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속에 신설된 독일 첩보 기관 BND, “독일의 역할 하겠다”

2019-02-11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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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베를린 장벽이 있던 자리에...축구장 36개 규모로 우뚝
“사이버 평화에 독일의 책임 다하겠다” vs. “BND의 나쁜 이미지 덮으려고”


[보안뉴스 문가용 기자] 독일의 메르켈 총리가 지난 주 금요일 독일 연방정보국(BND)의 본부를 새롭게 단장하는 완공식에 참석했다. 새 BND 본부는 예전 베를린 장벽이 서 있던 곳에 위치해 있으며, 총 건축비가 12억 5천만 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이곳에 총 4천여 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이미지 = iclickart]

이 건물은 동독 시절의 스타디움이 있던 곳 위에 세워졌으며, 현재로서는 전 세계 첩보 기관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약 36개의 축구장 크기라고 한다. 메르켈은 완공식에 참여해 “테러리즘과 사이버 공격이 만연한 시대에 수천만 독일인의 생명을 지켜주고 있는 BND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BND는 세계 2차 대전이 끝난 직후에 창설된 이후부터 지금까지 뮌헨 변두리에 있는 은밀하고 낡은 건물에서 활동해왔다. 그것도 예전 나치가 쓰던 건물을 그대로 사용했다. 그런 BND가 역사적 상징성을 띄고 있는 장소에 거대한 존재감을 뿜어내기 시작한다는 건, 독일이 앞으로 세계 사이버 공간에서 더 많은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또한 BND는 그 동안 수많은 스캔들에 휘말린 바 있다. 가장 최근에는 2013년 에드워드 스노든(Edward Snowden)이 NSA의 감시 및 추적 행위를 공개하며 BND에 대한 내용도 언급한 바 있다. 전 세계적으로 첩보 기관에 대한 강화된 투명성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졌을 때 BND도 편하지만은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이번에 새롭게 세워진 BND는 올 해가 가기 전에 방문자들을 위한 ‘안내소’도 만들 예정이라고 한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방문 센터가 만들어져 있고, 이곳에서 근무할 사람들을 모집 중에 있기도 하다.

하지만 ‘비밀 경호국’이나 ‘첩보 기관’에 대한 거부감은 파시스트와 나치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독일인들 사이에 아직 팽배하다. ‘스파이’라고 하면 제임스 본드보다 게슈타포나 슈타지가 먼저 떠오른다. 극좌 정당인 ‘독일 좌파당(Die Linke)’은 예전부터 이러한 비밀 경찰 및 스파이 서비스 기관을 폐쇄하라고 요구해왔다. BND는 물론 BfV와 MAD도 포함한 요구였다.

메르켈은 “슈타지는 일반 대중을 겨냥해 활동을 한 것이 맞지만, BND는 법과 의회의 감독 아래 활동한다”고 그 구분을 명확히 했다. 그러면서 “건강한 의심은 (공익에) 도움이 되지만, 무조건적으로 의심부터 하는 풍조는 장애가 될 뿐”이라고 강조했다.

스노든의 폭로가 있은 후 독일 국민들은 미국과 영국의 정보기관들이 밀접하게 일하며 세계의 디지털 통신을 검열해왔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 동독의 삼엄한 경찰 감시 체제 아래 살아온 메르켈 역시 당시 분노를 표출하며 미국과 영국을 강력하게 비판한 바 있다. “동맹국을 염탐하는 게 무슨 동맹국인가”라는 표현가지 썼다.

하지만 그런 메르켈의 비판은 쏙 들어갔다. BND 역시 프랑스의 정부 기관과 대통령, 유럽연합과 국제적 미디어 조직들에 대한 감시를 자행해왔다는 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지난 해 세계에서 가장 큰 인터넷 허브인 디킥스(De-Cix)는 이에 BND를 상대로 소송을 걸기도 했다. 하지만 독일 연방 법원은 BND의 손을 들어 주었다. 그렇다고 BND에 대한 독일 국민들의 반감이 해소된 건 아니었다.

그러다보니 BND의 본부를 새롭게, 대규모로 건축한다는 것도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허가가 늦게 나오고, 예산안이 폭격을 받고, 그 외 사소한 문제들도 자꾸만 발생했다. 2011년, BND는 새 건축물의 청사진과 설계도를 잃어버리기도 했다. 그러나 보안 문제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만 주장했다. 2015년에는 건축 현장에 도둑이 들어 수도꼭지를 훔쳐가기도 했다. 이 때문에 짓다만 건축물에서 홍수가 났다.

전 BND 국장인 게르하드 쉰들러(Gerhard Schindler)는 완공식이 있던 지난 금요일, “BND가 가지고 있던 기술적인 감시 능력이 전부 예전 건물에 있다고 들었다”며 “이렇게 시끌벅적한 이전의 이유와 의미를 이해할 수가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3줄 요약
1. 독일의 첩보 기관인 BND, 지난 주 대대적인 이주 완료. 새 건물은 정부 기관 중 최대 규모.
2. 독일 정부와 메르켈 총리는 이를 통해 “세계 사이버 보안에서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
3. 그렇지만 비판의 대상인 BND의 나쁜 이미지를 덮고자 하는 시도라는 의혹도 따르고 있음.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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