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기자와 함께하는 영어공부 : Commoditization

2015-03-19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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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감시 장비의 진화 : Commoditization이거나 브랜드 특화이거나
IHS의 수석 애널리스트의 시장 분석 “아직은 갈 길이 더 남은 상태”

[보안뉴스 문가용] 비단 영어라는 분야만 그렇겠냐만, 뭔가 할 줄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만족의 마음을 닫고 비판의 귀를 열어 놓는다. 3월 18일 한국에 처음 방문한 조시 우드하우스(Josh Woodhouse) IHS 수석 애널리스트의 세계 영상감시 장비 시장의 최근 트렌드 강연에서 기자가 그랬다. 나름 외신 기자랍시고, 마땅히 강연 내용에 신경을 써야했는데 통역사의 언어구사력에 본능적으로 귀가 갔던 것이다.
 


그리고 한 가지 꼬투리를 잡았다. 바로 Commodity 혹은 Commoditization이었다. 검색 엔진만 찾아봐도 상업화라고 딱 나오는 이 기본 단어를 왜 그 자리에서 통역사는 커머디티 혹은 커머디타이제이션이라고 그냥 읽은 것일까? 꼬투리 하나에 왠지 으쓱해지는 졸장부의 마음을 그대로 가진 기자는 그제야 마음 편하게 나머지 강연에 귀를 기울일 수 있었다.

그런데 생각하면 할수록 그 자리에 들어갈 마땅한 국어 단어가 떠오르지 않았다. 찜찜했다. 너무 찜찜해 강연이 끝나고 조시 우드하우스 본인을 잠깐 귀찮게 만들었다. “Commodity와 commoditization을 강조한 부분이 잘 이해가 가지 않더이다. 그 뜻을 좀 명쾌하게 알려주시오.”

잠깐 고민하던 우드하우스는 우리가 흔히 쓰는 가전제품 중 예를 하나 찾겠다면서 잠깐 턱을 거머쥐었다. 그러더니 SD 메모리 카드를 꼽았다. “지금 여기저기서 많이들 사용하고 계시는 SD 메모리 카드 보세요. Commodity가 되었죠. 제품마다의 차별성도 없고 기능이 특별할 것도 없이 대동소이한 제품이죠. 그렇게 매일 일상에서 사용되는 물품이 commodity입니다.”

아니, 그런 사전적인 의미는 알고 있다고, 라는 말을 뱉지는 않고 “아까 강연에서는 그게 영상감시 장비 시장이 피해야 할 것이라는 뉘앙스였는데, 감시 카메라 장비가 SD 카드처럼 보편화되는 게 왜 나쁜 현상인가?”라고 제법 기자답게 영역했다. 우드하우스는 ‘내가 언제?’라는 표정으로 “꼭 나쁜 것은 아니다. 어쩌면 영상감시 장비 시장도 그쪽으로 자연스럽게 흘러갈 지도 모른다”라고 시치미를 뗐다. “하지만 commoditization이 혁신을 둔화시킨다면 그건 나쁘게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라는 첨언이 없었으면 “What? But you...”라는 기본 영단어를 더듬거리며 이어 붙였을 것이다.

“그저 commoditization으로 쉽게 가려 하지 않는 영상감시 장비 시장의 흐름이 있음이 조사 단계에서 발견되었고, 이런 현상을 설명했을 뿐입니다. 그에 대한 근거는 여전히 브랜드 충성도가 소비자 사이에서 발견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돈을 더 내고라도 사려고 하는 제품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각 기업들은 새로운 기능과 서비스를 접목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즉 혁신은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죠. 요즘은 그 혁신의 중심에 ‘네트워크 카메라’의 붐이 있습니다.”

IoT 시대로 가는 흐름에 영상감시 장비 분야 역시 비껴가지 않는다는 의미다. 제일 첫 혁신은 “기존 아날로그 방식의 카메라가 네트워크 카메라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는 현상이다. “2013년과 2014년에 네트워크 카메라 시장이 가파른 성장곡선을 탔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네트워크 카메라 장비의 평균 가격이 떨어졌기 때문이고요.” 물론 아날로그가 네트워크 장비로 바뀌는 게 저항 없이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래깅 및 설치의 편이가 아날로그 카메라만의 장점이었지만 기술의 발달로 네트워크 카메라가 그런 장점을 모두 흡수하기 시작하면서 시장의 변화가 더 빨라졌다. 화질의 장점은 항상 네트워크 카메라의 것이었다.

두 번째 혁신은 소프트웨어에서 일어났다. 네트워크 카메라로 장비가 대체되면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법이 무궁무진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하드웨어 업체들이 영상 분석과 관련된 소프트웨어 기술을 가진 회사들을 합병하고 있습니다. 캐논(Canon)은 액시스(Axis)를, 파나소닉(Panasonic)은 비디오인사이트(Video Insight)를 합병했지요.” 게다가 비디오 분석 알고리즘이 무료로 풀리기 시작하면서 소프트웨어 개발에 뛰어드는 영상감시 업체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이는 즉 가야할 길이 멀다는 것이라는 뜻도 됩니다. 업체들이 괜히 사업을 벌이는 게 아니거든요. 뭔가 있다는 소리죠.” 조시 우드하우스는 지금 활발히 진행되고 있거나 앞으로 진행될 예정인 연구 분야를 여러 가지로 언급하기도 했다. “영상에 나온 사람의 수를 세는 법, 사람 및 차량 감지, 경계선 침투 감지, 행동패턴 분석, 안면 인식 등 녹화된 영상을 가지고 해야 할 일이 늘어난 것이죠. 그게 브랜드 전략이고 업계가 당장에 바라보고 있는 발전 방향입니다.” 바로 거기에 commoditization의 의미가 있었다.

“Commoditization : 명사. SD카드 제조업계가 한 예가 될 수 있음. 영상감시 장비의 가격이 평균적으로 내려가고 있는 추세고 이것이 commoditization의 증거일 수도 있지만, 아직도 네트워크 카메라로 영역이 확대되고 또 각종 분석 기술 개발로 깊어지고 있다는 것으로 반박이 가능. 좋다 나쁘다는 말 할 수는 없지만 그것이 혁신과 발전을 저해하면서까지 시장 논리에 의해서 commoditization 현상이 일어나는 건 부작용이라고 봐도 무방.”

다만 조시 우드하우스와 굿바이 인사를 하고도 이 단어를 짧게 표현할 한국말을 확 끄집어 낼 수가 없는 건 여전하다. ‘상품화’로는 아쉽고, ‘보편화’는 너무 넓은 개념이다. 그렇다면 말을 만들어내야 할까? 일반품목화? 품귀현상을 반대로 해서, 품흔현상? 품과현상? 이렇게 말하느니 그냥 커머디타이제이션이라고 그냥 말하는 것과 다를 게 없다. 남이 모르면 꼬투리, 내가 모르면 아래한글의 자동맞춤법 기능이 이 단어에 빨갛게 선을 긋는 게 반가운 변명이 되는지라 그냥 넘어가기로 한다. 그래도 찝찝한 느낌 자체는 해소됐으니까.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http://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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