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뉴스 문정후 기자] 무슨 문제든 인공지능이 다 해결해 줄 것만 같은 시대이지만 정작 기업들은 이 인공지능이라는 걸 어떻게 활용해야 하며 어디에 투자를 해야 하는지 헷갈려 한다. 당분간 이 현상은 시간에 따라 심화될 전망이다. 인공지능에 대한 기대치는 높은데, 기술 자체가 아직 한창 발전 중에 있어 익숙해 지는 것이 만만치 않은 과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회사가 얼마나 크든, 얼마나 발전해 있든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인공지능으로 가치를 만들어내는 곳들이 있는데, 이런 기업들은 다음 몇 가지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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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필수 요소는 ‘신뢰’
인공지능이라는 기술이 가진 윤리적 측면에 대한 토론이 끝없이 일어나고 있다. 인공지능이 사람의 생활에 큰 도움이 될 거라는 희망도 있고, 커다란 위협이 될 거라는 절망도 있다. 그리고 그 가운데는 타당한 논리도 있고, 근거 없는 편견도 있다. MS의 트위터 봇이 헤이트스피치를 내뱉기도 하고, 아마존의 채용 알고리즘은 인종차별을 했다는 건 사실이다. 그런 일들이 있을 때마다 기업들은 주식 하락이나 시장에서의 비웃음과 같은 대가를 치러야 했다. 이런 사례들이 대서특필 되면서 인공지능에 투자하는 것이 리스크 있는 행동이라는 인식이 쌓이게 됐다. 이건 반쯤은 편견이다.
투자의 측면에서나 윤리의 측면에서나 논란이 있다는 건 인공지능이 완벽하지 않아서다. 그러니 단점이 실재하기도 하고, 그것이 부풀려지거나 왜곡되어서 두려움을 낳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인공지능을 아직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신뢰라는 건 자동으로 생겨나는 게 아니다. 여러 계기를 통해 불신이 쌓여 왔듯이, 신뢰를 쌓는 데에도 장치가 필요하다. 인공지능과의 신뢰를 쌓기 위한 정책과 도구들을 준비한 상태에서 인공지능을 운영해야 한다. 가트너의 경우 이러한 개념을 AI TRiSM이라고 한다. 인공지능 신뢰, 리스크, 보안 관리(AI Trust Risk Security Management)의 준말이다.
필자는 인공지능에 대한 편견이나 좋지 않은 인상을 다 훌훌 털어버리라고 말하는 게 아니다. 인공지능이 ‘신뢰할 만한’ 성과를 내려면, 그에 어울리는 주변 환경이 갖춰져야 한다는 걸 강조하고 싶었다. 신뢰를 쌓기 위해 우리 편에서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이지, 인공지능이 완전해질 때까지 기다리라거나, 덮어놓고 믿어보라는 건 아니다. 인공지능의 활용에 대한 가이드라인들이 여기 저기 제안되어 있으니 그런 문건들을 참고하는 것을 권장한다.
2. 플랫폼 엔지니어링에 집중
소프트웨어 개발 및 출시를 돕는 새로운 접근법인 ‘플랫폼 엔지니어링(platform engineering)’이 요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리고 인공지능은 이 ‘플랫폼 엔지니어링’이라는 거소가 맞물려 각종 디지털 서비스들을 빠르게 만들어내고 고객들이 사용할 수 있게 해 주고 있다. 둘의 궁합이 좋아 보이는 것이 현재까지 IT 업계가 알아낸 것이다.
플랫폼 엔지니어링은 도구와 플랫폼 유지 관리 절차를 간소화 하며, 워크플로우 가운데 병목 현상이 발생하는 것을 최소화 하고, 소프트웨어 개발 속도를 높여주며, 최소한의 비용으로 수준 높은 결과를 얻게 한다. 따라서 개발자의 업무 경험을 크게 향상시킨다. 데브옵스가 발전한 형태가 플랫폼 엔지니어링이라고 하는 전문가들도 있고, 새로운 디지털 기반 시설 및 운영의 시대를 여는 것이라고 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가트너는 80%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기업들이 조만간 플랫폼 전담 팀을 마련하여 디지털 서비스를 향상시키거나 내부 디지털 전환 프로젝트에 기여하게 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인공지능을 사용해 현재의 디지털 상품과 서비스를 향상시키는 것도 좋지만, 디지털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방법론 자체를 바꾸는 데 집중한다면 보다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것이 요즘은 ‘플랫폼 엔지니어링’이라는 이름과 형태로 나타나고 있으니, 인공지능에 투자를 하려면 이 ‘플랫폼 엔지니어링’을 같이 조사해 사업적으로 접목시켜 볼 수 있을 지 검토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3. 사업의 유연성을 높이는 적응형 인공지능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전통의 인공지능과 달리 ‘적응형 인공지능(adaptive AI)’은 스스로 학습한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들은 보다 빠른 시간 안에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성과를 낼 수 있게 된다. ‘빠르다’는 건 유연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요소다. 그렇기 때문에 변화무쌍한 시장에서 유연하게 활동하려는 기업이라면 이 ‘적응형 인공지능’이 잘 어울린다. 현장에 투입된 상태에서도 학습을 이어갈 수 있으며, 그러면서 더 강력해지니 인공지능을 잘 다룰 줄 모르는 기업이라면 적응형이 더 나을 수 있다.
그렇다고 ‘적응형 인공지능’을 사용하자마자 성과가 나온다는 건 아니다. 이런 유형의 인공지능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장기적인 투자 수익률’이다. 다시 말해 처음에는 별다른 수익 없이 투자만 해야 하는 기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어디에? 인공지능이 제대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기업의 인프라를 탈바꿈하는 데에다. 많은 자원이 들어간다. 그래서 인공지능에 대한 신뢰가 제일 중요하다고 처음에 강조한 것이기도 하다. 신뢰할 만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필요하다.
4. 지속 가능한 IT와 스마트한 사업 운영
C레벨 임원들은 정부의 정책과 투자자들의 압박, 여러 유관기관들의 따가운 눈초리와 내부 직원들 관리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최근에는 ESG와 관련한 부담감이 상당한 상황이다. ESG가 처음에는 낯선 개념이었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지금 기업들이 ESG를 추구한다고 하면, 보통은 업무 프로세스의 효율을 높이는 것을 말한다. 불필요한 과정을 없애고, 장비들을 재활용하며, 소프트웨어 개발 과정을 간소화 하는 등이 여기에 포함되는데, 인공지능이 큰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물론 인공지능을 통해 업무의 속도를 높이고 프로세스를 간소화 하는 것이 ESG의 완성이라고 할 수는 없다. 앞으로 ESG라는 이름으로 이뤄질 세부 내용들은 계속해서 바뀔 것이다. 하지만 인공지능을 활용해 이런 목표들을 하나하나 공략해 나간다면 ESG를 보다 스마트하게 지향할 수 있게 된다. ESG 때문에 포기하거나 희생해야 할 것이 점점 줄어든다는 뜻이다.
ESG를 지향하는 것은 단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기업에도 좋다. 업무 효율을 높인다는 것은 기존의 사업을 그대로 유지하되 탄소 배출량을 줄인다는 뜻이 된다. 탄소가 줄어든다는 건 그만큼 쓸데없는 것이 사라진다는 것, 즉 비용 절감을 의미한다. 모든 기업이 원하는 게 바로 이 비용 절감이다. 특히 지금처럼 경제가 불확실성으로 가득할 때는 더 그렇다. 그리고 사회적 의무를 다하는 기업에 소비자들은 좀 더 후한 점수를 주는 편이기도 하다.
글 : 수보딥 차터지(Suvodip Chatterjee), 데이터 분석 부문 책임, Apexon
[국제부 문정후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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