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뉴스 최정식 발행인] 도쿄 올림픽이 끝났다. 코로나19 사태로 지친 우리를 2주 동안 울고 웃게 만든 태극전사들에게 격려와 갈채를 보낸다. 애초 한국은 금메달 7개, 종합 10위를 목표로 했다. 결국 다른 나라들의 선전으로 종합 순위는 밀렸지만, 결과를 떠나서 5년간 열심히 준비하고 노력하며 싸워주었기에 감동을 주었다. 일부 종목에서는 아쉬움이 진하게 배어 나왔지만, 3년 후 파리 올림픽에서는 더욱 잘해줄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서 그들 모두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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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종합 순위를 살펴보면, 미국과 중국이 각각 1등과 2등을 차지했다. 이들은 육상과 수영처럼 메달 수가 많은 기초 종목에서 다수의 메달을 획득했고, 다른 종목에서도 골고루 메달을 확보했다. 이에 반해 한국은 양궁과 펜싱, 체조 부문 등 일부 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태권도, 유도, 레슬링 등 기대 종목에서는 금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다른 나라의 선전이 눈부셨기에 더욱 분발해야겠다는 교훈을 남기기도 했다. 그래도 가능성을 보여준 종목도 있었다. 배구, 높이뛰기, 200미터 자유형, 스프링다이빙 등에서는 안타깝게 메달을 놓쳤지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주었고, 메달 이상의 값진 성과를 보여주었다.
올림픽을 볼 때마다 느끼는 점인데, 스포츠 강국이 되려면 일부 인기 종목에만 관심을 두기보다는 미국이나 중국처럼 기초 종목들의 저변도 확대하고, 다양한 종목을 육성하고 지원해야 한다.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것은 개인의 영광이기 이전에 국력을 가늠하는 척도이기 때문이다. 이는 비단 스포츠 분야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2021년 6월 29일, 외교 안보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영국의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The International Institute for Strategic Studies)는 「국력과 사이버역량 평가(Cyber Capabilities and National Power: A Net Assessment)」라는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 보고서는 미국, 북한, 중국, 러시아 등 15개국의 사이버 능력이 여러 관점에서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파악해 순위를 매긴 것이다. 평가를 위해 7가지 측면으로 구분했는데, 자세히 살펴보면 사이버보안과 이에 따른 대응 능력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최정식 보안뉴스 발행인[사진=보안뉴스]
IISS는 2년 이상 각국의 다양한 전략과 정책, 그리고 각종 활동을 자세히 조사하고 분석해 이를 데이터로 활용했다. 즉, 2015년 중국이 발표한 ‘우주와 사이버공간에 대한 군사전략’,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때 러시아가 벌인 사이버개입 사건, 2019년 미국과 중국 간의 기술전쟁, 2020년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서비스 공급망 보안에 대한 행정명령, 2021년 G7 외무·개발장관 회의록 등 다양하고 광범위한 자료를 분석하여 각국의 수준과 능력을 객관화·정량화한 것이다. 이로써 각국을 3개의 범주로 나누었다.
IISS는 전 분야에 걸쳐 사이버역량을 확보한 나라(Tier 1)로 미국을 선정했다. 일부 영역에서 강점이 있는 국가(Tier 2)로 호주, 캐나다, 중국, 프랑스, 이스라엘, 러시아, 영국을 꼽았다. 그리고 약점이 좀 있지만 일부 영역에서는 강점이 있는 국가(Tier 3)로 인도, 인도네시아, 이란, 일본, 말레이시아, 북한, 베트남을 선정했다. 이 평가는 미국의 정보동맹국(Five Eyes)과 두 파트너 국가, 그리고 이와 관련된 국가들을 대상으로 수행되었기에 한국은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방법론이 공개되었기에 이를 활용하여 우리의 사이버역량과 수준을 자체적으로 평가해볼 수 있을 듯하다.
사이버역량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IISS가 그랬던 것처럼 사이버공간에서 벌어지는 다양하고 복잡한 전략, 정책, 활동에 관한 많은 고급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객관적·효율적으로 분석해 정량화할 수 있는 역량을 먼저 확보해야 한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우리나라의 사이버역량은 미국과 같은 최우수 등급에 미치지는 못할 듯싶다. 여러 분야에서 아직 미진한 부분이 많다. 그리고 우리가 함께 생각해야 할 것은 사이버 분야에서는 올림픽과는 달리 다음 기회는 없다는 것이다.
[글_ 최정식 보안뉴스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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