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도시락] 세상도 보안도 점점 심해지는 괴리 현상

2015-05-17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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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아는 것과 실제 나타나는 현상의 괴리 심해 믿고 좋아하기 전에 길게 고민해보는 것이 필수인 때

[보안뉴스 문가용] 잘 몰랐는데 ‘아이가 타고 있다’는 내용의 스티커가 뭇 운전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는 모양이다. 각종 커뮤니티에 달리는 댓글은 ‘니 애가 타고 있는데, 나보고 어쩌라고?’라는 각박한 반응 그 자체였다. 사실 ‘초보운전’이나 다름없이 읽어도 될 양해 문구를 왜 인격 운운 하면서까지 싫어할까.
 


두 가지였다. ‘까칠한 아이가 타고 있다’는 둥, ‘미래의 판검사가 타고 있다’는 둥, ‘여기 내 새끼가 타고 있다’는 둥 더 이상 ‘양해를 부탁하는 문구’가 아니라는 것이 하나, 이런 거 붙인 사람들이 사실상 자기 스스로는 난폭 운전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는 경험이 두 번째였다. 결국 그 깊이에는 ‘배려하는 것도 내 자유(네가 강조할 것이 아닌), 차에 붙이는 것도 내 자유(네가 싫다고 해도 난 붙일 수 있는)’라는 자유와 권리에 대한 해석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지금 세대에게야 너무 당연한 것이지만 자유민주주의라는 게 전쟁과 침략, 땅따먹기로 점철된 인간의 오랜 역사라는 맥락에서는 굉장히 생소하고 새로운 개념이기 때문이다. 그 생소한 자유라는 권리를 정의하지 않고 만민에게 배포부터하고 봤더니 모두가 모두와 반목하고 충돌하기에 이르렀다. 자연스럽게 ‘평화’가 대두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 역시 막 식민지 시대를 끝낸 인류는 모르는 개념이었다. 그래서 급하게 내놓은 답이 ‘포용’과 ‘용납’이었는데, 그게 맞는지 아닌지 확인도 안 해봤을 뿐더러 갑자기 잘 될 리가 없다. 그래서 본지의 ‘글로벌 뉴스 클리핑’에는 평화와는 정반대의 소식만 실리는 것이다. 테러와 전쟁, 내전과 무기 비축. 우리가 그렇게 숭앙하는 자유와 평화는 입에만 머물고 있는 것이다. 사람의 경우 이렇듯 입에서 뱉는 이상과 실제의 삶 사이의 괴리가 클 때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정신병원이나 심리상담소다.

IT와 정보보안에서도 이런 이상한 ‘괴리 현상’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분명히 아직도 인간의 자유와 세계의 평화가 안전하게 보장되는 세상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가고 있다고 말하고 있는데, 정말 그럴까? 이미 1년 전 씨넷(CNet)에서는 ‘빅 브라더 시대, 스스로를 옥죄는 IT 기술’이라는 영상에서 이런 괴리를 짚어낸 바 있다. 대충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클라우드 : 예전엔 80GB MP3도 모자라서 더 큰 용량을 가지려 했는데 요즘 나오는 기기들은 오히려 용량이 줄어들고 있다. 공짜로 제공되는 클라우드 서비스 때문이다. 나에 관한 모든 정보를 우리는 자발적으로 누군가에게 계속 퍼주고 있다.

2) 스마트카 : 인터넷과 연결되어 각종 편리한 기능을 제공하지만 어디서 어디로 움직이는지, 어떤 경로를 밟았는지, 얼마나 액셀러레이터를 밟았는지(속도) 역시 이런 자동차를 선택해 구입함으로써 자발적으로 누군가에게 제공하고 있다. 심지어 어떤 라디오를, 얼마나 크게 들었는지도 수집될 수 있다고 한다.

3) 카메라 기술 : “스마트TV든 엑스박스의 키넥트든 이제는 우리가 TV를 시청하는 게 아니라 TV가 우리를 시청하는 시대다. 그리고 그 반대편에 누가 있는지도 모른다. 정부가 각 가정에 카메라를 설치하라고 하면 다들 들고 일어날 것이다. 그런데 정부는 그럴 필요가 없어지고 있다.”

4) 스마트 마이크 : 애플의 시리부터 활성화된 ‘음성인식 기능’이 이제는 ‘항시 켜져 있어서 늘 주인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가 명령만 걸러서 알아듣는 기술’로 발전한다고 한다. 아니, 이미 이런 기술이 시중에 판매되기 직전에 있단다. 오프더레코드가 어느 날 사전에 ‘고어’로 표현될지도 모르겠다.

5) 웨어러블 : 스마트워치, 구글 글래스, 나이키 퓨얼밴드 등은 편리한 생활을 기발하게 제공할 지도 모르겠지만 착용자 자신뿐 아니라 주변환경에 대한 모든 정보를 모아들이는 통로다. “이는 쉽게 말해 우리 자신을 감시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이거, 씨넷과 기자만 이상한 게 아닐 것이다. 이거 뿐인가.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이름의 기술이 발전하면서 오히려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지 못하게 되고, 자유가 위대한 진리인 시대에 이런 개념을 주도적으로 이끌어왔던 프랑스, 영국, 미국 등에선 정부의 감시와 검열을 강화시키는 법안들이 통과하고 있고, 오로지 CCTV의 시점에서만 영화를 찍은 <해커>라는 영화가 신선하게 등장했음에도 우린 더 CCTV를 설치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게 자연스러운가?

평화를 외치지만 무기를 비축하고 있고, 평화를 위해 어제의 동맹이 오늘의 적국이 되는 걸 ‘어른스러운 상식’ 삼으면서 오히려 신뢰를 마모시키고 있다. 음? 뭐라고? 이건 내 상식이 잘못된 건가, 아니면 SF영화로 알려져 있던 매트릭스가 차라리 현실을 정확히 고발한 르포영화인 것인가. CA의 부사장인 비크 만코티아(Vic Mankotia) 부사장이 말하듯 “세상에 공짜는 없다. 우리는 돈 대신 개인의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뭇 책이나 지식인들, 오피니언 리더들이 이렇게 생각하고 이렇게 믿으라고 말하는 이상, 개념, 철학, 이론과 우리를 실제 행동으로 이끄는 거대한 시스템은 이상하게 반대의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언행불일치의 맥락에서 쌓여가는 시간과 쌓여가는 우리의 선택은 어떤 미래를 빚어낼 것인가. 뭐가 좋은지, 누가 맞는 말을 하는지, 더 바짝 깨어있을 때라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http://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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