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지자체, 민간 경비회사까지 CCTV 설치 확대
[보안뉴스 엄호식 기자] 남아메리카에 위치한 ‘에콰도르’는 콜롬비아와 페루 사이에 있는 작은 국가로, 우리에게는 찰스 다윈이 진화론을 쓰게 된 계기가 된 ‘갈라파고스 제도’가 위치한 나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이미지 = gettyimagesbank]
10년 전만 해도 에콰도르는 다른 남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치안이 안정된 나라였지만, 베네수엘라 난민의 유입이 늘고 콜롬비아 국경 지역 마약 범죄 조직들이 활동 영역을 에콰도르 국내로까지 늘리면서 새로운 마약 거래 중심지로 부상하는 등 극심한 치안 불안을 겪고 있다. 이에 에콰도르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민간 경비회사까지 CCTV 설치를 늘리면서 에콰도르 보안 카메라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2022년 에콰도르 범죄 발생 건수는 폭력 사망자 4,603명, 대인 강도 2만 592건, 주택 강도 5,496건 등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마약 갱단들 간의 영역 다툼과 이를 제압하려는 경찰 및 군대 간의 충돌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이렇듯 치안 악화가 계속되자 지방자치단체들은 치안 강화를 위해, 보안관제센터를 설립하고 CCTV 설치를 늘리고 있다. 민간 부분에서는 보안관련 회사가 성장하고 있으며 특히, 주로 경비원을 고용하던 연립주택과 아파트 단지, 대형 공장 플랜트, 대학교 등에서 유지비가 저렴한 전자 무인 보안업체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2022년 CCTV 수입금액은 전년 대비 약 53% 늘어났으며, 최근에는 차량 번호판 인식과 얼굴 인식, 사고 자동식별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와 함께 관제센터에 설치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과야킬시, 인공지능 탑재 CCTV로 총기 사고와 차량 번호 등 감지
과야킬(Guayaquil) 시는 인구 280만명의 에콰도르 최대 경제 도시로 과야킬 시청은 시청 산하 시민안전관리공단(CSCG : Corporacion para la Seguridad Ciudadana de Guayaquil)에서 CCTV 관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CCTV 관제센터는 교통과 치안, 화재 관련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교통단속 요원과 경찰, 소방서 등 관계 기관에 긴급 출동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이를 위해 최근 시청 관제센터와 중앙 정부 경찰 그리고 ECU911 응급센터와 시스템을 통합하는 작업을 완료했다.
▲과야킬(Guayaquil)시 시민안전관리공단(CSCG)에서 운영하는 CCTV 통합관제센터[자료=과야킬시 시민안전관리공단 웹사이트]
과야킬시 CCTV 관제센터에서는 보안 요원들이 시에 설치된 약 2,000여대의 CCTV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2023년 1분기에는 5,016대의 인공지능 탑재 CCTV를 추가로 설치해 관련 시스템의 가동을 시작했다.
▲과야킬시에 설치된 CCTV[자료=과야킬시 웹사이트]
시청 관계자는 인공지능 시스템이 다른 사람에게 총을 겨누는 등 의심스러운 행동이나 차량의 번호판을 감지할 수 있다고 언론을 통해 밝혔으며, 향후 첨단 기능을 갖춘 CCTV 및 관련 시스템을 확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경비원 대신하는 무인 전자 경비 시스템 증가
에콰도르는 그동안 대부분의 아파트와 빌라 단지, 상업 빌딩, 공사 현장에 경비원을 24시간 상주시켰다. 하지만 24시간 경비원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8시간 근무를 기준으로 3명 이상의 경비원이 필요하고 이에 따른 인건비의 부담이 컸다. 이에 최근에는 몇몇 사설 보안 회사들이 중앙관제센터에서 원격으로 감시하고 필요할 때만 인력을 출동시키는 무인 전자 경비 시스템을 선보이고 있다.
▲TOTEM 웹사이트 메인[자료=TOTEM 웹사이트 캡쳐]
무인전자경비 시스템은 기존의 경비원 운용 대비 1/3의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으며, 중앙관제센터에서 경찰과 유기적인 교신 시스템을 구축해 비상 상황 발생 시 빠르게 출동할 수 있고 사건 발생 시 경찰과도 협력해 대처하는 등 여러 가지 장점으로 고객을 늘리고 있다. KOTRA 키토무역관에 따르면 에콰도르 CCTV 업계 관계자들은 인건비 상승 등으로 향후 무인 전자 경비 시스템을 이용하는 고객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에콰도르 CCTV 수입, 중국제품 68% 점유
에콰도르에 수입되고 있는 CCTV(HS Code 8525) 제품의 수입 동향을 보면, 2022년 기준 중국산이 전체의 68.0%이며, 미국산이 13.7%로 두 국가의 비중이 약 82%에 달한다. 한국산의 수입 점유율은 0.6%로 전체 10위이며, 점유율은 낮지만, 수입 규모는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에콰도르 CCTV(HS Code 8525) 수입 현황(단위 천달러, %)[자료=Global Trade Atlas(GTA) 2023.06]
CCTV는 HS Code 8525.80.20으로 통관되며 세금은 관세 5%와 아동발전기금 0.5% 그리고 부가가치세(IVA) 12%가 적용되며 특별소비세는 없다. 에콰도르 기술표준원(INEN : El Instituto Ecuatoriano de normalización)에 따르면 전자제품 허가나 등록은 필요하지 않다.
▲HS Code 8525.80.20 수입관세율 정보(단위 %)[자료=에콰도르 세관]
에콰도르 CCTV 시장은 하이크비전(Hikvision)과 이지비즈 네트워크(EZVIZ Network), 다후아(DAHUA) 등 중국산 제품의 점유율이 높다. 특히, 인공지능 등 특수 처리 기능을 포함한 고가형을 제외한 단순 기능 제품은 거의 중국산이다. 또, SISTEMAS DE SEGURIDAD S.A.나 INCOMEX DEL ECUADOR S.A. 같은 CCTV 수입·유통 업체뿐만 아니라 HUMANITAS S.A. 같이 실제로 현장에서 제품을 사용하는 무인 경비회사도 중국산 제품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다.
CCTV는 대부분 전자 제품 유통 회사들이 수입해 온라인 매장이나 오프라인 유통 매장을 통해 판매한다. 에콰도르 지방자치단체나 경찰은 조달청 공공 조달 시스템을 통해 제품을 조달하는데, 보통 조달 물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국내 입찰로 공급받는다.
▲에콰도르 CCTV 주요 수입업체 현황(단위 천달러)[자료=SICEX, 각 사 홈페이지]
혁신 기술 탑재 제품으로 틈새시장 공략 필요
특수 보안 카메라 및 기타 전자 장비를 수입하고 있는 IMPORMED 사의 에두아르도 멜로(Eduardo Melo)씨는 KOTRA 키토무역관과의 인터뷰를 통해 “에콰도르 CCTV 시장은 중국산 브랜드가 장악하고 있으며, 대당 30~60달러 수준의 저렴한 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예전에는 저가 제품군에 여러 국가의 브랜드가 경쟁했지만 중국산에 밀려 사러졌다”고 덧붙였다.
키토무역관 측은 한국 기업들이 단순한 기능의 제품으로 에콰도르 시장에서 중국산과 경쟁하기는 힘들다며, 최근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정보 처리 기능이나 인공지능 등 혁신 기술이 접목된 제품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에콰도로 지자체 등 조달 시장에 경험이 많은 현지 파트너를 선정하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엄호식 기자(eomhs@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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