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심 정보 유출로 가입자 불안 증가...신속 교체와 책임 촉구
번호 이동 및 계약 해지 위약금 면제에 즉답 피해 비판 커져
[보안뉴스 김희선 기자] SK텔레콤의 유심(USIM) 정보 해킹 사태와 관련해 늑장 신고 논란과 기약없는 책임 절차로 질책이 쏟아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가입자 유심(USIM) 정보 등이 탈취된 해킹 공격에 대해 통신사 역사상 최악의 해킹 사고라는 점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가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에서 열린 방송통신 분야 청문회에서 유심 해킹 사태에 대한 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자료: 연합뉴스]
유 대표는 30일 국회에서 열린 제424회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회의에서는 최근 발생한 유심 해킹 사태와 관련해 통신사의 책임과 대응 방안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유 대표는 모두발언을 통해 “이번 유심 정보 유출로 인해 고객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객 보호를 최우선으로 삼아 유심 전면 교체와 보안 강화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과방위 위원들은 SK텔레콤의 해킹 인지 시점과 대응 과정에 대한 질의를 이어갔다. 특히 해킹 정황을 최초로 인지한 시점과 실제 유출 시점 사이의 시간 차이 및 대응 조치의 적절성에 대한 질의도 진행됐다.
먼저 유 대표는 "해킹 사건에 대해 최초 보고를 받은 시점은 20일 오전 8시다. 이후 오후 2시 (경영진) 전체회의를 할 때 해킹에 대해 늦었지만 바로 신고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유 대표에게 통신사 역사상 최악의 해킹 사고라는 점에 동의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했다. 이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늑장 신고했다는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 지적에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인정했다.
유 대표는 최 의원이 질의한 전체 가입자 정보 유출 가능성에 대해서는 “최악의 경우 그럴 수 있다고 가정하고 준비하는 중”이라고 했다.
또한 유 대표는 해킹 공격을 받은 것으로 확인된 홈가입자서버(HSS) 3대 외에 다른 유출이 없었는지 여부에 대한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 질문에 “민관합동조사단 결과가 나와 봐야 알 것 같다"며 "HSS 서버 3대 외 서버가 절대로 털리지 않았음을 100% 말할 수 있느냐”고 대답했다.
과방위 위원들은 유 대표를 포함한 SK그룹 주요 임원이 SK텔레콤 해킹 사고 발생 이후 유심을 교체했는지에 대해서도 집중 질의했다. 이에 유 대표는 “최태원 회장과 최창원 의장은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했으며 유심을 교체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유심보호서비스가 유심 교체와 버금가는 수준의 효과가 있다고 판단한다. 고령층 등 디지털 취약층을 위한 유심 교체 예약 신청과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을 SK텔레콤이 임의적으로 할 수 있도록 방식을 강구하고 있다”며 “개인의 권리 침해라고 볼 수 있지만 약관을 바꿔서 임의로 조치하는 방식을 강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정원이 전 부처에 유심 교체를 권고한 것에 대해서도 “권고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유심보호서비스로 일단 대체 가능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유 대표는 신규 고객에게는 유심을 제공하면서 유심 무상 교체를 위해 대기하는 고객에게는 유심을 제한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리점은 영업해야 하는 상황이기에 이들에게 영업하지 말라고 강제하기는 쉽지 않다. 확인해서 조치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유 대표는 다음 달까지 유심 재고를 600만개 확보한 데 이어 6월 말까지 500만개를 추가로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유 대표는 이번 해킹 사고로 가입자가 계약을 해지할 경우 위약금 납부 면제를 검토해야 한다는 의원들 지적에 “종합적으로 검토를 해서 확인해 드리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에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SK가 아직도 정신을 못차렸다. SK 귀책사유라면 당연히 위약금은 그들 책임이다. 그런데도 검토하겠다는 기업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분통이 터진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희선 기자(kino@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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