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뉴스 김형근 기자] 스마트폰 같은 휴대 기기를 갖고 있지 않은 사람도 주변 와이파이 신호만으로 식별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카를스루헤공과대학(KIT) 연구진이 최근 서로 통신하는 와이파이 기기들만 주변에 있으면 특정 사람을 식별할 수 있음을 보였다고 ‘테크익스플로러’가 보도했다.
연구진은 와이파이 전파의 확산 과정을 관측, 주변 환경과 인물의 이미지를 구성하는데 성공했다. 빛이 아니라 전파를 이미지로 변환하는 카메라에 비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자료: 픽사베이]
와이파이나 통신망에 연결된 기기를 소지하지 않아도 주변에 와이파이에 연결된 기기들만 있다면 개인 식별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이러한 기술이 악용되면 프라이버시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이는 와이파이 망에 연결된 장치들이 라우터에 보내는 일종의 피드백 신호인 빔포밍 피드백 정보(BFI, beamforming feedback information)를 악용한다. 정보가 암호화되지 않은 상태로 전송되기 때문에 해커나 제3자가 해독할 수 있다는 것이다.
BFI를 통해 다양한 각도의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으며, 이를 이용해 특정 개인을 식별한다. 기반이 되는 머신러닝 모델이 한 번 학습되면, 식별 과정은 단 몇 초 만에 완료된다.
별도의 하드웨어 없이 표준 와이파이 장치만으로 100% 가까운 정확도로 개인의 신원을 파악할 수 있다.
토르스텐 스투르페 KIT 교수는 “감시 카메라(CCTV)나 비디오 도어벨이 훨씬 더 효과적이긴 하지만, ‘어디에나 존재하는 무선 네트워크’가 곧 포괄적 감시 인프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와이파이 네트워크는 오늘날 가정, 사무실, 식당, 공공장소 등 거의 모든 장소에 설치돼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연구 결과는 13-17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리는 ‘ACM 컴퓨터 및 통신 보안 컨퍼런스’(ACM CCS 2025)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김형근 기자(editor@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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