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뉴스 문정후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 분야에서 최근 가장 ‘뜨거운’ 이름인 챗GPT(ChatGPT)가 최근 기업형 모델로 출시되어 새롭게 나왔다. 챗GPT 엔터프라이즈(ChatGPT Enterprise)가 그 이름인데, 기업들이 챗GPT를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보안 기능을 더 했을 뿐만 아니라 기업용 업무를 처리하는 데 있어 속도도 높였다고 한다.

[이미지 = gettyimagesbank]
현재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것은 일반 소비자용 챗GPT다. 여기에 새로운 기능과 보안성을 추가한 것이 기업용 챗GPT라고 오픈AI(OpenAI) 측은 설명한다. 소비자용 챗GPT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끌거나 IT 업계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의 대화 주제를 인공지능으로 바꿔놓지는 못하겠지만, 그렇게까지 큰 충격을 주었던 인공지능 기술을 기업용으로 따로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여러 모로 의미심장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사실 오픈AI가 출시한 챗GPT 서비스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었고, 기업용이 나오기 이전에도 유료 가입자만 사용할 수 있는 프리미엄 구독형 모델이 있었다. 심지어 애기업들을 위한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서비스도 있었는데, 이 역시 유료였다. 그렇다면 이번 기업용 챗GPT는 무엇이 다를까? 오픈AI의 가장 강력한 생성형 인공지능 도구인 GPT-4를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데이터 암호화 옵션도 설정할 수 있게 된다. 고객의 데이터는 오픈AI조차 들여다볼 수 없게 하겠다는 약속도 덧붙어 있다.
오픈AI는 “이미 민간 부문에서 챗GPT의 사용량이 어마어마한 수준”이라고 말한다. “챗GPT가 공개된 지 9개월이 막 지났습니다. 그 기간 동안 대단히 많은 민간 기업들과 기업 내 부서들이 챗GPT를 업무에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포춘 500대 기업들에서는 80% 이상의 도입률이 기록되고 있습니다. 다만 경영진들 사이에서 챗GPT의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이 남아 있습니다. 챗GPT를 쓰긴 쓰되 안전을 보장할 수 있을 만한 방법이 없나 찾고 있는 사람들의 비율이 대단히 높습니다.”
헬스케어 분야 소프트웨어 업체 코그노시스(Cognosis)의 CEO 설리 오마(Sully Omar)의 경우, 엑스(트위터)를 통해 최근 발표된 챗GPT 엔터프라이즈에 대한 의견을 다음과 같이 남겼다. “과거에는 큰 기업들이 사실 챗GPT를 보고만 있어야 했다. 챗GPT의 API가 거기 있었지만 큰 기업들은 사용할 수가 없었다. 준수해야 할 법과 규정이 너무 많았고, 챗GPT는 그것을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게 아니더라도 프라이버시 이슈에 있어서 안심하기 힘든 지점들이 있었다. 하지만 챗GPT 엔터프라이즈가 나왔으므로 모든 것이 바뀌었다.”
기업들, 아직 챗GPT 사용을 망설이고 있어
오마의 말은 큰 맥락상 틀리지 않다. 기업들은 챗GPT 좋다는 소문을 듣고 듣고 또 듣지만 여러 가지 우려 때문에 실제로 사용할 수는 없었다. 그런 차에 나온 게 바로 기업형 챗GPT인 것이다. 하지만 이거 하나 출시됐다고 해서 갑자기 망설이던 기업들의 마음에서 빗장이 일제히 탈거될 리는 없다. 아직도 기업들은 ‘이거 괜찮을까?’하는 생각을 선뜻 버리지 못한다.
지난 6월과 7월 보안 업체 블랙베리(BlackBerry)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 세계 기업들 중 75% 정도가 챗GPT(혹은 그에 준하는 생성형 인공지능 알고리즘)를 도입하든 금지시키든 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 중 61%는 어떤 결정을 내리든 장기적으로나 영구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답했다.
블랙베리의 CTO인 쉬쉬르 싱(Shishir Singh)은 “어떤 소프트웨어든 기업용이라는 표가 붙은 버전을 사용하는 게 기업 입장에서는 맞는 선택”이라고 말한다. “기업용 제품들이 더 비싼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만큼 낫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앞으로 보안이나 프라이버시와 관련된 정책이 어떻게 바뀔지 아무도 몰라요. 그러니 좀 더 많은 기능과 높은 유연성을 주는 도구를 도입하는 게 현명합니다. 제한된 게 많은 일반 공개용 버전보다는 기업용이 그런 면에서 유리할 때가 많습니다.”
이번 달 초 가트너(Gartner)는 생성형 인공지능과 관련된 조사 결과를 보고서 형태로 발표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생성형 인공지능을 “떠오르는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생성형 인공지능은 기업들이 두 번째로 많이 언급하는 위협이었습니다. 덕분에 저희가 분기마다 집계하는 가장 큰 위협 10위 안에 아주 쉽게 진입했습니다.” 가트너의 리스크 부문 연구 책임자 란 쑤(Ran Xu)의 설명이다.
오픈AI, 기업의 신뢰를 얻는 것이 과제
오픈AI의 블로그 게시글에 의하면 많은 기업들이 챗GPT 엔터프라이즈의 베타 테스트에 참여했다고 한다. 블록(Block), 캔버(Canva), 칼라일(Carlyle), 에스티로더(Estee Lauder), PwC, 자피어(Zapier) 등 굵직한 기업들만 봐도 이 정도에 훨씬 더 많은 기업들이 새 챗GPT를 실험했다. 이 때 참여하는 기업들의 데이터를 절대로 사용하지 않기로 오픈AI는 약속했었다. “저희는 사용자 기업들의 데이터를 가지고 챗GPT 알고리즘을 훈련시키지 않습니다. 사용자가 챗GPT 프롬프트 창에 입력하는 데이터는 안전합니다.”
오픈AI는 어떤 기업이라도 당장 챗GPT 엔터프라이즈를 사용할 수 있다고 적극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가격 정보는 아무 것도 공개하지 않은 상황이다. 오픈AI의 COO인 브래드 라이트캡(Brad Lightcap)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가격의 대략적인 범위조차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사용자에 따라 최적의 가격대를 협의하여 가장 알맞은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만 말했다.
글 : 셰인 스나이더(Shane Snider), IT 칼럼니스트
[국제부 문정후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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