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국방 등 시범사업 거쳐 다양한 산업 적용
[보안뉴스 강현주 기자] KT가 양자컴퓨터의 위협에 대응해 하드웨어 기반의 양자키분배(QKD) 기술과 소프트웨어 기반의 양자내성암호(PQC)까지 아우르는 양자보안 기술의 상용화에 나선다. 외산 장비를 단순 도입하는 경쟁사들과 달리,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국내 중소기업에 기술을 이전하는 양자 생태계를 주도한다는 점을 내세운다.
KT는 1일 기자들과 만나 자사 양자암호통신 기술 및 사업화 계획을 소개했다.

▲신정환 KT 퀀텀테크연구팀장이 발표하고 있다. [출처: KT]
현재 전 세계 주요 IT 기업들은 고전 컴퓨터를 능가하는 ‘양자 우위’ 달성 시점을 2029~2030년경으로 전망하고 있다. 즉 향후 5년 이내에 기존 암호 체계에 대한 실질적인 위협이 시작된다는 얘기다.
가장 취약한 부분은 현재 로그인이나 키 교환에 널리 쓰이는 ‘공개키(RSA) 암호 체계’다. 양자컴퓨터가 본격 도입되면 수천만 년이 걸리던 소인수분해 기반의 공개키 자물쇠가 단 1초 만에 뚫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해커들이 현재의 암호화된 데이터를 미리 탈취해 축적해 둔 뒤, 향후 양자컴퓨터가 개발되면 이를 풀어내는 ‘선 탈취 후 해독’ 위협이 가시화되면서 국가 기록물이나 금융 데이터 등 장기 보존이 필요한 정보는 지금부터 양자 보안을 적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QKD·PQC 결합한 ‘퀀텀 세이프 네트워크’
신정환 KT 퀀텀테크연구팀장은 “물리학적 특성을 이용하는 양자키분배(QKD)와 수학적 알고리즘에 기반한 양자내성암호(PQC)가 양자보안의 두 핵심 축”이라며 “KT는 두 기술을 결합한 ‘퀀텀 세이프 네트워크’를 통해 양자컴퓨터 시대에도 안전한 통신 환경을 구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퀀텀 세이프 네트워크는 네트워크 전송 구간에는 QKD를 적용해 암호키 전달을 보호하고, 접속 및 서비스 구간에는 PQC를 적용해 암호 자체의 안전성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신 팀장은 “이러한 통합 구조를 통해 KT는 네트워크 전 구간에 걸쳐 보안을 확보하고 통신망과의 호환성을 유지하면서도 단계적인 기술 적용이 가능한 실용적인 보안 모델을 구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QKD는 중간에 누군가 침입해 키를 탈취하려 하면 양자의 물리적 상태가 붕괴하는 특성을 이용한다. 해킹 시도가 즉각 발각되므로 이론적으로 완벽한 보안을 구현할 수 있다.
KT는 국내 중소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QKD 장비 국산화를 주도했으며, 주요 장비에 대해 보안기능 확인서를 확보했다. 외부 명령 없이 자동으로 키를 연속 생성하는 구조로 설계돼 보안성을 높였다. 자체 유·무선 QKD 핵심 기술을 확보하고 전용 회선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상용화 기반을 마련했다.
PQC는 양자컴퓨터로도 풀기 어려운 복잡한 수학 함수를 사용하는 현대 암호의 연장선이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기존 스마트폰, 드론, CCTV 등에 쉽게 적용할 수 있어 비용 효율적이다.
KT는 글로벌 표준 알고리즘이 확정된 단계에서 공공기관 도입을 위한 국정원 검증 제도에 맞춰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2026년 양자내성암호 시범전환 사업을 통해 국방 분야 주요 시스템에 PQC 기반 보안 체계를 적용하고 있으며, 드론·CCTV·관제시스템 등 다양한 환경에서 차세대 양자보안 기술의 실효성을 검증하고 있다.
KT는 경쟁사들이 해외 장비를 들여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달리, 자체 개발한 원천 기술을 국내 중소기업에 이전해 국내 보안 기술 주권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 팀장은 “양자암호통신 관련 핵심 특허를 28건 보유하고 있는 KT는 자체 개발한 기술을 기반으로 장비를 생산할 수 있도록 현재까지 8개 기업에 12건의 기술 이전을 완료했다”며 “이를 통해 양자암호통신 장비의 국산화와 공급망 안정성 확보를 동시에 추진한다”고 밝혔다.

▲조민균 KT 전용회선서비스팀장이 발표하고 있다. [출처: KT]
시범사업 넘어 자율차·로봇·의료·금융까지
그동안 KT는 국내 양자암호통신 시범망 구축 사업을 시작으로 공공과 국방, 민간 분야에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왔다. 이를 통해 기술 검증과 서비스 경험을 축적해왔다.
나아가 CCTV, 드론, 자율주행차, 로봇, 원격진료, 블록체인, AI 의료데이터 보호 등 다양한 서비스 환경에서 기술의 안정성과 활용 가능성을 검증하며 실질적인 보안 서비스로 발전시킨다는 게 KT 측 설명이다.
조민균 KT 전용회선서비스팀장은 “주요 은행 등 금융 기관과의 협업을 기반으로 금융 데이터센터 간 중요 데이터 전송 구간에 양자암호화를 적용하는 컨설팅을 진행 중”이라며 “현재 금융권과 함께 제로트러스트 및 국가 망 보안체계(N2SF) 내에 양자암호통신을 결합하는 전반적인 보안 협력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팀장은 “KT는 향후 전용 회선, VPN 등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고도화하고, 고객 환경에 맞춘 맞춤형 양자암호통신 서비스를 확대 적용할 방침”이라며 “양자암호통신을 넘어 양자센싱과 양자컴퓨팅 등 양자 기술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강현주 기자(jjoo@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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