스웨덴의 지속가능한 도시 구현의 모범 사례들을 통해 스웨덴의 스마트시티 트렌드를 살펴봤다.
스마트시티는 ICT·빅데이터·AI 등 신기술을 이용해 도시 생활에서 유발되는 교통 문제, 환경 문제, 주거 문제, 시설 비효율 문제 등을 해결하고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도시를 말한다. 이는 경제, 이동성, 환경 등 다양한 도시 기능을 IT 기술로 유기적으로 연결해 시민들의 도시 생활을 개선한다. 스웨덴은 첨단 인프라, 디지털 연결성, 지속 가능성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스마트시티 계획의 선두주자에 있다. 여기에는 스마트 교통, 에너지 관리, 폐기물 관리, 수자원 관리, 공공 안전, 의료, 교육 등의 분야와 응용 프로그램이 포함된다.
이렇게 성장하고 있는 스웨덴의 스마트시티 시장 수익은 2024년에 7억3,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시장 규모는 2024년부터 2028년까지 연평균 11.1%의 꾸준한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2028년에는 시장 규모가 11억1,0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웨덴 스마트시티 시장의 규모와 전망(2018~2028)(단위 : 십억달러)[자료=Statista Market Insights]
스마트시티 모범 사례 ① : 탄소 배출 없는 포장재 재활용
지난 2023년 11월 세계 최대 규모의 플라스틱 포장재 재활용 시설인 사이트 제로(Site Zero)가 스웨덴의 도시 모탈라(Motala)에 문을 열었다. 사이트 제로의 시설은 6만 ㎡ 규모로, 이곳에서 연간 20만 톤의 소비자 플라스틱 포장재가 재활용된다. 플라스틱 포장재의 최대 95%가 재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이트 제로는 60개의 근적외선(NIR) 센서를 이용해 기존 4가지 유형으로 분류하던 플라스틱을 12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또한 복합 플라스틱 재료로 만든 포장재를 분리해 재활용하거나 새로운 복합 제품을 생산한다. 현재 플라스틱을 세척하고 과립화할 수 있는 시설을 준비하고 있으며, 2025년 완공될 예정이다. 플리스틱 재활용에서 과립화는 플라스틱을 작은 알갱이 형태로 만들어 재사용 가능하게 만드는 것을 뜻한다.
한편, 사이트 제로 시설은 재생에너지로 구동된다. 시설 지붕에는 태양광 전지가 장착돼 있어, 재활용 처리 시설에 이용되는 에너지 일부를 생산한다. 이곳에서 재활용 할 수 없는 소량의 플라스틱과 기타 폐기물은 탄소 배출 없이 에너지 회수, 이른바 CCS(Carbon Capture Storage)로 보낼 수 있다. 이로써 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시설이 될 전망이다.
스마트시티 모범 사례 ② : 폐기물을 에너지로 변환
에너지기업 E.ON은 폐기물을 에너지로 변환시킨다. 이로써 스톡홀름 지역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E.ON의 폐기물 처리 시설은 바이오가스 발전소와 열병합 발전소 등 두 개의 건물로 구성돼 있다. 바이오가스 발전소에서는 가정이나 기업에서 발생한 음식물 쓰레기와 유기물을 발효해 바이오가스, 유기비료, 퇴비 등을 생성한다. 열병합 발전소에서는 폐기물 소각을 통해 지역전기와 지역난방을 생산한다. 이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력은 아파트 6만6,000개의 연간 소비량에 해당하며, 난방을 위한 열 생산량은 평단독주택 2만1,200채의 연간 소비량에 해당한다.
스마트시티 모범 사례 ③ : 전기로 운행되는 친환경 e-모빌리티
EU 그린딜 정책의 연장선에서 스웨덴은 2045년까지 ‘넷제로(Net-Zoro)’ 탄소중립 달성 전환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화석 연료 기반의 운송 수단은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이 많을 뿐만 아니라, 도시 소음을 유발한다. ‘e-모빌리티’는 다양한 전기 동력 운송 수단으로, 깨끗하고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드는 데 핵심 역할을 한다.
스웨덴의 도시 예테보리는 e-모빌리티 관련 주요 프로젝트의 본거지이다. 이 도시는 이미 e-모빌리티를 활용해 대중교통, 라스트마일 배송, 폐기물 운송 등을 시행하고 있으며,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 2030년까지 전체 운송 시스템을 전기로 바꾸며 화석 연료를 사용하지 않을 계획이다. 2019~2020년 예테보리 대중교통 회사인 베스트트라픽(Västtrafik)은 예테보리를 포함한 베스트라 예탈란드(Västra Götaland) 지역에 전기 버스 210대를 도입했다. 베스트트라픽은 2030년까지 예테보리의 모든 버스를 전기 버스로 교체할 계획이다.
예테보리에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미래 전기 운송 수단을 위한 솔루션을 개발하고, 테스트 하며, 시연하는 것이다. 운송 수단에는 버스, 페리, 대형 차량 등이 모두 포함된다. 프로젝트의 하나로, 2015년부터 예테보리 중심부의 버스 노선은 전기 버스로 운행되고 있다. 이런 테스트는 베스트트라픽이 전기 버스를 더 폭넓게 도입할 수 있는 길을 열었으며, 스웨덴 서부는 현재 북유럽 국가에서 가장 많은 전기 버스를 보유하고 있다.
한편 샤베(Säve)의 옛 공항에 있는 대규모 부지에서는 지속가능한 교통과 미래 모빌리티의 개발을 위한 클러스터가 조성되고 있다. 이 클러스터는 자율주행과 e-모빌리티를 위한 시험대가 될 예정이며, 향후 몇 년 동안 이 지역은 자율주행, e-모빌리티 기반의 인프라를 갖춘 유연한 물류 허브로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
버스 외에 페리, 비행기 등도 e-모빌리티로 운행 중이다. 대표적으로 최초의 전기 하이브리드 페리 ‘엘비(Elvy)’가 있다. 엘비는 최대 300명의 승객과 90대의 자전거를 수용할 수 있으며 예타강을 건너는 노선을 운항한다. 페리는 강에서 운행되는 대중교통이며, 무료로 탑승할 수 있다. 엘비의 배터리 구동계는 이산화탄소과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1/3로 줄였다. 또 내연기관으로 구동되는 페리에 비해 최대 45% 연료를 절감할 수 있다.
한편 예테보리 스타트업 회사인 하트 에어로스페이스(Heart Aerospace)에서는 30명의 승객을 위한 하이브리드 전기 비행기를 개발 중이다. 이를 위해 10억 크로나 이상 투자 받았으며, 미국의 전세 항공사인 JSK로부터 ES-30 항공기 250대 주문을 확정받기도 했다. 현재 유럽연합항공안전청(EASA)에서 활발히 유형 인증 신청을 진행 중인데, ES-30은 그 규모에 맞는 유일한 신개념 하이브리드 전기 비행기다.
스마트시티 모범 사례 ④ : AI 활용한 지능형 지역난방 시스템
칼스함(Karlsham)에서는 여러 조직 간의 협력을 통해 지속가능한 지능형 지역난방 시스템을 구축했다. 지역난방은 스웨덴에서 가장 일반적인 난방 형태다. 칼스함의 시스템은 최신 AI 기술을 사용해 제어되며, 지속가능한 에너지 공급을 위해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가정, 임업, 산업 등에서 나온 폐기물을 이용해 연료를 생성하기 때문에 친환경적이며 자원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칼스함 자치구의 지역난방 시스템은 지능형 시스템으로 더욱 발전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소유의 에너지 기업인 칼샴에네르기(Karlshamn Energi)는 에너지 관리 솔루션 기업 ‘NODA 지능형 시스템즈(NODA Intelligent Systems)’와 협력하고 있는데, 이 기업은 AI를 사용해 에너지 시스템에 정교한 통신을 적용한다. NODA는 AI 예측으로 칼스함의 지역난방 시스템을 보다 효율적이고 지속 가능하게 만든다.
지능형 지역난방 시스템은 개인, 학교, 상업 및 공공 건물을 포함해 1500개 건물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가장 큰 고객은 엘레홀름스 토마테르(Elleholms Tomater)로, 스웨덴에서 두 번째로 큰 토마토 온실이다. 연간 약 1만7000㎿h를 소비하며 지역난방에서 나오는 깨끗한 저탄소 에너지로 운영된다. 엘레홀름스 토마테르는 온실 옆에 양식장을 건설해 시스템의 반환 온도를 더욱 낮출 계획이다.
칼스함의 지역난방 시스템에 사용되는 에너지의 약 99%는 재생가능한 자원에서 나온다. 지역난방 시스템에 공급되는 온수의 93%는 63㎿의 설치 용량을 갖춘 뫼룸(Mörrum)에 있는 쇠드라(Södra)의 펄프 및 제지 공장의 열에서 비롯된 것이다. 나머지는 소비재용 식물성 오일 전문 회사인 AAK에서 공급하며, 이 회사는 22㎿의 설치 용량을 갖추고 있다. 한편, 칼샴에네르기(Karlshamn Energi)는 바이오 연료로 연료를 공급하는 시스템을 지원하기 위해 칼스함 안팎에 여러 개의 소형 보일러를 보유하고 있다.
스마트시티 모범 사례 ⑤ : 차세대 전기 도로
에볼루션 로드(Evolution Road) 프로젝트는 룬드(Lund) 지역에서 차세대 ERS(Electric Road System)를 테스트하고 있다. 목표는 전기 도로에 대한 더 많은 지식을 창출하고, 화석 연료 없는 미래 운송 시스템으로서 전기 도로의 잠재력을 조사하는 것이다. 전기 도로 설치는 2020년부터 시작됐으며 2024년 하반기까지 사업이 계속될 예정이다. ERS는 모든 종류의 전기자동차를 위한 충전 인프라를 제공하면서, 동시에 더욱 긴 주행 거리와 원활한 충전과 같은 이점이 있다.
에볼루션 로드 프로젝트에서는 룬드의 게팅베겐(Getingevägen)에 있는 1㎞ 길이의 도로에 충전 레일이 설치돼 있다. ERS의 장점은 운전 중 충전으로 재충전을 위한 가동 중지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주행 중이든 정지 상태든, 도로 위에서 전기자동차의 배터리를 자동으로 충전할 수 있다. 이는 ‘전도성 지상 기반 솔루션’으로, 차량 아래 컬렉터가 도로의 충전 레일과 직접 접촉해 전력을 전달하고 차량 배터리를 충전한다. 전기 도로에서 1㎞를 충전한 버스는 약 3㎞를 주행할 수 있다. 또한 배터리 크기도 50~80% 줄여 환경에 미치는 영향과 비용을 줄였다. 에너지 효율성을 높여 더 작은 배터리로 더 가벼운 차량을 운행할 수 있다.
이 프로젝트는 스웨덴 교통청(Swedish Transport Administration)의 의뢰를 받아 진행됐으며, Elonroad AB, Innovation Skåne AB, Kraftringen Energi AB, Lund Municipality, Faculty of Engineering at Lund University, Ramboll, Skånetrafiken, Solaris Sverige AB 및 스웨덴 국립도로및교통연구소(Swedish National Road and Transport Research Institute)와 같은 광범위한 주체가 참여하는 민간-공공 파트너십을 통해 가능했다. 에볼루션 로드 프로젝트는 화석 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운송 시스템으로 지속가능한 도시 개발에 기여했다.
스웨덴은 이러한 혁신적인 프로젝트와 최신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시티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에너지 효율성, 폐기물 관리, 교통 전환 등의 분야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시민들의 삶의 질을 향샹시키는 데 노력하고 있다. 스웨덴의 스마트시티 시장은 꾸준한 성장을 지속하고 있으며, 다양한 분야에서 기회가 생기고 있다. 이는 기업이 새로운 시장으로 진출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KOTRA 스톡홀름 무역관에 따르면 이와 같은 스웨덴 스마트시티 트렌드 변화는 최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스톡홀름 스마트시티 전시회(2024년 5월 22~23일)에서도 만나볼 수 있었다. 이 전시회는 북유럽 최대 규모의 스마트시티 전시회로, 세계 각국의 기업들이 참여해 5G, 사물인터넷(IoT), 스마트 그리드, 네트워크 보안, 인공지능(AI), 스마트홈 솔루션, 스마트 교통관리 시스템, 친환경 운송 솔루션, 스마트 빌딩 솔루션 등의 기술을 선보였다. 또 이런 기술을 연구·개발하는 여러 협력 업체들이 그들만의 기술을 선보이며 비즈니스 파트너를 찾았다. 스톡홀름 스마트시티 전시회에서 만나 인터뷰한 에너지관리 업체 관계자 A는 “스웨덴에서도 한국의 기술력은 유명하다”며 “IT와 디지털 첨단 기술분야에서 한국의 명성이 높은 만큼 관련 업계의 우수한 기술을 만나보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북유럽에 진출하고자 하는 우리 기업은 이러한 시장 트렌드에 따라 관련 프로젝트를 참여하고, 에너지 절감 기술, 탄소중립 관련 기술 등을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현재 스웨덴 및 유럽 지역에서 주요 산업 동향 모니터링을 통해 필요한 기술과 인증 요건 등을 갖춰 진출 가능성을 모색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권준 기자(editor@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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