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uters-

[이미지 = gettyimagesbank]
- tread는 뭔가를 밟고 디디는 것을 의미합니다. 김소월의 시 진달래꽃 중 ‘즈려밟다’를 영문화 한다고 했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단어 후보들 중 하나일 겁니다. (꼭 이 단어로 번역해야 한다는 건 아닙니다.)
- tread water는 물을 즈려밟는다 혹은 물을 딛고 가는 것을 말합니다. 보통 수면 위를 걷는 사람을 상상하기는 쉽지 않죠. 그러므로 tread water는 물속에서 걷는 것을 말합니다.
- 특히 머리와 어깨 정도만 수면 밖으로 내놓고, 나머지는 다 물에 담근 채 앞으로 걸어가는 행위를 tread water라고 합니다.
- 상상이 쉽게 가겠지만 tread water는 매우 힘이 드는 동작입니다. 물살이 조금이라도 세지면 한 발 앞으로 전진하는 게 고난이도의 목표가 됩니다. 가만히 서 있는 것조차 잘 되지 않아 팔과 다리를 계속 움직여야 합니다.
- 그러니 tread water를 하는 사람을 물 바깥에서 보면 동작은 멈추지 않고, 심지어 크고 과감하기까지 한데 실제 앞으로 나아가는 거리는 얼마 되지 않습니다. 여기서 tread water의 두 번째 뜻이 파생됩니다. 활발히 움직이는데 성과는 보잘 것 없다는 뜻이 바로 그것입니다.
- 위의 예문은 엔비디아라는 업체가 크게 치고나가는 중이지만 다른 업체들은 그리 대단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 투자자들이 잘 고려해야 한다는 뜻이 됩니다. 인공지능 붐을 잘 타고 있는 엔비디아를 보고 칩셋 분야 경쟁 업체들도 힘을 내고 있겠지만 사실 생각만큼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지요.
- tread water에는 단순히 ‘성과를 내지 못한다’의 뉘앙스만 있지 않습니다. 열심히 하는데 오히려 뒤로 쳐진다는 의미도 담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위의 기사는 ‘엔비디아 외 다른 기업들은 성과를 못낸다’는 식으로만 읽히지 않습니다. 개중에는 오히려 뒤로 쳐지는 기업들도 있다는 뜻이 포함되어 있죠.
- 그래서 보안과 관련된 소식에는 tread water라는 표현이 잘 나오지 않습니다. 바깥에서 보기에 보안 업계의 움직임이 느리고, 앞으로 가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적어도 뒤로 쳐지지는 않고 있거든요.
※ 이 코너는 보안뉴스에서 발간하는 프리미엄 리포트의 [데일리 보안뉴스+] 콘텐츠를 통해 2주 빨리 만나실 수 있습니다.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