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뉴스 권 준 기자] 첫 눈이 내릴 때 사람들은 어떤 행동들을 주로 하게 될까? 어떤 이들은 연인·친구들과의 멋진 저녁시간을 고대하며 부랴부랴 약속을 잡기도 하고, 또 다른 이들은 교통체증을 걱정하며 귀가를 서두르기도 한다. 이러한 가운데 기자는 누군가와의 인터뷰를 진행하며, 첫 눈을 맞았다. 창밖으로 내리는 눈을 본 순간 기자는 인터뷰 끝내고 가는 길을 걱정했고, 기자 앞에 마주 앉은 그 누군가는 많은 눈으로 지하철에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을지, 그리고 이로 인해 시민들의 안전이 위협받게 되는 건 아닌지 제일 우려했다.
그 누군가는 바로 한국의 수도 서울 구석구석과 경기도를 거미줄처럼 연결해 2천만 수도권 시민들의 발이 되고 있는 서울교통공사에서 안전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김석태 안전관리본부장. 첫 눈으로 시작했던 그와의 인터뷰는 어느새 안전 이야기로 옮겨가고 있었다.
▲ 김석태 서울교통공사 안전관리본부장[사진=시큐리티월드]
첫 눈이 내리네요. 첫 눈이 오면 본부장님이 처음 드는 생각은 무엇인가요? 첫 눈이란 단어에서 느낄 수 있는 ‘낭만’을 기대하기는 어려울까요
겨울에 내리는 눈은 지하철 안전이라는 관점에서는 여러모로 힘든 존재라고 할까요? 눈만 오면 덜컥 겁부터 나는 것 같습니다. 명칭은 지하철이지만 서울지하철이 지하로만 다니는 건 아니잖아요. 시민들의 낙상 문제에서부터 선로에 쌓이는 눈 때문에 이상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이를 방지하기 위한 제설작업은 또 어떻습니까? 서울지하철 1~8호선의 안전을 총괄 책임져야 하는 제 입장에서는 사실 바라지 않는 게 ‘눈’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겁니다.
낭만적인 첫 눈 얘기는 기대하기 어려우니 본론으로 바로 들어가야겠네요.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가 통합되면서 서울교통공사가 발족됐는데요. 그 가운데서도 안전관리본부는 어떤 규모로 구성됐고, 어떤 업무를 하게 되나요
서울시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와 5~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도시철도공사가 통합하면서 발족된 서울교통공사의 안전관리본부는 안전계획처·안전지도처·안전조사처·보건환경처·비상계획처(5처), 제1·2종합관제센터(2센터) 근무 직원들과 호선별 안전관리관을 포함해 총 564명이 근무하는 거대조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하철에 있어 안전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죠.
안전계획처는 철도안전관리체계 및 안전계획을 수립하고 시민이 참여하는 안전문화를 정착하는 역할을 담당하며, 안전지도처는 안전 5중 방호벽 구축을 위한 무사고 구현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또한, 안전조사처는 조사업무를 통한 예방대책 마련을, 보건환경처는 안전위해요소를 제거하는 업무를, 비상계획처는 주요시설 방호·보안관리 통합 시스템 운영을 각각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제1·2종합관제센터에는 408명, 안전관리관으로 62명이 근무하면서 시민들의 안전한 지하철 이용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번 통합에 따른 조직 개편과 관련해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을 꼽으신다면
통합된 서울교통공사에서는 정시운행에서 안전운행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안전헌장을 선포했습니다. 안전과 타협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담은 헌장인 셈인데요.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사전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안전관리관 제도를 도입해 1호선부터 8호선까지 62명을 배치했습니다. 1호선 9명, 2호선 12명, 3호선 11명, 4호선 8명, 5호선 6명, 6호선 6명, 7호선 7명, 8호선 4명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통합 효과가 즉시 나타났다고 보기엔 아직 성급한 감이 없진 않지만, 2016년에는 철도사고 및 운행 장애가 17건 발생했으나 2017년 10월말 현재 11건으로 감소한 상태입니다. 통합이후 기간이 짧아 아직은 미미한 수치지만, 지속적 노력을 통해 사고 및 장애 제로화가 달성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번 통합공사 출범과 함께 안전 분야에 있어 가장 초점을 맞춘 부분은 무엇인가요
무엇보다 안전조직을 한층 강화한 점을 첫 번째로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안전에 강한 고신뢰 조직으로 변화했다고 할까요? ‘정시운행’에서 ‘안전운행’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했고, 통합공사 조직을 안전 중심 조직구조로 개편하기 위해 안전관리본부가 설치됐기 때문입니다.
이와 함께 2020년까지 1조 3,335억 원을 투입해 노후시설을 개량하는 등 안전시설을 강화하고, 현장 중심 안전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안전인력도 대폭 충원했습니다. 또한,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몰래카메라 등 각종 지하철 범죄 예방을 위한 보안관도 2016년 250명 수준에서 2018년 350명 수준까지 확대 충원할 계획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시민과 함께하는 지하철 안전이용 문화를 확립하는데 역점을 둘 방침입니다.
앞서 안전예산 이야기를 해주셨는데요. 지하철 안전사고 예방과 관련해서 지난해 집행한 예산현황에 대해 설명해 주신다면
2017년 안전예산으로 총 5,558억 9,700만원으로 책정했는데요, 통합 공사 전체 예산 대비 약 19%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인건비·경비를 제외하면 가장 많은 예산을 투입하는 건데요. 안전예산 편성은 2017년도 철도안전시행계획 기준에 의거해 자발적 안전관리 체계 정착(24억), 안전한 철도 인프라 확충(3,814억), 국민이 안심하는 운행안전 확보(1,412억), 철도보안·재난대응 역량 강화(251억), 대시민 안전서비스 제공(55억) 등에 책정해 집행했습니다.
최근 지하철에서의 몰래카메라 등 각종 성범죄와 함께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도 큰데요. 이에 공사에서는 지하철 보안관과 안전도우미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역할과 교육 방안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지하철 보안관은 현재 1~8호선에 298명이 근무 중에 있는데요. 주요 역할은 열차 내 이동 순찰을 통해 성범죄 예방 활동, 성추행 현행범 검거 및 경찰인계, 이동상인, 노숙자, 구걸자, 취객 등의 계도 및 단속 근무입니다. 지하철 보안관의 경우 법정교육으로 소방교육, 안전·보건교육, 철도종사자 안전교육, 성희롱 예방교육 등이 진행되고 있으며, 도시철도 안전파수꾼 양성교육 등의 일반교육과 정기적인 교육훈련도 시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하철 안전도우미의 경우 서울시에서 지하철 혼잡지역 안전강화 차원에서 2017년 뉴딜일자리 사업공고 및 사업절차를 통해 선발된 425명을 1~8호선에 배치하여 승강장에서 혼잡지역 이동 분산 승차 유도 등 질서계도, 승강장 안전문 장애시 이용승객 안내 등의 역할을 담당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자료=서울교통공사]
어느 곳이나 마찬가지지만, 특히 지하철은 CCTV가 안전사고 및 범죄예방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현재 지하철 1~8호선 CCTV 설치현황에 대해 설명해 주신다면
서울지하철의 경우 CCTV는 역사 및 기지 11,307대와 전동차 내 1,900대를 포함해서 총 13,207대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CCTV 화질은 41만 화소, 저장용량은 도시철도건설규칙 제46조에 의거 7일 이상 보관토록 되어 있는데요. 2014년 도시철도법 개정에 따른 전동차 내 CCTV 설치 의무화로, 향후 노후 전동차 개량시 200만 화소 이상의 CCTV가 설치된 전동차로 신규 도입할 계획입니다. 미설치 전동차에 대한 CCTV 설치는 2018년부터 5년간 약 230억의 예산으로 단계적으로 확대 설치할 예정입니다.
최근엔 CCTV도 지능형 또는 인공지능 도입을 통해 관제 효율화를 꾀하고 있는데, 지하철 CCTV의 고도화 계획은 어떻게 추진하고 계신지요
서울교통공사에서는 CCTV 등 노후 감시설비를 도시철도 시설기준에 부합하도록 ‘Smart Station 관리시스템 구축사업’과 병행해 최우선과제로 군자역에 시범사업을 발주한 상태입니다. Smart Station 관리 시스템은 기존 CCTV를 객체인식 등의 기능이 적용된 첨단의 지능형 CCTV 시스템으로 개량하여 3D 맵 기반으로 역사를 입체적으로 통합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설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1~8호선 277개 전 역사에 새로운 방식을 적용해 CCTV를 고도화할 방침입니다.
이와는 별도로 현 CCTV의 사각지역을 해소하기 위하여 철교·대교, 지상부 방호벽, 터널내 선로전환기, PSD 출입문, 주박지 등을 감시할 수 있는 카메라를 신설하는 사업을 별도로 추진할 예정입니다.
선로 투신 사고나 부상 등 안전사고를 예방하는데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스크린도어 설치현황과 구축효과에 대해 말씀해 주신다면
서울교통공사가 운영하는 지하철 1~8호선의 승강장안전문, 이른바 스크린도어는 2005년부터 2013년까지 전 역사 277역에 설치 완료된 상태입니다. 지난 2016년 5월 2호선 구의역 등 사상사고와 관련해서는 서울시 안전보강대책 일환으로 5호선 김포공항역 등 9개역이 2019년까지 전면교체 완료 예정에 있습니다. 스크린도어 설치가 완료된 이후, 가장 고무적인 것은 역시 자살을 목적으로 한 선로투신사고가 획기적으로 줄었다는 점인데요. 스크린도어 설치 이전에는 연평균 47건의 투신 사상사고가 난 반면, 설치 이후에는 거의 발생되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2013년 이후 자살률은 ‘제로(ZERO)’인데요, 이로 인해 승객에게는 안전을, 기관사에게는 사상사고의 트라우마로부터 해방시켜 주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올해 지하철 안전과 관련해서 추진하고 계신 사업은 무엇인가요
지하철 운영 및 서비스 전 영역을 ICT기반 운영체계로 탈바꿈하기 위해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빅데이터, 모바일로 지하철을 디지털화한다는 큰 틀에서 Smart Connected Metro(SCM)를 실현하고 있는데요. 그 가운데서도 ‘안전’이 핵심이 되리라 봅니다.
무엇보다 지하철 인적오류 예방을 위해 서울교통공사의 안전 5중 방호벽을 적극 추진할 계획입니다. 이는 1단계(안전한 환경), 2단계(안전한 작업), 3단계(위험요소제거), 4단계(안전체계유지), 5단계(실수방지 시스템)로 구성한 실행체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안전관리본부를 중심으로 서울교통공사 마스터플랜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서울교통공사 안전기획위원회를 설치해 안전혁신 아이디어 수립 등 주요현안에 대한 자문을 받을 예정입니다. 이렇듯 서울교통공사는 지난해 양사 통합을 성공적으로 이끈 데 이어 올해는 안전체계를 한 차원 업그레이드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겁니다. 독자 여러분들께서 애정 어린 시선으로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권 준 기자(editor@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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