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뉴스= 김용배 대구광역시 북구청 CCTV통합관제팀장] 점심을 먹고 잠시 동료와 잡담을 나누는 중에 한 직원이 관제센터 담벼락에 장미가 활짝 피었다고 했다. 이 얘기를 듣고 내가 한말은 ‘벌써?’였다. 최근 들어 잦은 야근과 일에 대해 중압감 때문에 일상의 사소한 즐거움을 잊고 있었다.

[사진=iclickart]
장미 사건(?)은 다시금 요즘 사회 이슈인 ‘워라벨(Work-life balance)’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 워라벨이란 개인의 삶과 업무가 조화롭게 균형을 유지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로 이를 통해 개인의 삶은 윤택하게 사회는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일의 등짐을 지고 사는 일상에서는 절대 일과 개인의 삶에 균형추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힘들다.
얼마 전 우리 구청의 CCTV 통합관제센터에는 지능형 관제 시스템이 구축돼 관제요원들의 워라벨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시스템이 구축되자 관제요원들의 호응이 좋았다. 이유인즉, 지능형 관제 시스템이 이전의 시스템과 비교해 업무 피로도를 줄여 업무 강도가 훨씬 경감됐다는 것이다.
이전까지는 1인당 관제해야 할 CCTV가 130~150여대여서 집중도가 떨어져 관제 효율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지능형 관제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개선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우리 구청은 40명의 관제요원이 3조 4교대로 근무한다. 관제요원은 주로 가정과 직장을 동시에 책임지는 4~50대 워킹맘으로 구성돼 있다. 하루 24시간이 부족한 일인다(多)역의 바쁜 분들이다. 지능형 관제 시스템은 이 분들의 노동시간을 줄여줬다. 궤변을 하나 늘어놓는다면 노동시간이 줄었다는 것은 업무의 강도가 경감됐다는 것을 의미이기도 하다.
한국노동연구원이 펴낸 ‘근로시간 운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동자들은 2016년을 기준으로 업종이나 기업체 규모, 지역 구분 없이 연간 2,000시간 넘게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 정부가 출범하고 근로기준법에 규정된 1주 근로시간을 개정해 68시간을 52시간으로 줄였다. 그러나 법개정 취지에 맞춰 노동시간을 줄여 소득을 감소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러한 법의 개정에 앞서 업무의 총량이나 강도가 줄어들지 않는다면 법개정은 공염불에 불과하다. 업무의 총량은 줄지 않고 노동시간만 줄어든다면 상대적으로 노동의 강도는 더 강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노동시간을 줄이고 생산성은 유지하는 유일한 방법은 4차 산업혁명을 이용한 기술 개발일 것이다. 강도 높은 노동이 노동생산성을 향상시켜 주는 게 아니다. 업무 시스템을 개선해 업무 강도를 낮추고 노동생산성을 향상해 원시적 노동생산에서 벗어나야 한다. 전 세계가 4차 산업혁명에 국가나 회사의 운명을 걸고 기술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김용배 대구광역시 북구청 CCTV통합관제팀장
SNS나 포털에서 검색된 자료는 빅데이터로 재생산되고 5G 등의 통신기술로 로봇에게 정보를 전달하고 로봇은 인간에게 편리를 제공한다.공상과학 같은 이런 이야기가 곧 다가올 우리의 미래다. 4차 산업혁명의 혁신기술은 기업에게 분명 많은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혁신기술의 편익은 일자리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기업은 4차 산업혁명의 혁신기술에서 나오는 이익을 노동자와 나눠야 하며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업무의 총량과 강도를 경감시켜 나가야 한다.
이런 노력은 개인의 삶에 활기를 불어넣고 그 에너지는 다시 일터로 돌아간다. 이런 선순환적인 사회구조만이 기업과 노동자가 공생하는 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지능형 관제 시스템 도입은 CCTV 통합관제센터 관제요원들에게 워라벨을 향상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글_ 김용배 대구광역시 북구청 CCTV통합관제팀장(8315@korea.kr)]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