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안업계, 빅데이터·클라우드 등 유망시장 선점 위한 ‘짝짓기’
올해 하반기, 추가 대형 빅딜 가능성 등 시장판도 ‘주목’
[보안뉴스 권 준] 올해 상반기는 글로벌 시장과 국내 시장을 막론하고 보안업계간 M&A(인수합병)와 MOU(양해각서)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그 대미를 장식한 게 바로 시만텍의 블루코트 인수합병이었다. 최근에는 2010년 인텔에서 77억 달러에 인수한 맥아피를 매각하기 위해 인수대상을 물색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하반기 글로벌 보안시장에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 나한테 붙을 사람 손?
이는 전 세계에서 발생하고 있는 각종 사이버위협 정보를 수집·분석해서 이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솔루션을 하루라도 빨리 시장에 선보여야 생존하는 ‘속도경쟁’이 불붙었기 때문이다. 보안의 중요성은 점차 높아짐에도 전반적인 경기는 침체돼 있는 상황에서 수요자들은 무엇보다 검증된 보안 솔루션을 원하고 있고, 결국 이것이 활발한 인수합병과 협력을 통한 시장 재편의 원동력이 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본지는 올해 상반기 성사됐던 국내 및 글로벌 업계의 주요 M&A와 MOU 사례를 살펴보면서 상반기를 결산하고, 이를 바탕으로 하반기 보안시장을 예측해봤다.
글로벌 기업간 M&A와 MOU 활발...6월 시만텍-블루코트 대형 빅딜 성사
먼저 M&A의 경우 글로벌 보안업체 간에 그리고 글로벌 IT 기업과 보안업체 간의 인수합병이 활발했다. 앞서도 언급했듯 지난 6월 12일 시만텍과 블루코트 간의 대형 빅딜이 성사됐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 엔드포인트 보안, 데이터 보안, 이메일 보안 등에서 전 세계 1위 시장점유율을 달성하고 있는 시만텍이 블루코트가 강점을 보이고 있는 웹 보안 및 클라우드 보안 분야에서도 선두권의 위치를 공고히 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올해 상반기 M&A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기업은 바로 IBM과 파이어아이라고 할 수 있다. 보안사업을 계속 강화하고 있는 IBM의 경우 지난 1월 독일의 결제 사기 방지 전문업체인 아이리스 애널리틱스를 인수한 데 이어 2월에는 사건 대응 전문기업인 리질리언트 시스템즈를 인수하면서 사기 대응이나 보안 첩보 서비스 분야에 대응력을 한층 높일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또한, IBM은 엔드포인트 보안 전문업체 카본 블랙과의 MOU를 통해 고객들에게 엔드포인트 보안기술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또한, 글로벌 보안업체 파이어아이는 지난 1월 2억 7,500만 달러 규모로 아이사이트 파트너즈를, 2월에는 인보타스를 인수하면서 위협 첩보의 유통 및 공유와 자동화 솔루션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는 데 주력했다. 이 외에도 1월 레이시언과 웹센스는 합병한 후, 포스포인트로 사명을 변경했으며, 2월에는 시만텍이 53억 달러 규모로 베리타스 매각을 완료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보안업체 간의 합병은 아니지만, 지난 5월에는 델과 EMC가 670억 규모의 최대 빅딜을 성사시킨 이후, 사명을 델 테크놀로지스로 변경함으로써 세계 최대의 비상장 IT 기업이 탄생하기도 했다.

▲ 올해 상반기 국내외 보안시장 M&A 및 MOU 사례(본지 조사)
국내 보안업체, 시너지 극대화 위한 분야별 협력 강화
올해 상반기 국내 보안업계는 인수합병보다는 각 주력 분야별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글로벌 업체 또는 국내 업체와의 업무제휴 또는 협력이 주를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1월에는 한솔넥스지가 빅데이터 기반의 보안관제 솔루션 사업을 보다 적극 추진하기 위해 이디엄과 MOU를 체결했고, 소프트와이드시큐리티는 시장 확대가 기대되고 있는 클라우드 보안사업 강화를 위해 해외 보안업체인 데이터로커인터내셔널과 총판계약을 맺고 클라우드 암호화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또한, 2월에는 빛스캔과 코네스텍, 그리고 굿모닝아이텍과 앤서는 각각 클라우드 및 빅데이터 보안시장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또한, 4월에 접어들어서는 인섹시큐리티가 모바일 포렌식 솔루션 국내 공급을 위해 셀레브라이트 국내 총판 및 공인교육센터 계약을, 아이젝스가 글로벌 백신업체인 비트디펜더와 총판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SK인포섹과 지란지교시큐리티는 이메일 APT 솔루션 공동 개발 및 사업을 목적으로, NSHC와 세인트시큐리티는 악성코드 및 위협정보에 대한 보다 입체적이고 체계적인 분석을 위해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특히, 파수닷컴은 정보보호컨설팅 사업 강화를 위해 에스피에이스 정보보호컨설팅 사업부문을 인수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5월에는 통합보안 서비스 업체인 KT텔레캅이 골드브릭스에프엠에스와 시설관리와 보안사업 분야 제휴 협력을 맺었으며, 국내외 IT 분야를 대표하는 IBM과 삼성SDS는 에너지 및 유틸리티 산업 분야에 대한 보안산업 협력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성사시켰다. 이와 함께 소프트캠프는 한글과컴퓨터와 문서보안 강화를 위해, 케이사인과 모니터랩은 통합인증환경 구축이 필요한 기업을 대상으로 SSO(Single Sign On) 시장 공략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글로벌 보안시장에서 대형 빅딜 소식이 전해진 6월, 국내에서는 시소아이티와 시큐어가드테크놀러지가 CCTV 패스워드를 관리해주는 ‘APPM for CCTV’ 솔루션 공급을 위한 총판계약 소식이 전해졌으며, 대학교와 보안업체간 업무협약도 2건이나 진행됐다.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과 코어시큐리티는 사이버 공격대응 훈련 시스템 개발과 보안인력 양성 목적으로, 코소시스코리아와 순천향대는 정보보호 교육 프로그램과 기술개발 협력을 위해 공동 보조를 맞춰나가기로 했다.
이렇듯 올해 상반기에는 △글로벌 보안업체간 △글로벌 보안업체와 IT기업 간 △글로벌 보안업체와 국내 보안업체간 △국내 보안업체간 △국내 보안업체와 대학간 등 다양한 형태의 M&A나 MOU 소식이 계속 전해졌다.
이를 분석해본 결과, M&A나 MOU 목적은 클라우드와 빅데이터, 인공지능, 보안 첩보 등 향후 보안 분야를 주도할 시장을 선점하거나 기술적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가 다수를 차지했다. 이와 함께 관련 시장의 파이를 키워나가기 위해 선두주자들끼리 힘을 모으는 경우와 함께 모든 보안 분야의 제품·서비스 라인업을 갖추거나 시장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분야를 인수나 협력을 통해 메워나가려는 시도도 상당수 있었다.
이러한 보안업계간 합종연횡을 바탕으로 하반기에는 보안시장에 한차례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시만텍과 블루코트 합병으로 인해 더욱 치열해질 글로벌 보안시장에서의 선두권 경쟁은 물론 인텔의 맥아피(인텔 시큐리티) 매각 시도가 성사될 경우 시장 전반에 걸쳐 파급효과가 어디까지 미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권 준 기자(editor@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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