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우 10 이외의 운영체제는 운영체제 지원 종료와 함께 IE 11지원도 종료
다만, IE 11로 접속 못하는 사이트도 늘고 있는 만큼 타 웹 브라우저로 교체 권장
[보안뉴스 이상우 기자] 2020년 10월, 스탯카운터를 기준으로 PC 브라우저 시장에서 인터넷 익스플로러(이하 IE)의 전 세계 점유율은 2.15%다. 불과 10여년 전인 2009년 1월 점유율은 65.41%로 전세계 웹 브라우저 시장의 ‘황제’로 군림했으니 오늘날 모습은 황제의 몰락이라 불러도 될 듯싶다.
▲2009년1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IE(청색)와 크롬(녹색) 점유율 변화[그래프=스탯카운터]
이러한 몰락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스마트폰 등장으로 크롬이나 사파리 등 모바일에서도 친화적인 브라우저의 사용자가 늘기 시작했다. 개발사인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 역시 IE를 등한시하고, 윈도우 10을 출시한 이후부터는 엣지(레거시)를 기본 브라우저로 내세웠다. IE는 웹 표준 기술 수용도가 낮고, 액티브X 등 플러그인 보안 취약점을 이용한 공격도 늘어나는 상황에서, IE와 최대한 빠르게 ‘손절’하는 것이 새로운 인터넷 환경에 적응하는 방법이었다.
그렇다면 MS는 언제 IE를 내려놓을까. 현재 윈도우 운영체제에 기본 포함된 웹 브라우저는 크게 3가지로 크로미움 엔진 기반 ‘엣지’, EdgeHTML 엔진 기반 ‘엣지 레거시’, 트라이던트 엔진 기반 ‘인터넷 익스플로러’ 등이다. 이 중 윈도우 10 출시와 함께 등장한 엣지 레거시는 2021년 3월 9일, MS가 모든 지원을 종료하겠다고 발표했으며, 향후에는 보안 업데이트 등 추가적인 지원을 받을 수 없는 만큼 호환성이나 성능이 더 나은 엣지(크로미움)로 교체하는 것이 좋다.
그런데, IE는 엣지 레거시보다 더 오래전에 출시된 웹 브라우저지만, 여전히 지원 종료에 관한 확실한 소식이 없다. 언론 보도나 커뮤니티를 통해 종료와 비슷한 소문은 들리지만, 소문마다 날짜도 다르다. IE에 대한 MS의 향후 계획은 정확히 무엇일까?
▲왼쪽부터 엣지(크로미움), IE 11, 엣지 레거시[이미지=마이크로소프트]
우선 현재 IE 최신 버전은 2013년에 출시한 IE 11이며, MS는 향후 추가적인 버전을 내놓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즉, 현재 쓰는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최신 버전이자 마지막 버전이라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MS는 소프트웨어 출시 후 5년간의 일반지원, 이후 5년간의 추가지원 등 대략 10년 동안 지원한다. 이를 ‘고정 수명 주기 정책(이하 고정정책)’이라고 한다. 올해 2020년 1월 지원이 끝난 윈도우 7 역시 2009년 출시 이후 10년 이상 지원을 받은 바 있다.
MS는 고정정책과 함께 ‘최신 수명 주기 정책(이하 최신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이 정책을 적용하는 소프트웨어는 운영체제 버전이나 업데이트 상태, 하드웨어 요구조건 등을 충족한다면 지원이 종료되지 않는다. 윈도우 10이 대표적인 사례다.
MS는 IE 11에도 최신정책을 적용하고 있다. IE 11을 윈도우 운영체제 구성 요소 중 하나로 취급하며, 윈도우를 지원하는 동안에는 IE 11도 지원을 멈추지 않는다. 물론 앞서 언급한 것처럼 운영체제 버전 및 업데이트 상태가 최신이어야 한다. 쉽게 말해 최신 업데이트를 마친 윈도우 10에서는 IE 11도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반면, 2023년 1월 10일에 지원이 끝나는 윈도우 8.1 운영체제에서는 해당 날짜에 IE 11의 지원 역시 종료된다는 의미다.
하지만 IE 11에 대한 지원이 유지되더라도, 다른 소프트웨어나 웹 서비스에서 IE 11가 거부당하고 있다. MS는 이달 말부터 협업 솔루션 팀즈(Teams)의 IE 11지원을 중단하며, 내년 8월에는 생산성 소프트웨어 마이크로소프트 365 웹 앱 버전의 IE 11지원을 끝낸다. 즉, 이러한 웹 서비스를 향후 IE 11에서 쓸 수 없다는 의미지, IE 11 자체에 대한 지원 종료는 아니다.
▲주요 웹 사이트에 IE로 접속하면 엣지(크로미움)에서 해당 사이트를 열고, IE에서는 이와 같은 안내창을 표시한다[캡처=보안뉴스]
MS 뿐만 아니라 이미 많은 기업의 웹 서비스가 IE 11을 밀어내는 중이다. IE에서 유튜브로 접속할 경우 ‘연결하려는 웹사이트가 IE에서 작동하지 않습니다’는 메시지와 함께 엣지(크로미움)에서 유튜브에 접속한다. 인스타그램, 트위터, 페이스북 등 주요 소셜 미디어 역시 마찬가지다. 이 밖에도 네이버처럼 브라우저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은 IE로 접속 시 웹 브라우저를 감지해 자사의 브라우저를 설치하라고 추천한다.
이처럼 ‘IE 대탈출’은 지금도 조용하게 이뤄지고 있다. MS에서 IE 수명을 공식 발표하지 않았다고 해서 영원히 지원할 것이라 기대해서는 안 된다. IE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IE에 맞춰 개발한 구형 웹 환경이 ‘최신 웹 브라우저’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구형 웹 기술의 사용자가 충분히 줄었다고 판단하면 언제든지 윈도우 10 업데이트와 함께 IE 11을 종료할 수 있다.
최근 인터넷 서비스 기업은 과거에 쓰던 액티브X, 플래시 등의 플러그인을 걷어내고 웹 표준 기술인 HTML5로 대체하고 있는 추세다. MS 역시 어도비와 협력해 내년 1월에는 엣지에서 플래시 퇴출을, 내년에는 운영체제 자체에서 이를 걷어낼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인터넷 서비스가 플래시 등 비 표준 웹 기술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들이 당장 올해 말까지 표준 기술로 대체하는 것 역시 쉬운 일은 아니다. 어찌 보면 MS가 IE를 계속 지원하는 것은 자신이 구축해 놓은 구시대 인터넷 환경에 대해 일말의 책임을 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상우 기자(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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