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만 지원 정책에 경고 시그널
[보안뉴스 한세희 기자] 작년 말 미국과 중국 간 비공개 회담에서 중국이 미국 핵심 인프라에 대한 사이버 공격 배후임을 시인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은 최근 수년 간 항구, 공항, 수도, 통신망 등 핵심 인프라에 대한 사이버 공격에 시달려 왔다. 중국은 지난해 12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양국 외교안보 관계자 간 비공개 회담에서 이 같은 공격이 미국의 대만 지원 정책과 관련 있다고 주장했다.
그간 중국은 미국 사이버 공격 개입설을 부정하며, 이를 범죄 조직의 소행이나 미국 정부의 과민 반응이라고 주장해 왔다는 점에서 이번 중국의 반응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자료: 게티이미지코리아]
회담에서 중국이 사이버 공격 개입을 명시적으로 이야기하진 않았지만, 현장에 있던 미국측 인사들은 모두 중국측의 암시적 발언을 사이버 공격에 대한 시인이자 미국의 대만 정책에 대한 압박으로 받아들였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이 내용은 당시 바이든 행정부와 트럼프 인수위원회에 공유됐다.
미국은 지난해 초 수도나 항공 운항 등 다양한 핵심 인프라에 대한 사이버 공격 ‘볼트 타이푼’ 적발 소식을 밝히며, 이를 중국 소행이라고 직접적으로 밝혔다. 향후 양국 간 무력 갈등이 발생할 때 중국이 사이버 공격을 자행하리란 우려가 나왔다.
또 중국은 최근까지도 미국 통신사 인터넷 망에 대한 ‘솔트 타이푼’ 공격으로 확보한 정보를 바탕으로 사이버 작전을 진행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제네바 회의에선 주로 볼트 타이푼 공격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 중국이 우회적으로나마 공격 사실을 인정한 것은 중국의 사이버 공격 역량을 과시하며 미국의 대만 개입에 경고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 국무부는 월스트리트저널에 보낸 성명에서, 작년 말 회담은 언급하지 않은 채 “미국 안보에 대한 가장 크고 지속적 위협 중 하나인 중국의 악의적 사이버 행동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세희 기자(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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