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작년 농사 망친 록빗, FBI 멸망 언급.
2. “FBI는 조작단, 자신은 애국자”...횡설수설.
3. 주목도 높이려는 전략 의심됨.
[보안뉴스 문가용 기자] 지난 25일 랜섬웨어 조직 록빗(LockBit)이 얼마 전 임명된 캐시 파텔(Kash Patel) FBI 국장을 직접 겨냥해 협박 편지를 보냈다. FBI라는 조직 자체를 파멸에 이르게 할 수 있는 민감 정보를 가지고 있다는 내용이다.

[자료: 연합뉴스]
록빗 리더로 알려져 있는 록빗섭(LockBitSupp)의 협박 메시지는 생일 축하로부터 시작한다. “친애하는 파텔! 생일 축하합니다. 9번째 FBI 국장으로 임명되신 것 역시 축하합니다. 성공적으로 임기를 마치시길 바랍니다. 하지만 벌써 쉬워 보이지는 않는군요.”
탈취 정보는 전부 기밀로, 파텔 국장만 열람 가능하도록 비밀번호로 패키징 되어 있다고 록빗섭은 주장했다. 상세 파일 열람 방법은 개인적으로 전달했다고 한다. 협상을 원한다면 개인적으로 연락하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록빗섭은 FBI에 대한 감정이 그리 좋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모든 FBI 요원들은 협박과 거짓말을 일삼는 전문 조작단”이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스스로를 파텔과 동일시 하기도 했다. “당신도 그렇겠지만 저 역시 국가 안보 걱정으로 가득합니다. 지금 미국의 사회 기반 시설은 타대륙 친정부 성향 조직들의 공격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을 의미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무리하는 이유?
해킹 조직과 수사 기관의 사이가 좋을 수 없다. 하지만 랜섬웨어 조직이 FBI 국장 개인을 직접 언급하며 협박 편지를 공개한 건 드문 일이다. 작년 FBI가 록빗의 서버 일부를 압수하는 데 성공했는데, 그것과 관련해 앙심을 품은 것으로 의심된다.
FBI가 록빗 서버에 침투한 건 지난 해 2월 19일의 일이다. 록빗섭이 초고위험도 PHP 취약점을 패치하지 않는 실수를 저질렀는데, FBI가 이를 놓치지 않았다. 록빗 서버를 확보하면서 FBI는 복호화 키도 여럿 가져갈 수 있었다. 록빗은 전체 복호화 키의 2.5%에 불과하다고 주장했었지만, 여러 록빗 피해자들이 데이터를 복구할 수 있었다.
이 사건 이후로 록빗은 크게 힘을 잃었다. 랜섬웨어 시장은 판매자와 고객으로 구성돼 있는데, 사법기관의 덫에 빠지면 신뢰도가 떨어진다. 거래가 어려워진다. 록빗도 예외는 아니었다. 2024년 한 해 농사를 완전히 망쳤다. 작년 한 해 활동한 랜섬웨어 조직 랭킹에서 5위 안에 들지 못했을 정도(2023년도까지 늘 1~2위를 다퉜다.).
이런 상황에서 해커 조직들은 주목도를 높이려 한다. 떨어진 신뢰도를 유명세로 덮으려는 것. 매체에 보도되는 것이 큰 효과를 보인다. 록빗이 FBI 국장을 언급하고 FBI를 멸망케 할 만한 정보라고 표현한 것 모두 주목도를 높이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FBI와 파텔 국장은 아직 침묵을 지키고 있다.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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