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안보 위협 ‘인지전’ 본격화... 우리 안보는 어떻게 지켜내야 할까?

2024-11-28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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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안보정책세미나’ 개최...외교·안보·법학 전문가들 모여 해법 논의
“급변하는 국제환경 속 국제 기준과 국내 실정에 맞는 법과 제도 필요해”


[보안뉴스 조재호 기자]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한국안보형사법학회와 함께 최근 복잡하고 도전적인 국제정세 속에서 대한민국의 안보를 어떻게 지켜낼 것인가를 고민하기 위해 ‘국가안보정책세미나’를 11월 28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진행했다.


▲국가안보정책세미나 행사에서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보안뉴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한석희 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안보 환경은 급격히 변화하고 인지전이라는 새로운 차원의 안보 위협이 본격화됐다”며 “인지전과 같은 비군사적 위협에도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기반을 다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학술대회는 이러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안보 법제의 보완 및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라고 덧붙였다.

최근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강대국의 전략적 경쟁이 심화하고, 북한은 러시아와 새로운 동맹 관계 구축과 군대 파병을 통해 한반도 안보 지형에 중대한 도전을 야기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을 앞두고 있어 새로운 변화를 예고한 상황이다.

인지전(Cognitive Warfare)이란, 적의 의사결정 과정을 교란하고 파괴하는 활동을 통틀어 말한다. 개인이나 대중 또는 지휘부의 인식과 생각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쳐 적이 우리가 원하는 방식으로, 우리에게 유리한 의사결정과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인지과정을 공격하는 활동을 말한다. 예를 들자면 우리나라에서는 대북 확성기나 방송과 같은 심리전단 활동이 있다.


▲고려대학교 김일수 명예교수 사진=보안뉴스]
환영사에서 고려대학교 김일수 법학대학 명예교수는 “국가적으로 중차대하고 시의적절한 주제를 가지고 오늘 학술 심포지엄을 공동 개최하는 것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며 “법치국가 이념은 국민의 자유나 국가의 안전이 선택적인 것이 아니라 함께 추구해야 할 가치라는 점에 기초하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번 세미나는 ‘한반도 국제정세 변화와 우리 안보법제 개선 방향’을 주제로 외교·안보·법학 관계자들이 모여 한반도와 동북아, 나아가 세계 정세 현황을 논하고, 우리나라의 안보를 위해 외국의 영향력 공작에 대응하기 위한 법제 마련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안보법 전문가들로부터 자문을 듣는 자리였다.

세미나의 전반부는 ‘한반도의 주변 정세 변화와 인지전 양상’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뤘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김일기 수석연구위원의 ‘북한의 대남공작과 인지전 전망’을 시작으로 세종연구소 신범철 수석연구위원이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한 발표를 진행했다.


▲세종연구소 신범철 수석연구위원[사진=보안뉴스]
신 수석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우크라이나 전쟁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우크라이나에 파병된 북한군에 대한 작전내용 분석, 탈영 및 귀순 유도, 인지전 적용과 동향 파악 등 종합적인 관찰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발표에 이어 진행된 토론 세션에서는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주재우 중국연구센터장의 사회로 발표를 진행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김일기 수석연구위원, 세종연구소 신범철 수석연구위원, 통일연구원 김진하 선임연구위원, 한국군사문제연구원 김열수 안보전략실장이 참여했다.

세미나의 후반부는 ‘대한민국 안보형사법제도의 진단과 발전방향’을 주제로 진행됐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윤해성 선임연구위원이 ‘우리 안보법제에 대한 진단과 대책’에 대해 발표했다.

윤 선임연구위원은 전 세계가 테러 위협에 대비해 나라마다 정보기관의 역할과 기능을 강화하고 관련 법 제도를 정비하며 기술 유출이나 경제 안보, 기후 재난 등 신안보 상황에서의 위협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정보기관의 대공수사권을 폐지하면서 자칫 안보 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현재의 안보 상황을 진단했다. 이어 미국과 영국, 독일 등 주요국 안보 형사법 제도를 소개하며, 안보 형사법 제도의 발전을 위한 방향성을 제시했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윤해성 선임연구위원[사진=보안뉴스]
윤 선임연구위원은 “안보 범죄는 일반 형사범죄와 전혀 다르며, 사이버범죄와 유사성을 보이는데, 최근 인공지능이나 양자 컴퓨터 등 신기술로 파생되는 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대공수사권을 원위치해야 한다”며 “중국처럼 한국형 외국대리인등록법이나 현재 논의 중인 국가안보기술 연구원법을 제정하고 산업스파이, 기술침해 행위도 수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토론 세션에서는 한국안보형사협회 방광민 회장이 사회자로 나서 발표를 진행한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윤해성 선임연구위원과 함께 동의대학교 이대성 교수, 동국대학교 이완희 교수,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조준택 부연구위원이 진행했다.

토론에 참여한 패널들은 기술의 발전과 디지털화의 진행에 따라 폭증한 사이버범죄 및 새로운 안보 위협 요인에 대한 대처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최근 디지털 성범죄는 국민적 관심을 바탕으로 법제 개선이 지속되는데, 안보형사법제도 역시 조속히 개선돼 국가안보와 국민안전의 기반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제도적 변화는 개인의 기본권과 국가의 수사권 사이의 균형을 위해 체계적인 준비와 데이터 기반의 평가를 바탕으로 진행돼야 할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조재호 기자(sw@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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