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스베이거스=보안뉴스 문가용 기자] 블랙햇 2023의 첫 키노트 연설이 끝나자마자 예정에 없던 게스트가 갑자기 무대에 올랐다. 미국 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페리 아담스(Perri Adams)였다. 키노트 연설을 통해 “인공지능이라는 사회적 문제를 보안 업계가 획기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새로운 역할론이 보안 전문가들에게 제시되었다면, 아담스의 등장으로 이 역할론은 “그에 따른 금전적인 대가를 나라가 대주겠다”는 구체적인 보상까지 덧입게 되었다.

▲블랙햇 2023 키노트 세션에서 깜짝 발표된 AIxCC 대회 개최 계획[사진=보안뉴스]
고등연구계획국은 미국 국방성 산하에 있는 기관으로 국가 안보와 관련된 신기술을 가장 빠르게 개발해 세상에 내놓는 곳이다. 우리가 지금 사용하는 인터넷도 바로 여기서 탄생했다. 사이버 공간의 모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곳이다. 그런 기관에서 민간 기업들에 대대적으로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그것도 돈까지 걸고. 그만큼 인공지능 문제가 시급한 해결이 필요한 중대한 사안이라는 뜻이 되기도 한다.
아담스는 “지금 인공지능으로부터 온갖 리스크들이 야기되며, 이것은 국가를 지키는 데 커다란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에 대한 획기적인 방어책이 필요하며, 그것을 여기 모인 보안 전문가들이 담당해주어야 합니다. 저희 고등연구계획국은 이러한 방향에서의 연구 활동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새로운 대회를 열기로 했습니다.”
고등연구계획국이 인공지능 방어 기술 연구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여는 새로운 해킹 대회의 이름은 AIxCC이다. ‘인공지능 사이버 챌린지(AI Cyber Challenge)’의 준말이다. 얼마나 진지한 대회인지 기간이 매우 길다. 2년이나 진행된다. “이번 블랙햇을 통해 AIxCC를 처음 발표하고, 2023년 한 해 내에 예선을 진행할 겁니다. 그렇게 하여 준결승은 내년 데프콘에서 치러지며, 최종 결승은 2025년 데프콘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상금 또한 어마어마하다. 총 상금 규모가 2천만 달러에 달한다. 뿐만 아니라 이 대회의 참가를 독려하기 위해 최대 7개 중소기업들에 100만 달러의 연구비를 지원할 것이라고 아담스는 설명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민간 기업들의 참여를 적극 추천합니다. 지금 많은 예산을 풀고 있으니 혜택을 누리기에 좋습니다. 기업들의 왕성한 활동은 국가 전체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윈윈 전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아담스는 “참가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 하나 있는데, 고등연구계획국이 찾고자 하는 건 이론의 정립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힘 주어 설명했다. “인공지능 문제를 저희는 실존적인 사회 문제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인공지능을 방어할 만한 기술을 개발한다는 건 현재 우리 삶에 존재하는 진짜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한다는 뜻이 됩니다. 현존하는 문제, 해결되어야만 하는 진짜 문제와 관련이 없는 연구는 저희의 선택을 받지 못할 겁니다.”
AIxCC는 고등연구계획국 외에 인공지능에 가장 많이 투자하고 있고, 가장 발전된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보유한 네 개 민간 기업(이른 바 빅테크)들도 후원한다. 빅테크들은 한편으로는 인공지능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인공지능과 관련된 위험을 끊임없이 경고하고 있기도 하다. “이 기업들과 함께 올해 데프콘에서 특별한 세션을 가질 예정입니다. AIxCC에 관심이 있다면 참석을 고려하시길 바랍니다.”
AIxCC에 대한 보다 상세한 정보는 AICyberChallenge.com 웹사이트를 통해 접할 수 있다. 처음 열리는 대회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상세 내용이 바뀔 수도 있지만 인공지능을 국가 차원에서 안전하게 만들겠다는 미국 정부의 의지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라스베이거스=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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