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두 번째 대규모 사기범 송환…아프리카發 사이버범죄 확산
국내 로맨스스캠 피해도 급증…상반기에만 454억원 손실
[보안뉴스 여이레 기자] 미국 법무부가 로맨스스캠과 비즈니스 이메일 침해(BEC) 혐의로 가나 국적 남성 4명을 기소했다. 이들이 사기로 벌어 들인 부당 이익만 1억달러(약 1392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자료: gettyimagesbank]
이번 송환은 이달 들어 미국인을 표적으로 한 대규모 계획범죄에 연루된 사기범들의 두 번째 송환 사례다. 앞서 5일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해킹, 신원 도용, 사기 혐의로 기소된 나이지리아 국민의 체포와 미국 송환을 발표했다. 이 피의자는 스피어피싱을 사용해 고객 데이터를 훔치고 수백만 달러 상당의 사기성 세금 신고서와 재해 구호 청구를 제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FBI와 법무부에 따르면 가나 국적의 이사악 오두로 보아텡, 이누사 아흐메드, 데릭 밴 예보아 등 3명은 국제 사기 조직의 핵심 인물로 지목돼 7일 미국에 송환됐다. 또 다른 용의자 패트릭 콰메 아사레는 여전히 도피 중이다.
이들은 주로 노년층을 대상으로 로맨스스캠을 벌여 금품을 갈취하거나 자금 세탁에 피해자들을 동원했다. 또 BEC를 통해 기업 경영진이나 신뢰받는 거래처를 사칭, 직원에게 가짜 계좌로 송금하도록 유도했다. 자동차 판매, 식품 수입, 화물 운송 등에 관련된 페이퍼컴퍼니룰 운영하며 피해자들을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미 법무부는 이번 사건을 “취약 계층과 기업을 동시에 노린 대규모 국제 범죄 음모”로 규정했다. FBI 역시 “기업을 속이고 고령자의 신뢰와 재산을 빼앗는 행위는 심각한 범죄”라고 비판했다.
용의자들은 전신 사기, 자금 세탁, 도난 자금 수수 등 여러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모든 혐의에서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최대 75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FBI는 4월 로맨스스캠을 포함한 인터넷 사기로 인해 미국내 기업들과 개인들이 2024년 166억달러(약 23조1055억원)의 피해를 입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FBI는 로맨스스캠과 같은 사기의 본거지로 가나와 인도를 지목했다.
국내 로맨스스캠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5년 상반기에만 피해 신고 628건, 피해액 약 454억원이 집계됐다. 이는 과거 5년(2019~2023년)간 국정원에 신고된 피해액 138억보다 3배 이상 많다. 피해액만 보면 40대 이상 남성 피해자가 많지만, 뉴미디어를 활용하는 젊은 여성들의 피해 건수 역시 급증하고 있다. 또 온라인·모바일 소통에 익숙한 20~30대가 새로운 타깃이 되고 있다.
[여이레 기자(gore@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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