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홈 수용도 높지만, 개인정보 보호 중시하는 성향을 고려한 전략 마련 필요
[보안뉴스 조재호 기자] 스위스에서 스마트홈은 일상생활의 필수적인 부분으로 자리 잡았다. 사물인터넷(IoT)의 급속한 발전으로 관련 기술이 빠르게 보급됐으며, 가정 내 다양한 시스템들이 네트워크를 통해 자동화되고 있다고 KOTRA 취리히무역관은 분석했다. 현재 스위스에서 스마트홈은 새로운 주거 표준이자 하이엔드 주거 환경을 상징하는 특징으로 인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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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스위스 스마트홈 시장 규모는 2024년 기준 11억달러(1조5,795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2024년부터 2028년까지 연평균 성장률(GAGR) 9.3%를 기록해 2028년 시장 규모는 15억달러(2조1,537억원)를 넘을 전망이며, 사용 가구 수는 313만 가구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스마트홈 시장 규모를 살펴보면 미국이 약 388억달러(55조7,788억원)로 1위를, 이어 중국, 영국, 일본, 독일 순이었다. 5위 독일의 시장 규모는 87억달러(12조5,071억원)를 기록했다. 스위스 스마트홈 시장 규모는 미국과 독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지만, 빠른 기술 수용 속도와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높은 선호도를 고려한 시장 특성을 감안하면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큰 편이다.
스위스 스마트홈 시장 수출입 동향을 살펴보면, 스마트홈 기기 수입액은 18억달러(2조5,867억원)에 달하는 것에 비해 수출액은 11억달러(1조5,808억원)로 상대적으로 낮아 해외 제품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홈 전반의 수입액 자체는 감소세를 보이는데, 이는 스위스 스마트홈 시장이 이미 안정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라는 의견이다. 스마트홈 기기는 일단 구매하면 오랫동안 사용하는 특성이 있어 이미 높은 보유율을 기록한 스위스에서는 추가적인 기기 수입이 활발하지 않을 가능성도 상당한 편이다.
▲ 스위스 스마트홈 시장 규모(단위: 백만 달러) [자료=Statista]
2024년 기준 스위스 스마트홈 시장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는 주요 트렌드는 △에너지 절감 △개인정보 보호 강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편의성 증대이다.
스위스에서는 지능형 온도 조절기, 조명 시스템, 자동 관리 시스템 등 스마트홈 기술의 도입이 급격히 증가했다. 이는 에너지 비용 상승과 환경 문제 해결의 필요성이 맞물려 에너지 절약이 주요 이슈로 떠오른 결과다. 스마트홈 시스템은 초기 설치 비용이 다소 높을 수 있지만, 장기적인 에너지 절감 효과로 충분히 비용을 회수할 수 있다.
스마트홈 기술이 제공하는 편리함과 효율성에도 개인정보 보호는 여전히 중요한 논란거리로 남아 있다. 스마트홈 기기들이 상호 연결되는 특성상 하나의 장치에서 발생한 문제가 전체 시스템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스마트홈 카메라와 같은 기기들이 해킹당한 사례가 보도되면서,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이에 스위스는 2023년 새로운 연방데이터보호법을 시행하며 개인정보 보호 강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법은 개인정보 처리 방식을 개선하고 개인에게 새로운 권리를 부여하며 기업에는 엄격한 의무를 부과했다. 특히, 2023년 9월 1일부터 시행된 데이터 보호 규정은 유럽연합(EU)의 개인정보 보호법(GDPR)과 일치를 목표로 해, 글로벌 개인정보 보호 기준에 맞춰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외에도 스마트홈 디바이스는 디스플레이나 음성, 앱 또는 인터넷을 통해 제어할 수 있어 집안의 안전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예기치 않은 사고에 대비할 수 있다. 이러한 기능들은 스마트홈을 단순히 생활 편의성의 향상뿐만 아니라,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중요한 도구로 자리 잡았다.
생성형 AI인 ChatGPT의 출시 이후, 인공지능(AI) 기술의 적용 범위는 빠르게 확장됐고, 이에 따라 AI 기반 도구와 서비스의 수는 수십만 개에 달한다. 스마트홈 기술도 수년 전부터 AI를 도입했고, 스마트 스피커나 가정용 보안 시스템에 적용됐다. AI는 스마트홈 기기들이 단순한 IoT 장비에서 지능형 시스템으로 발전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스위스는 AI 연구를 선도하는 대학들과 글로벌 기술 기업들이 밀집한 국가로 대규모 인프라와 숙련된 인력을 보유해 AI의 경제적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유리한 환경을 갖췄다.
▲스위스 스마트홈 시장 내 브랜드 점유율 (단위: %) [자료=Statista]
2024년 스위스 스마트홈 시장 브랜드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가장 선호도가 높은 브랜드는 한국의 Samsung(29%)으로 뒤를 이어 네덜란드의 Philips(27%), 독일의 Bosch(24%), 미국의 Google Nest(16%)가 순위를 이었다. 이외에도 스위스 기반의 기업인 ABB, Logitech, Swisscom은 스마트홈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아울러 스마트홈 기기를 스위스로 수출하거나 스위스에서 수입할 경우, EFTA-한국 FTA에 따라 한국과 스위스 모두 해당 제품에 대해 0% 관세율이 적용된다. 스위스는 전자 기기 수출입과 관련해 특별한 인증 절차를 요구하지 않지만, 유럽연합(EU)의 규정을 참고하는 경우가 많다. 그중 CE 마크와 EMC 지침이 대표적이다. 두 인증은 제품의 품질과 안전성을 보장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KOTRA 취리히무역관은 스위스 스마트홈 시장을 분석하며 향후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로 스위스 소비자들은 편리함, 에너지 효율성, 보안 강화 등을 중시하면서 스마트홈 기술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의견이다. 특히, 환경친화적인 기술과 에너지 절감 장치가 각광받고 있는데, 태양광 발전과 연계된 스마트 시스템으로 관리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나 높은 초기 투자 비용이나 데이터 보안 문제와 사이버 공격에 대한 우려 등이 스마트홈 기술 도입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으로 일부 스마트홈 시스템이 민감한 데이터를 수집해 보안 강화가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들이 스위스 스마트홈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효율성과 보안을 강조하는 혁신적인 솔루션을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가격 경쟁력도 중요하지만, 친환경적이고 개인화된 시스템, 그리고 지속 가능한 기술과 함께 데이터 보호와 개인정보 보안에 대한 명확한 대책을 마련하고 스위스의 엄격한 법적 요구사항을 준수한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성공적인 시장 진입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재호 기자(sw@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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