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동의 IP 인사이트] 특허로 본 CES 2024

2024-02-06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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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 통한 AI의 대중화 첫발...AI 가치 높이려면 인간의 고도화된 상시적 통제 필요

[보안뉴스=유경동 IP칼럼니스트] 매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The International Consumer Electronics Show)가 열린다. 올해도 현지 시각으로 1월 9일, ‘CES 2024’가 개막됐다. 올해 행사에는 지난해와 비교해 17% 증가한 총 13만 5,000여명의 방문객이 전시장을 다녀갔다. 참가기업 역시 150여개국 약 4,300개로, 지난해 3,200여개 기업이 참여한 숫자보다 34%나 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략 760개 기업이 참가해, 미국(1,148개)과 중국(1,104개)에 이어 전 세계에서 세번째로 많았다.


[이미지=gettyimagesbank]

나흘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폐막한 이번 CES 2024 핵심 키워드는 ‘AI’, 즉 인공지능이었다. 올해 기조연설자 8명은 모두 메인 테마로 ‘AI’를 들고나왔다. 올해 CES의 주요 참가기업들은 ‘올 투게더, 올 온(All Together, All On)’이라는 이번 전시회 메인 슬로건에 걸맞게 ‘언제 어디서나 만나는 AI의 방향’을 제시했다. 전통기업들의 AI 접목이나 빅테크들의 모빌리티 사업 연계 등 AI로 불거진 산업 간 Connect, 즉 ‘연결’이 화두로 떠올랐다.


▲로레알 최초 AI 특허[자료=USPTO/윈텔립스]

로레알 니콜라 CEO, “AI 원천은 DB”
“우리 AI의 힘은 10페타바이트 분량의 뷰티 데이터에서 나온다.” 화장품 업계 최초로 CES 기조연설자로 나선 로레알 니콜라 이에로니무스(Nicolas Hieronimus) 최고경영자(CEO)의 말이다. 실제로 로레알은 6,000개 이미지로 구성된 데이터셋을 기반으로 전 세계 50개국에서 1만개 이상의 제품에 대한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의 테스트 결과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전 세계 18만명의 피부과 전문의를 통해 확보된 진단 알고리즘과 연계된다는 게 이에로니무스 CEO 설명이다.

이를 위해 로레알은 이미 20여년 전인 2001년 ‘미용 조언 제공을 위한 인공지능 활용’이란 특허를 최초 출원했다. 이 특허 대표 청구항을 보면, 당시 로레알은 AI 엔진을 통해 결정된 미용 조언을 고객 개인의 특정정보와 연관시키는 개념과 논리를 일찌감치 정립해놓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비 ‘건조용 장치와 방법’ 특허 대표 도면[자료=USPTO/윈텔립스]
최근에는 AI를 헤어스타일 추천에 활용, 자신의 모발 속성을 선택하고 편집해 이에 대한 가상 헤어스타일 시도를 가능케 하는 사용자 인터페이스 제공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소비자 대다수는 미용 제품 선택에 어려움을 겪고는 한다. 선택의 폭이 너무 넓어서다. 그래서 이번 CES에 로레알은 ‘뷰티 지니어스’라는 개인 뷰티 어드바이저를 내놨다. 이에로니무스 CEO는 “뷰티 지니어스는 단순한 챗봇을 뛰어넘는 완전히 개인화된 AI 엔진이자 개인별 심층 진단용 AI 솔루션”이라며 “여드름이나 탈모, 비듬 등 대면 상담에선 말하지 못할 고민들도 편하게 물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로레알은 이번 CES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차세대 헤어드라이어 ‘에어라이트 프로’(AirLight Pro)를 전격 공개했다. 중국 하드웨어 스타트업 ‘주비’와의 협력으로 개발한 이 제품은 적외선과 고속바람을 이용해 모발과 두피 속 수분은 그대로 둔 채 모발 표면의 수분만 말린다. 이러한 기술은 올해 CES 개막 직전인 2023년 12월 미국 특허청에 등록된 ‘건조용 장치와 방법’이라는 주비의 특허에 잘 나와 있다. 여기에 더해 로레알만의 AI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직모나 곱슬머리 등 사용자 특성에 따라 개인 맞춤형 모발 케어도 구현한다. 로레알 그룹은 이미 산하 벤처 펀드를 통해 주비에 지분 투자도 완료했다.


▲삼성 ‘투명 디스플레이 장치’ 특허 대표 도면[자료=USPTO/윈텔립스]
삼성, 세계 최초 상용화 가능한 ‘투명 디스플레이’ 눈길
CES 하면 역시 혁신적인 볼거리로 유명하다. 올해는 삼성전자의 ‘투명 디스플레이’가 현장을 압도했다. 올해 CES 참가기업 중 가장 큰 규모로(3,940㎡) 전시장을 마련한 삼성은 세계 최초로 상용화가 가능한 ‘투명 마이크로 LED’를 최초로 공개했다. 전시장 중심에 가로 폭이 무려 211인치, 즉 5미터가 넘는 디스플레이를 설치, 마치 축구장 1열에서 경기를 직관하는 듯한 느낌을 선사했다. 관람객들이 이 투명 LED 앞에 서면 투명한 유리와 실제 스크린을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높은 투과율을 자랑한다. 극강의 선명도는 화면 속 물체가 내 눈앞에 3D로 튀어나오는 듯한 경험을 선사한다.

삼성이 투명 디스플레이 관련 특허를 처음 내놓은 건 2008년 6월이다. 당시 미국 특허청에 출원된 ‘투명 디스플레이 장치’라는 삼성의 특허 청구항을 보면, 전원을 켜고 끔에 따라 이미지 광을 투과시키거나 차단하는 방식으로 투명성이 구현된다. 이 같은 투명 기능은 절연층 상에 적층된 인듐이나 주석 산화물 등을 통해 이뤄진다고 적시돼 있다. 당시 삼성은 투명 디스플레이 관련 구성 소재나 부품에 이르기까지 구체적 사항을 이미 구상해놓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로부터 16년이 지난 2024년 1월을 기준으로 삼성은 총 168건의 투명 디스플레이 관련 특허를 보유 중이다. 삼성에서는 2023년에만 11건의 특허가 신규로 등록됐으며, 현재 총 14건이 미국 특허청 심사를 받고 있다.


▲포티투닷 ‘인공 신경망을 이용한 주행차량 차선 결정 방법과 장치 및 이를 포함하는 내비게이션 장치’ 특허[자료=USPTO/윈텔립스]

이번 CES에선 AI를 통해 산업과 산업이 연결(Connect)되는 현장을 그 어느 때보다 실감할 수 있었다. 특히 모빌리티 분야의 커넥트가 눈부셨다. 가전제품을 주로 전시하던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센트럴홀은 모빌리티 기술을 접목한 자동차를 전시한 부스로 가득했다. 현대차그룹 글로벌 소프트웨어센터 ‘포티투닷’의 SDV, 즉 소프트웨어중심자동차(Software Defined Vehicle) 플랫폼이 관람객 이목을 독차지했다.

현재 미국 특허청에서 심사가 진행 중인 포티투닷의 ‘인공 신경망을 이용한 주행차량 차선 결정 방법과 장치 및 이를 포함하는 내비게이션 장치‘라는 특허를 하나 보자. 자동차 곳곳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수집한 영상 정보를 사전에 훈련된 인공 신경망 모듈로 분석, 그 결과값으로 차선 변경은 물론 자율주행 내비게이션에까지 활용한다는 게 골자다. 이번 전시회에서 현대차가 선보인 ‘SW 중심 아키텍처’라는 SDV 전략 지향점이 이 특허 하나에 그대로 드러난다.


▲유경동 IP칼럼니스트[사진=유경동]
“AI로 창출된 지식재산의 보호 여부를 판단할 때, 우리가 눈여겨보는 건 ‘인간의 충분한 기여’다.” 미국 캐시 비달(Kathi Vidal) 특허청장이 이번 CES 행사기간 중 현지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AI에 의해 생성되는 콘텐츠가 급증하면서 지재권 보호 대상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충분한’ 인적 기여의 정의에 대해, 비달 청장은 “아직 ‘명시적 비율’은 없다”면서도, “현재 내부 테스트 중”이라고 말했다. 조만간 정량화된 기준이 도출될 거란 얘기다.

AI와 인간 사이의 간극이 갈수록 좁혀지는 요즘이다. 그녀가 던진 이 메시지는 기술에 대한 우리 인간의 우월적이고도 상시적 통제만이 AI를 보다 가치 있게 만들 수 있음을 웅변한다.
[글_ 유경동 IP칼럼니스트]

필자 소개_ 윕스 전문위원과 지식재산 전문매체 IP노믹스 초대 편집장, 전자신문 기자 등을 역임했다. EBS 비즈니스 리뷰(EBR)와 SERICEO, 테크란TV 등서 ‘특허로 보는 미래’ 코너를 진행 중이다. IP정보검색사와 IP정보분석사 자격을 취득했다. 저서로는 △특허토커 △글로벌 AI특허 동향 △주요국 AIP 동향과 시사점 △특허로 본 미래기술, 미래산업 등이 있다. 글로벌 특허전문 저널 英 IAM 선정 ‘세계 IP전략가 300인’(IAM Strategy 300:The World′s Leading IP Strategists)에 꼽혔다. ICTK홀딩스 최고마케팅책임자(CMO)로 재직 중이다.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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