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장 출입·자료 열람 제한 없는 등 보안관리 허술
기업의 보안관리 부실을 이용해 현대·기아자동차의 자동차 제조의 핵심기술을 빼돌려 중국에 팔아넘긴 산업스파이 일당이 적발됐다.
국가정보원 산업기밀보호센터는 10일 “기아차 전·현직 직원 등 9명이 현대·기아자동차의 차체 조립기술 등을 중국 A 자동차에 팔아넘긴 정황을 포착하고 수원지검에 정보지원 했다”고 밝혔다.
센터에 따르면 뇌물수수혐의로 불명예 퇴직한 윤모 씨 등 기아차와 협력사에서 근무하던 전직 직원 5명이 자동차 기술 컨설팅 회사인 A사를 차린 뒤 기아차 현 직원들에게 조직적으로 접근해 신차개발 일정과 쏘렌토·카니발의 차체조립 및 검사기준 관련 자료 등을 전달받아왔다.
현직 직원들은 정상적인 휴일 출입절차를 무시한 채 A사 관계자들이 기아차 화성공장을 견학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기아차의 보안의식이 극도로 허술했다.
윤 씨 등은 넘겨받은 영업비밀 자료를 A사에서 중국의 자동차 회사인 C사에 기술 이전을 해주는 방법으로 기술을 빼돌려 C사로부터 2억3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또 다른 중국 자동차 회사 J사에도 불법 기술이전을 시도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이 유출한 기술은 자동차 생산에 있어 600여개의 단품을 조립해 완성된 차체를 만드는 자동차 차체의 용접 및 조립기술로, 자동차의 소음, 진동, 안전성, 내구성 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 제조기술이다.
현대·기아차는 C사로 기술 이전된 부분과 J사로 넘어갈 계획이었던 자료가 예정대로 모두 유출됐을 경우 2010년까지 발생할 예상손실액을 중국시장 기준 4조 7000억원, 세계시장 기준 22조 30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 뿐만 아니라 유출된 기술을 바탕으로 중국이 우리나라 자동차 업체 기술력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자료로 활용한다면, 우리나라 자동차 해외수출의 급격한 저하가 이뤄질 수도 있다.
특히 자동차 기술확보를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중국에 이 기술이 넘어갔다면 현재 우리나라와 5~7년 정도의 기술격차가 3년 이내로 좁혀지게 된다.
국정원 관계자는 “이 사건은 자동차의 주요 공정과 품질관리 업무를 수행하는 부서에서 출입통제는 물론, 중요한 기술 자료에 대한 열람제한·통제를 제대로 하지 않는 등 보안관리 상태가 허술해 일어난 사건”이라며 “중국에 이 기술이 유출됐다면 우리나라 자동차 수출시장에 엄청난 타격을 줬을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기밀 유출도 대규모 기업형으로 ‘발전’
국가정보원 산업기밀보호센터가 지난 2003년 부터 지난 4월까지 적발한 해외 불법 기술유출 사건은 총 96건이며, 유출됐을 경우 피해 추산액은 95조 9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심각한 것은 적발되는 기술유출 사건이 해마다 지속되고 있다는 점으로, 올해는 4월까지만 해도 4건이나 발견됐다.
가장 많은 산업기술 유출이 발생하는 것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한 휴대폰·반도체 등 IT 분야이다. 최근에는 자동차·조선 등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유출자는 주로 전·현직 직원으로, 전직·기술판매 등 생계형 기술유출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협력업체에 의한 유출사례도 발견되고 있으며, 유출 규모도 기업형으로 대형화 되고 있다.
유출유형은 연구원을 대상으로 승진·연봉인상 등 금전적인 유혹에 의한 매수가 71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기업차원의 공동연구·합작투자, 불법수출 등을 통한 유출사례도 발생했다.
[김선애 기자(boan1@bo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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