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하나로 큰 영향 미치기 어려워 보여
[보안뉴스 문가용 기자] 차기 미국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가 특별한 영상 메시지를 받았다. 발신자는 어나니머스. 이 영상은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 대중에게 전달되었으며, 트럼프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의 리더들을 향한 메시지라고도 볼 수 있다. 이 영상은 빠른 시간 내에 백만 번 이상 조회되었다.
영상은 미국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유명한 64년도 연설인 “선택의 때가 왔다(A Time for Choosing)”로 시작한다. 당시 레이건은 공화당 대선 주자인 배리 골드워터(Barry Goldwater)를 대신해 연설을 한 것이었다. 골드워터는 낙선했지만, 이 연설은 너무나 유명해지고, 수년 뒤 레이건 자신을 대통령의 자리에 올려놓았다.
어나니머스는 레이건 대통령의 이 연설에서 “항복하면 평화가 온다, 항복만이 평화를 보장하는 유일한 선택이다”라는 내용만을 발췌한 후 2001년 9월 11일 월드 트레이드 센터를 공격한 테러리스트들의 영상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그런 후 어나니머스의 유명한 가면을 쓴 인물이 화면에 나타나(실루엣만) 메시지를 읽는다. 대강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세계인들에게 인사를 전한다. 이것은 도널드 트럼프와 세계 지도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다. 얼마나 더 많은 전쟁을 치러야 하는가? 얼마나 많은 목숨이 스러져야 하는가? 이제 충분하다. 전략전쟁은 당장에 멈춰야 할 것이다. 전쟁은 게임도 아니며, 모두가 패배할 수밖에 없다. 지금 우리의 메시지를 새겨듣지 않는다면 3차 전쟁이 임박할 것이다. 수백만이 죽을 것이고, 그 핏값은 모두 당신들 리더들의 손에 있을 것이다. 당신들은 충돌과 다툼 그 자체에 맞서야 한다. 지금 우리가 내리는 결정들이 인류의 미래를 판가름한다. 지금 우리의 행동이 우리 후손들의 삶을 결정한다. 더 이상 후회로 가득할 미래를 만들지 말라.”
아직 이 영상 메시지에 대한 트럼프 당선자와 백악관, 연방정부의 공식 대응은 없는 상태다. 심지어 트위터 활동을 활발하게 벌인 트럼프 차기 대통령은 아직 이 사건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고 있지 않고 있다.
어나니머스가 주장하는 바 자기들이 추구하는 건 ‘평화’다. 미국의 분열이 트럼프를 당선시켰다는 분석과 트럼프의 당선이 미국을 더 분열시키리라는 예측의 키워드가 모두 ‘분열’인 가운데, 어나니머스는 전략적이나 정치적 목적을 위한 분열 만들기를 멈추라고 하고 있는 것이다. 메시지 자체야 틀린 말이 없지만, 사실상 이런 영상 하나가 트럼프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많은 전문가들이 회의적인 반응이다.
한편 해당 영상은 여기서 열람이 가능하다.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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