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칼럼]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그리고 사이버전... 현실화된 다보스 포럼의 경고

2026-03-08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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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1300명 리더와 전문가들이 꼽은 가장 위협적인 리스크 1위, 지정학적 대립

[보안뉴스= 류종기 한국기업보안협의회 이사/RIMS 리스크관리협회 한국 대표] 2026년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 및 군사 시설을 겨냥해 대규모 공습을 감행하면서 중동 정세는 급격히 긴장 국면으로 들어섰다. 전쟁이 시작되자 국제 유가와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졌고 에너지 공급과 해상 운송로에 대한 우려도 동시에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전쟁이 가져오는 충격은 단순한 군사 충돌에 그치지 않는다. 현대의 전쟁은 사이버 공간과 정보 환경, 그리고 글로벌 공급망까지 동시에 흔드는 형태로 확산된다.


▲‘글로벌 리스크 보고서 2026’ [출처: 다보스 포럼]

실제로 최근의 군사 충돌에서는 물리적 전장과 사이버 전장이 동시에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 정부 기관과 주요 인프라를 겨냥한 해킹 공격, 핵티비스트(hacktivist)들의 디도스 공격, 소셜미디어를 통한 허위정보 확산 등은 전쟁 상황에서 또 다른 전장이 된다. 군사적 충돌이 시작되면 사이버 공격도 함께 증가하는 현상은 이미 여러 국제 분쟁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이미 다보스 포럼이 경고한 바와 정확히 일치한다. ‘글로벌 리스크 보고서 2026’은 현재 세계가 다자간 협력이 무너지고 대립이 일상화된 ‘경쟁의 시대’에 진입했다고 분석한다. 보고서는 지정학적 갈등이 군사 영역에 머무르지 않고 기술, 정보, 경제 시스템 전반으로 확산되는 새로운 위험 구조를 지적한다.

전 세계 1300명 이상의 리더와 전문가들이 꼽은 향후 2년 내의 가장 위협적인 리스크는 ‘지정학적 대립’(1위)이며, 바로 이어 ‘국가 간 무력 충돌’(2위)이다. 폭탄과 제재가 오가는 물리적·경제적 전장의 이면에는 인공지능(AI)과 사이버 보안, 양자(Quantum) 기술이 새로운 전략적 경쟁 영역으로 결합해 위기의 파괴력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번 중동 사태는 이러한 리스크 구조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군사 충돌이 발생하자마자 에너지 시장과 금융 시스템이 영향을 받았고 동시에 사이버 공격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는 현대의 지정학적 갈등이 단순한 군사 문제가 아니라 사이버 보안과 경제 시스템의 안정성까지 동시에 위협하는 복합적 리스크라는 점을 보여준다.

지정학적 대립: 사이버·AI를 볼모로 잡은 ‘무기화된 경제’
다보스 포럼은 무역, 금융, 그리고 ‘기술’이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무기로 전락했다고 경고한다. 과거의 지정학적 대립이 단순한 관세 전쟁이었다면, 2026년의 대립은 첨단 기술의 공급망을 끊고 디지털 안보를 위협하는 형태로 진화했다.

“AI와 양자 기술, 제재의 표적이 되다” 각국 정부들은 국가 안보와 지정학적 이익을 발전시키기 위해 광범위한 경제적 레버리지를 사용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을 중심으로 AI, 반도체, 바이오테크, 양자 기술, 드론, 희토류 등 국가 안보에 ‘전략적’으로 간주되는 기술과 자원에 대한 수출 통제 및 투자 금지 제재가 급증하고 있다.

이러한 제재와 투자 심사 강화는 글로벌 공급망을 강제로 재편하며, 특정 진영에 속하지 않은 국가들은 제재를 준수하라는 압박 속에 심각한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공급망의 붕괴’를 겪고 있다. 기술과 자원의 무기화는 결국 개별 기업의 사이버 인프라 구축 비용을 높이고, 기술적 고립을 초래해 글로벌 경제의 둔화를 촉발하는 악순환을 만들고 있다.

국가 간 무력 충돌: 인간을 배제한 AI의 ‘초고속 확전’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36개국에서 61건의 분쟁이 발생하며 냉전 종식 이후 가장 치명적인 무력 충돌의 시대를 지나고 있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군사 분야에 AI가 전면 도입되면서, 무력 충돌의 양상이 전술적 수준을 넘어 시스템적 위협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단 몇 초 만의 오판이 전면전으로” 강대국들은 전략적 열위를 두려워한 나머지 엄격한 안전성 테스트보다 AI의 신속한 군사적 배치를 우선시하고 있다. 조기 경보 시스템과 무기 체계에 AI가 결합하면서, 과거 외교적 숙고와 인간의 판단을 거쳐 수일에서 수개월이 걸리던 군사적 위기가 이제는 단 ‘몇 초’ 만에 통제 불능의 확전으로 치달을 수 있다.

또한, 적국의 AI 모델 훈련 과정에 오염되고 악의적으로 변조된 데이터를 주입하는 ‘데이터 오염’(Data poisoning)은 군사 AI 시스템을 무력화하는 은밀한 무기로 활용되고 있다. 생성형 AI로 조작된 가짜 군 통수권자의 행정 명령이나 전장 영상은 시스템과 인간을 동시에 교란하며, 인간 지휘관의 개입이 배제된 상태에서 기술적 오류가 우발적 전면전으로 이어지는 치명적 결과를 낳을 수 있다.

하이브리드 전쟁: ‘인프라 타격’과 ‘양자 군비 경쟁’
국가 간 무력 충돌과 지정학적 대립이 결합하면서, 사이버 공격과 물리적 파괴의 경계가 완전히 무너진 ‘하이브리드 전쟁’이 전개되고 있다.

“해저 케이블 절단과 위성 교란” 현대의 전술은 총탄이 오가기 전 전력, 통신, 수자원 등 핵심 인프라를 마비시키는 것부터 시작된다. 특히 항공 및 해상 물류를 마비시키기 위해 글로벌 위성 항법 시스템(GPS 등)의 신호를 교란하는 재밍(Jamming)과 스푸핑(Spoofing) 공격, 바닷속 해저 케이블 절단 등이 국가 주도하에 빈번해지고 있다. 2025년 4월 발생한 노르웨이 브레망거(Bremanger) 댐의 사이버-물리적 공격은 산업제어 시스템의 취약점이 물리적 재난으로 직결됨을 증명했다.

“제2의 핵무기 경쟁, 양자 패권” 암호 무력화를 넘어, 군사적 우위를 점하기 위한 국가 간의 ‘양자 군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초정밀 ‘양자 센싱(Quantum sensing)’ 기술은 중력이나 자기장 이상을 탐지해 바다 깊은 곳의 잠수함이나 하늘의 스텔스기까지 찾아낼 수 있어 기존의 군사 전술을 무용지물로 만든다.

양자 기술의 군사적 독점은 과거의 핵무기와 같은 절대적 비대칭 전력을 의미하며, 보고서는 양자 기술이 적대국의 범죄 집단이나 군대로 흘러가는 것을 막기 위해 ┖양자 비확산 조약┖이 필요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지정학적 대립과 전쟁의 시대, 기업 보안의 과제
이러한 변화는 기업에도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오늘날의 지정학적 갈등은 더 이상 국가 간 외교 문제에 머물지 않는다. 사이버 공격, 정보전, 공급망 교란이 동시에 발생하는 환경에서 기업 역시 사실상 하이브리드 전쟁의 영향권 안에 들어와 있다.

첫째, 기업은 지정학 리스크를 단순한 거시경제 변수로 보는 관점을 넘어 보안 전략의 핵심 요소로 통합해야 한다. 과거에는 전쟁이나 국제 분쟁이 발생하더라도 기업은 간접적인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기술과 공급망이 무기화된 현재의 환경에서는 특정 국가에 대한 제재나 기술 통제가 곧바로 기업의 IT 인프라와 데이터, 운영 시스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정학 리스크와 사이버 보안, 공급망 리스크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체계가 필요한 이유다.

대표적인 사례는 글로벌 해운기업 머스크(Maersk)이다. 이 회사는 2017년 ‘NotPetya’ 사이버 공격으로 전 세계 항만 운영과 물류 시스템이 마비되는 피해를 입었다. 공격은 수만 대의 컴퓨터와 수천 대의 서버에 영향을 미치며 글로벌 해운 네트워크를 중단시켰고 약 3억 달러의 피해를 발생시켰다.

이 사건 이후 Maersk는 사이버 보안을 단순한 IT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 관리의 핵심 요소로 재정의하고, 네트워크 분리, 백업 체계 강화, 위기 대응 프로세스 등 전사적 사이버 복원력(cyber resilience)을 강화했다.

둘째, 사이버 공격과 물리적 인프라 공격이 결합된 ‘사이버-물리 리스크’에 대한 대비가 필수적이다. 에너지, 물류, 금융, 제조 산업의 핵심 시스템은 디지털 네트워크와 산업제어 시스템(ICS)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러한 시스템이 공격받을 경우 단순한 IT 장애가 아니라 실제 생산 중단이나 안전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기업은 IT 보안뿐 아니라 OT 보안과 인프라 보호를 포함한 통합적인 보안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예를 들어 독일 지멘스는 발전소와 철도, 제조 설비와 같은 산업 인프라를 보호하기 위해 IT와 OT 환경을 통합한 ‘Industrial Cybersecurity’ 전략을 추진하며 산업 인프라 보안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지멘스(Siemens)는 산업 자동화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다층 보안(Defense-in-Depth) 아키텍처와 산업제어 시스템 보안 체계를 구축하며 사이버 공격이 물리적 인프라 피해로 이어지는 위험에 대응하고 있다.

셋째, AI와 정보전에 대한 대응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 생성형 AI 기술의 확산은 딥페이크와 허위 정보, 자동화된 사이버 공격을 더욱 정교하게 만들고 있다. 전쟁이나 지정학적 위기 상황에서는 이러한 정보 조작이 금융시장과 기업 평판, 의사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기업은 기술적 보안뿐 아니라 정보 신뢰성 검증과 위기 커뮤니케이션 대응 체계까지 함께 준비해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생성형 AI 서비스인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Microsoft 365 Copilot)의 운영과 관리 체계에 대해 국제 AI 경영시스템 표준인 ISO/IEC 42001 인증을 획득하며 AI 거버넌스와 위험 관리 체계를 강화했다.


▲류종기 한국기업보안협의회 이사 [출처: 류종기 이사]
이는 인공지능 기술이 단순한 혁신 도구를 넘어 보안과 신뢰의 관점에서 관리되어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전쟁이나 지정학적 갈등 상황에서 AI 기반 정보 조작과 사이버 공격의 위험이 커지는 만큼, 기업 역시 AI 시스템의 안전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결국 다보스 포럼이 던진 메시지는 분명하다. 오늘날의 리스크는 개별 사건이 아니라 서로 연결된 시스템 충격의 형태로 나타난다는 점이다. 전쟁은 더 이상 전장에만 머물지 않는다. 미사일과 전투기가 등장하는 순간, 사이버 공격과 정보전, 그리고 공급망 교란이 동시에 시작된다. 기업이 대비해야 할 위협 역시 특정 사건 자체가 아니라, 이러한 복합적 충격이 디지털 인프라와 경제 시스템으로 어떻게 확산될 것인가에 있다.

이제 보안은 단순한 IT 관리의 문제가 아니다. 사이버 보안은 기업의 운영 연속성과 국가 경제의 안정성을 좌우하는 핵심 전략 자산이 되고 있다.

[글_ 류종기 한국기업보안협의회 이사]

필자 소개_
류종기 한국기업보안협의회 이사는 25년 간 기업 리스크, 리질리언스 컨설팅을 수행해 왔으며, ISO/TC 292 재난안전보안 전문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IBM Security & Privacy Services 보안 컨설턴트와 Cyber Resilience 서비스 리더를 오랫동안 역임하며 정보보호와 IT 재해복구(DR), 비즈니스 연속성(BCP), 전사적 리스크관리(ERM) 분야에서 기업, 기관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하고 있다. 경기대 AI컴퓨터공학부 소프트웨어 안전 전공 산학협력 겸직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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