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엘림광통신 유영록 대표, 광통신 독자 기술 확보는 ‘땜쟁이 자존심’

2024-09-03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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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속도·용량 대체불가 ‘엘림광통신’, 기술개발·설계-생산-검사-제품 출시까지 원스톱 관리
광디지털전송장비·광네트워크장비...고용량 데이터 안전하고 손상 없이 빠르게 전송
현대사회 인프라 시설 및 군부대, 공항, 교통관제센터, 금융권과 의료분야 등에서 사용


[보안뉴스 박은주 기자] 국내 광통신 업계에서 독자적인 기술로 제품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광 통신 전문기업 ‘엘림광통신’이 있다. 1996년 창립해 2026년 30주년을 바라보는 광통신 분야 베테랑이자 선도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엘림광통신 유영록 대표를 만나 우리나라 광통신의 현주소와 엘림광통신의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엘림광통신 유영록 대표[사진=보안뉴스]

긴급한 일에 닥쳤을 때, 빠르게 무언가 처리해야 할 때 ‘빛의 속도’라고 말한다. 빛은 우리가 발견한 것 중 가장 빠른 속도를 가지고 있다. 1초당 약 30만km를 이동할 수 있는데, 이는 1초 만에 서울에서 부산(왕복 약 800km)을 무려 375번 왕복할 수 있는 속도다. 이러한 빛을 매개로 정보를 전달하는 통신 방법을 ‘광통신’이라고 한다.

사용환경이나 장비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10Gbps(초당 기가비트)에서 100Gbps 사이다. 10Gbps 속도로는 4~5GB(기가바이트) 용량을 가진 HD 영화를 3초 만에 내려받을 수 있다. 광통신이 가진 빼어난 장점은 △보안성 △고속 데이터 전송 △장거리 데이터 전송 등이 있다. 데이터가 빛으로 전송되는 만큼 중간에서 가로채거나 함부로 도청할 수 없고, 외부 개입도 원천 차단할 수 있다. 전자기 간섭이나 주파수 간섭 등의 영향도 받지 않아 안전하게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

엘림광통신이 제작하고 판매하는 대표적인 제품군은 크게 ‘광 디지털전송장비’와 ‘광통신 네트워크장비’로 구분된다. 두 제품은 데이터를 중점으로 다루는 방식에서 ‘처리’와 ‘전송’이라는 차이를 보인다. 광 디지털전송장비는 기기에서 전송하는 데이터를 광신호로 바꿔 전송하고, 디지털 신호로 변환하는 장비를 말한다. 광케이블을 따라 전송되는 데이터 신호를 변환해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제품을 아우른다.

광 네트워크장비는 데이터 전송을 중점으로 관장하는 장비다. 데이터 부하 없이 어느 곳으로 보낼지 경로를 정하고 관리하는 장비다. △L2 △L3 △L4 장비 등 다양한 타입의 광통신 네트워크 장비가 있다.

광통신이 주로 사용되는 분야는?
네트워크로 연결된 현대사회 인프라를 구성하는 시설을 비롯해 고용량 데이터를 안전하고 손상 없이 빠르게 전송하기를 원하는 다양한 산업군에서 광통신 장비를 필요로 합니다. 군부대나 공항, 교통관제센터, 금융권과 의료분야 등이 있습니다. 이 밖에도 삼성전자 기흥공장, 탕정 반도체공장에도 엘림광통신 제품이 도입돼 있습니다.

엘림광통신 ‘광통신 솔루션’만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엘림광통신은 기술 개발과 설계-생산-검사-제품 출시까지 모든 과정을 원스톱으로 관리하는 체계를 마련했습니다. 일정하게 고품질 제품을 만들어 냄으로써 고객 비즈니스의 효율성 개선을 돕고, 서비스 인프라를 업데이트할 수 있도록 기여하고 있습니다.

모 데이터센터에 엘림광통신 광통신 제품을 도입해 데이터센터 인프라 성능을 향상시킨 사례가 있습니다. 당시 기존 전선 기반 네트워크로는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트래픽을 감당하기에 한계가 있었고, 데이터 전송과 처리 속도가 느리다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이에 광섬유 케이블과 광 트랜시버 모듈을 도입함으로써 데이터 처리와 응답 속도가 빨라지고, 전반적인 데이터센터 성능이 개선됐습니다.

최근에는 광통신 디지털 장비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빠른 데이터 전송 속도는 물론이고 광 데이터를 디지털 데이터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동적으로 부드럽게 변환할 수 있는 제품을 찾고 있는 경향이 두드러집니다. 고품질 데이터를 다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이러한 엘림광통신의 독자적 기술력과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 ‘한화비전’에 광 네트워크 스위치를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습니다.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중국산 제품과의 경쟁이 쉽지만은 않을 거 같은데요
사실 중국산 저가 제품이 유입되면서 광통신 시장이 녹록지 않은 상황입니다. 네트워크 장비를 예로 들었을 때, 중국산 제품이 1/4 심지어 1/5가량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가 유행이던 시절 동종 업계가 거의 두 손 두 발 다 든 상태입니다.


▲엘림광통신의 L2스위치[이미지=엘림광통신]
엘림광통신은 저가 제품이 유입될수록 품질을 우선순위로 생각했습니다. 더 값이 나가더라도 고품질 제품·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우리 회사가 가지고 있는 기술에 승부를 걸었습니다. 연구·개발부터 제품 출시까지 원스톱 체계를 통해 독자적인 기술을 유지해 왔고, 소비자가 요구하는 광통신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연구개발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일례로 고객 상황에 맞게 광통신 인프라를 설계부터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고객은 보안성과 빠른 통신을 위해 광통신 인프라가 필요했으나 비교적 데이터양이 적고, 한정적이라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동종 업계 타 회사 여러 곳에서 퇴짜를 맞았다며 최후의 보루로 엘림광통신을 찾아왔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따라 설비부터 고객 환경에 맞춰 설계하고 제품을 제공한 경험이 있습니다.

광통신 30년 엘림광통신, 앞으로의 계획은?
약 30년이란 세월 동안 회사를 운영하면서 여러 곡절도 있었지만,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니 뿌듯했습니다. 앞으로도 소비자가 요구하는 흐름에 맞춰 적재적소에 제품을 제공할 수 있는 회사로 이끌어 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너무 빠르거나 느리지 않게 제품을 제공하는 것이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요령인 것 같습니다. 또, 함께 일하는 직원들 모두 건강이 허락하는 한 정년 없이 쭉 함께했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바람이 있습니다.

[사장실 들여다보니] 엘림광통신 유영록 대표, 그의 영원한 ‘빛’과 ‘소리’ 사랑

▲유영록 대표의 턴테이블[사진=보안뉴스]
엘림광통신 사무실에는 빛의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한다는 광통신 제품이 즐비하다. 광 트랜시버, 스위치, 컨버터 등을 지나 깊숙이 위치한 사장실에는 아날로그한 유영록 대표의 취미를 마주할 수 있다. 유 대표만의 디자인과 설계도를 바탕으로 고유한 소리를 가진 앰프와 스피커가 사무실 벽 한 면을 차지하고 있다.

LP BAR에 가야 마주할 수 있는 대형 스피커와 LP 수십 장도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음악 듣기를 좋아했던 유영록 대표는 풍부하고 부드러운 소리를 낸다는 진공관 앰프에 관심이 깊었다. 소싯적 기능올림픽에 출전할 정도로 손재주가 좋았던 자칭 ‘땜쟁이’인 그는 앰프와 스피커를 분해해 봤다고 설명했다. 제품을 뜯어보고, 모양을 똑같이 따라 해 앰프와 스피커를 카피한 제품을 만들기도 했다. 한발 더 나아가 손수 진공관 앰프와 스피커를 제작하는 취미를 가지게 됐다.
[박은주 기자(boan5@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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