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동의 IP 인사이트] K테크 유출, ‘특허’는 알고 있다

2024-01-12 09:04
  • 카카오톡
  • 네이버 블로그
  • url
과학기술 넘어 산업기술에 휴먼 네트워킹 영향력 강화...IP 빅데이터 중요성 시사

[보안뉴스=유경동 IP칼럼니스트] 2023년 12월, 미국 ITC(국제무역위원회)는 중국 빅테크 기업을 상대로 한 ‘불법 기술유출’ 조사를 전격 의결했다. 한 달전 삼성디스플레이가 BOE와 산하 자회사 등 총 8개 중국 업체를 영업비밀 침해 혐의로 ITC에 제소한 것에 대한 화답인 셈이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오포의 폴더블폰 점유율이 1년새 4위로 올랐다[자료=카운터포인트리서치]

오포의 비약, 그 뒤엔 K테크가 있다?
앞서 공개된 2023년 3분기 중국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 순위를 보면, 만년 꼴찌 오포(Oppo)가 샤오미(Xiaomi)와 비보(Vivo) 등을 제치고 단숨에 4위에 올랐다. 1년 만에 두 배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 같은 성장의 배경에는 전직 삼성맨인 한국인 이모씨의 활약이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는 지난해 10월, 오포의 새 폴더블폰 ‘파인드 N3 시리즈’ 발표회장에 직접 연사로 나서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파인드 프로덕트 라인 헤드(Head of Find Product Line)’로 소개된 이모씨는 K대 정보통신공학과 출신이면서 S대 MBA를 수료한 토종 한국인이다. 그는 2003년에 삼성전자에 입사해 갤럭시 S5와 S7 등 주요 스마트폰 개발 과정에 참여했다. 그 이후 2017년에 중국 화웨이로 이직했으며, TCL 등을 거쳐 2020년 6월부터는 중국 선전에 있는 오포에서 근무중이다.


▲삼성 출신인 이모씨가 오포의 새 폴더블폰 발표회장에서 연사로 나섰다[자료=오포 공식 유튜브]

삼성 재직시 이모씨는 ‘홈 화면 공유 장치 및 방법’이라는 US특허에 주 발명자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오포는 최근 들어 한국인 엔지니어들이 출원한 미국특허를 대량 매집 중이다. 지난해 12월을 기준으로 한국인이 발명자로 등재된 미국 특허만 총 46건 보유하고 있다. 이**’과 ‘김**’이라는 발명자 특허가 각각 24건과 15건으로 가장 많다. 특히, 이 씨는 현재 판교 소재 A기업 대표다. 국립 K대 나와, 대기업 S사와 K사에서 경력을 쌓았다.

최근 A사가 오포에 넘긴 ‘비디오 신호 인코딩 및 디코딩 방법과 이를 위한 장치’라는 미국 특허는 차세대 영상압축 표준기술인 ‘H.266’ 관련 특허다. H.266/VVC는 H.265/HEVC를 잇는 차세대 비디오 코딩 표준기술이다. 따라서 이번 특허 매집으로, 오포는 보다 빠른 속도의 고화질 동영상 시청이 가능한 스마트폰을 출시할 가능성이 커졌다. 굳이 직접 해당 비즈니스를 않더라도, 표준특허 보유만으로 한국 등 각국 IT기업을 상대로 라이센스비를 챙길 수도 있다.


▲홈화면 공유 장치 및 방법 특허[자료=USPTO·윈텔립스]

네이버 사례로 본 ‘발명자 필드값’의 중요성
특허공보상 INID코드(서지적 사항 식별기호) 제72번은 ‘발명자 필드’다. 특허, 특히 US특허 발명자란에 이름을 올릴 정도의 실력이면 해당 출원기업 내에서도 기술력이 출중한 핵심 연구인력으로 분류돼 특별 관리 대상이 되고는 한다. 발명자 필드값이란 게 얼마나 강력하고 유의미한 데이터로서의 힘을 갖는지, 실제 ‘네이버’ 사례를 통해 알아보자.


▲데이터 전문가 양병석 빌리버 대표의 특허 출원 정보[자료=윈텔립스]

이 회사 출원특허중 발명자 정보만 따로 떼내 분석해보면, 발명자란에 유독 많이 등장하는 이름이 있다. ‘양병석’. 이 발명자가 내놓은 특허의 기술분류(CPC) 코드를 보면, G06Q(관리용, 상업용, 금융용, 경영용, 예측용 데이터 처리 시스템)와 G06F(디지털 데이터처리 -특정 계산 모델 기반의 컴퓨터 시스템)에 집중돼 있다. 모두 ‘데이터 처리’ 관련 기술이다.

데이터 전문가답게 양 씨는 현재 ‘빌리버’라는 메타버스 전문업체 대표다. 지난 2006년 7월 NHN에 공채 입사한 그는, 이후 2014년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로 이직할 때까지 네이버에서 웹 개발과 신기술 콘텐츠 관련 기획/운용을 담당하며 메타버스나 가상현실(VR) 관련 전문가로 커 온 셈이다.


▲네이버의 출원특허 중 발명자 정보[자료=윈텔립스]

낯익은 이름도 보인다. 현 네이버랩스 대표인 ‘석상옥’이다. 석상옥 대표는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에서 학사·석사를 마쳤으며, 미국 MIT(메사추세츠 공과 대학)에서 기계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네이버에 합류하기 전에 자신이 발명자로 이름을 올린 전 직장 삼성전자 특허 2건까지 확인할 수 있다.

일본 샐러리맨으로 연봉 랭킹 1위인 신중호 현 라인 공동대표 이름도 등장한다. 특허는 1건에 발명자가 여러 명일 수 있다. 이에 따라 신중호 대표가 발명자로 등재된 특허의 ‘공동발명자’ 관계를 분석해봤다. 그 결과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나 ‘천재 개발자’로 유명한 남세동 보이저X 대표 등 최고위급 라인업이 드러난다.



▲‘신중호’ 공동발명 네트워크[자료=테크DNA]

특허 빅데이터, 국가정보원도 주목
이처럼 특허는 해당 발명자의 인적 네트워크까지 단번에 보여준다. 단기간 내 압축 기술성장에 필요한 인재를, 일거에 대규모로 유치해야 하는 중국 등 후발 테크기업들이 IP 빅데이터에 목을 메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발명자 필드값에 전 세계 석·박사급 연구원들의 ‘학술논문’ 정보까지 더한, 이른바 ‘스칼러리(Scholarly) 빅데이터’는 인물정보의 보고다. 이렇게 축적된 데이터는 하이엔드 엔지니어 영역에 특화된 ‘휴먼 네트워킹 DB’로 가공될 수 있다.


▲유경동 IP칼럼니스트[사진=유경동]
독일 ‘리서치게이트’가 바로 그 대표적인 예다. 과학기술 영역에 최적화된 맞춤형 최고급 인재를, 기업과 매치메이킹시켜 주는 이 전문가 소셜네트워킹 플랫폼에 마이크로소프트(MS) 빌 게이츠 창업자가 왜 개인 돈 3,500만 달러(한화 약 461억원)를 투자했는지 쉽게 설명되는 지점이다.

국가정보원은 최근 ‘방첩업무규정’을 개정, 국가 기술안보에 ‘특허’를 공식 활용키로 했다. 늦게나마 우리 정보기관도 IP빅데이터의 중요성과 그 쓰임에 눈을 뜨기 시작했단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글_ 유경동 IP칼럼니스트]

필자 소개_ 윕스 전문위원과 지식재산 전문매체 IP노믹스 초대 편집장, 전자신문 기자 등을 역임했다. EBS 비즈니스 리뷰(EBR)와 SERICEO, 테크란TV 등서 ‘특허로 보는 미래’ 코너를 진행 중이다. IP정보검색사와 IP정보분석사 자격을 취득했다. 저서로는 △특허토커 △글로벌 AI특허 동향 △주요국 AIP 동향과 시사점 △특허로 본 미래기술, 미래산업 등이 있다. 글로벌 특허전문 저널 英 IAM 선정 ‘세계 IP전략가 300인’(IAM Strategy 300:The World′s Leading IP Strategists)에 꼽혔다. ICTK홀딩스 최고마케팅책임자(CMO)로 재직 중이다.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연관 뉴스

헤드라인 뉴스

TOP 뉴스

이전 스크랩하기


과월호 eBook List 정기구독 신청하기

    • 지인테크

    • 인콘

    • 엔텍디바이스코리아

    • 지오멕스소프트

    • 다봄씨엔에스

    • 아이디스

    • 씨프로

    • 웹게이트

    • 엔토스정보통신

    • 하이크비전

    • 한화비전

    • ZKTeco

    • 비엔에스테크

    • 비엔비상사

    • 원우이엔지
      줌카메라

    • 비전정보통신

    • 트루엔

    • 이화트론

    • 다누시스

    • 테크스피어

    • 렉스젠

    • 슈프리마

    • 혜성테크윈

    • 시큐인포

    • 미래정보기술(주)

    •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 투윈스컴

    • 경인씨엔에스

    • (주)우경정보기술

    • 성현시스템

    • 디비시스

    • 다후아테크놀로지코리아

    • 유니뷰

    • 이오씨

    • 한국씨텍

    • 세연테크

    • 위트콘

    • 구네보코리아주식회사

    • 주식회사 에스카

    • 유에치디프로

    • 포엠아이텍

    • 넥스트림

    • 트렐릭스

    • 엔피코어

    • 투씨에스지

    • 블루문소프트

    • 엑소스피어랩스

    • 시엔스

    • 워터월시스템즈

    • 신우테크
      팬틸드 / 하우징

    • 에프에스네트워크

    • 네이즈

    • 케이제이테크

    • 셀링스시스템

    • 사라다

    • 아이엔아이

    • (주)일산정밀

    • 새눈

    • 앤디코

    • 유투에스알

    • 태정이엔지

    • 네티마시스템

    • 에이치지에스코리아

    • 에이앤티코리아

    • 미래시그널

    • 엘림광통신

    • 모스타

    • 주식회사 알씨

    • 에스에스티랩

    • 에이앤티글로벌

    • 지와이네트웍스

    • 현대틸스
      팬틸트 / 카메라

    • 지에스티엔지니어링
      게이트 / 스피드게이트

    • 티에스아이솔루션

    • 두레옵트로닉스

    • 엔에스티정보통신

    • 보문테크닉스

    • 포커스에이치앤에스

    • 엔시드

    • 동양유니텍

    • 메트로게이트
      시큐리티 게이트

    • 엠스톤

    • 글로넥스

    • 유진시스템코리아

    • 카티스

    • 세환엠에스(주)

Copyright thebn Co., Ltd. All Rights Reserved.

MENU

회원가입

PC버전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