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측 추산 4만5000여명의 글로벌 보안 전문가와 업계 리더들이 참석한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목소리는 다양하게, 공동체는 단일하게’(Many Voices. One Community)라는 공식 테마에 맞게, 다양성과 전문성이 한데 버무려진 사이버보안 생태계 조성 메세지가 강조됐다.

▲RSAC 전시장 전경 [자료: 보안뉴스]
따로 또 같이...협업·경쟁 동시에
“요즘은 누가 새 제품이나 서비스를 내놨다 해서 보면, 대부분 대동소이합니다. 그만큼 상호간 협업이 일상화돼있단 얘기죠.”
이번 RSAC에 단독부스를 마련해 나온 지니언스의 이동범 대표는 최근 글로벌 보안 트렌드에 대해 이같이 말하고 “각개전투로 분투중인 국내 보안업계와 달리, 글로벌 보안 공동체는 이미 협업과 집단지성이 일상화 돼있다”고 설명했다.
AI 등을 통한 기술적 진보와 함께 ‘커뮤니티의 역할 강화’라는 이 두 축이 행사 전반을 관통했다. 공식 테마에서도 알 수 있듯 주최 측은 각종 기조연설을 통해 치열한 각축 속에서도 보안 생태계간 연대에 무게를 뒀다. 협력(Co-Work)과 경쟁(Competition)을 합성한 신조어 ‘코피티션’도 컨퍼런스룸 곳곳에서 회자됐다.
AI, 보안과 친해지다
“지난해 어색한 첫 만남을 가진 보안과 AI가, 그새 제법 친해진 느낌이다.”
이날 RSAC 북쪽 홀서 만난 제프리 코니 가트너 보안담당 수석 애널리스트는 이번 행사의 총평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하며 “AI는 이제 보안 제품과 서비스 전영역에 걸쳐 내재화되는 단계까지 와있다(AI-enabled & driven)”고 강조했다.
AI의 보안 접목이 지난해까진 선언적 수준에 그쳤다면,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제품화와 사업화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지난달 대만과 일본 보안 전시회 참석에 이어, 바로 미국으로 건너 왔다는 이상국 안랩 글로벌사업부문장(전무)은 “AI를 크게 자동화 영역화 지능화 영역으로 나눠 기존 제품에 접목중”이라며 “올해 RSAC 현장서 ‘OT’ 관련 문의가 많았던 만큼, 목적형 에이전틱(Agentic) AI로의 전환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거들떠 봐야할 ‘혁신 샌드박스 콘테스트’
이번 전시회의 사전 부대행사격으로 열린 ‘혁신 샌드박스 콘테스트’의 최종 우승은 미국 보안 스타트업 ‘프로젝트 디스커버리’가 차지, 500만달러 투자금을 거머줬다. 이 콘테스트는 차세대 보안 신예 발굴의 요람으로 꼽힌다. 최근 단일 비상장 기업 인수로는 사상 최대액 320억달러(약 46조 원)를 받고 구글에 피인수된 보안 스타트업 위즈 역시 이 콘테스트 수상업체 출신이다.

▲구글과 함께 RSAC 2025에 독립 전시관 마련한 위즈 [자료: 보안뉴스]
이번 RSAC에 참관객 자격으로 참석한 김용호 쿼드마이너스 전무(CTO)는 “프로젝트 디스커버리는 10만명 이상의 보안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뉴클라이 등 각종 오픈소스 도구를 제공하며 기업 커뮤니티를 주도한 점이 돋보였다”며 “우리 K-시큐 업체들 역시 글로벌 진출 등용문으로 이 콘테스트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폐막날 저녁 샌프란시스코 시내 식당에서 한국 참관단과 ‘인사이트 데이’ 간담회를 가진 조영철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장은 “귀국 직후 과기정통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에 착수, 한국관 운영을 비롯한 K-시큐 글로벌 진출 지원에 만전 기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RSAC 2026은 내년 3월 23일부터 나흘간 올해와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유경동 기자(editor@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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