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 확보’ 이상 행동 감지 시 통합관제센터 즉시 전달
10.29 참사 이후 인파관리 중요성 커져...지능형 CCTV 시험·인증 항목에 밀집도 기능 추가 필요
[보안뉴스 이소미 기자] 지난 한 해 동안 대한민국에는 많은 사건·사고가 발생했다. 대표적으로 10.29 참사가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3년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 없는 핼러윈을 즐기기 위해 많은 인파가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톤호텔 골목에 몰렸던 그 날, 현장 통제 또는 안전관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아 발생한 사건이었다. 결국 159명이 사망하고 197명의 부상자가 발생하는 대규모 참사로 이어졌다. 10.29 참사를 비롯해 대전 현대프리미엄 아울렛 화재, SPC 계열사 평택 SPL 제빵 공장 끼임 사망사고, SGC이테크건설 안성물류창고 시공현장 붕괴사고 등 끊임없는 안전사고 발생으로 정부 및 지자체의 사회안전 분야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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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 참사 이후 행정안전부는 밀집도 모니터링이 가능한 ‘현장인파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지능형 CCTV’ 기능으로 영상분석 솔루션 설정을 통해 ‘피플카운팅 기능’과 ‘군집 기능’을 활성화시킨 것이다. 이 기능은 2명 이상의 밀집 상황을 파악해 위기 단계 시 경보음을 울리고 관제센터에 응급상황을 알리는 구조이다. 특히, 지역축제나 성탄절, 어린이날 등 인파가 몰릴 것이 예상되는 날과 장소에 해당 CCTV 화면을 통해 전담 관제요원이 집중 모니터링하고, 단계에 따라 대응한다.
CCTV는 높은 범죄예방 효과와 시민 안전의식 증대에 따라 설치 대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데, 이제는 CCTV보다 진화된 버전인 ‘지능형 CCTV’가 공공기관에 주로 설치되고 있다. ‘지능형 CCTV’는 촬영 영상을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전문적으로 상황을 분석한다. 이는 사고가 발생하기 전 사전 예방과 빠른 대응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 공공기관이나 지자체의 경우, 통합관제센터를 통해 즉각적인 대처가 이루어져 긴급 상황 발생 시 ‘골든타임’ 확보가 가능하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지난해 7월부터 시험·인증단계를 거친 지능형 CCTV의 대표적인 기능을 기존 7종(△배회 △침입 △유기 △쓰러짐 △싸움 △방화 △마케팅)에서 드론(무인항공카메라)를 활용한 △실종자 수색 △익수자 수색 △화재 탐지 3종을 추가해 총 10종으로 확대했다. 각 기능들은 영상분석을 통해 이상징후로 감지되는 행동양식을 기준으로 구분한다. 그렇다면 지능형 CCTV는 어떤 행동들을 사전에 위험으로 인지하는지 그 기능들을 자세히 알아보자.
첫째, ‘배회’ 기능이다. 1명~3명의 사람이 특정 공간에서 10초 이상 머무르는 현상에 대해 이상 행동을 감지하는 기능으로 △스토킹, 데이트폭력, 가정폭력 등의 범죄에 노출된 피해자 보호 △위험한 환경에 노출된 치매 노인 △특정 집단 대상을 범죄 목적으로 접근하는 경우 등을 분석할 수 있다. 실제 배회 동선이 파악된 치매 노인을 가족 품에 돌려보내거나 1인 여성 가구 밀집 지역을 배회한 불법 촬영한 범죄자를 검거한 사례가 있다.
둘째, ‘침입’ 기능이다. 펜스, 담장, 창문 또는 금지지역 등을 침입하는 상황을 감지해 △성범죄, 스토킹 등의 범죄에 노출된 피해자 보호 △무인매장 사고(기물파손 등) △도난방지 등 외부인 침입의 긴급 상황을 실시간으로 알리는 기능이다. 무단침입을 시도하는 것만으로도 이상 행위로 인식해 관제센터에 알려 더 큰 피해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셋째, ‘유기’ 기능이다. 쓰레기, 가방과 같은 사물을 유기(투기)하는 상황을 감지해 △쓰레기 무단 투기 △도난 물품 투기 △영아·시신 유기 등의 범죄 정황을 밝힐 수 있다. 최근 한파에 신생아를 유기한 여성을 긴급체포하는 데도 CCTV가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넷째, ‘쓰러짐’ 기능이다. 사람의 머리가 땅바닥에 닿는 상황을 감지해 응급상황을 알린다. 사람·차량 등의 객체를 식별하고 분석해 기존 CCTV의 문제점이었던 사물·동물을 사람으로 인식하는 오판독 확률도 낮췄다. △사람이 쓰러지는 모습 △응급 또는 범죄 현장 상황 등에 대한 신속한 판단이 가능하다.
다섯째, ‘싸움’ 기능이다. 2명~6명 이상 사람의 팔·다리가 5초 이상 겹치는 상황을 감지해 △학교폭력 △폭행 등의 이상 징후를 관제센터에 알린다. 학교의 경우 폭력 행위 감지 시 학교 관계자나 담임선생님에게 경보를 알리는 사회안전 시스템이다. 현재도 활발하게 도입되고 있다.
여섯째, ‘방화’ 기능이다. 사람이 불을 내는 상황을 감지하는데 △범위 내 강한 빛 △연기식별이 가능해 화재 발생 시 즉각 대응이 가능하다.
일곱 번째, ‘마케팅’ 기능이다. 이 기능은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시스템’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은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를 정리하고 분석해 기업의 결정을 돕는다. 특정 영역에서 다수 인원의 입·퇴장을 기준으로 △피플카운팅(매장 고객 계수) △마트 계산대 대기열 분석 등 기업 데이터 분석에 효과적으로 활용된다.
다음은 추가된 기능인 여덟 번째, ‘실종자 수색’과 아홉 번째, ‘익수자 수색’이다. 경찰이나 소방의 수색활동은 인력 부족과 환경적인 한계가 있다. 그러나 무인항공기 드론을 활용한 수색 활동과 영상분석 기술을 적용해 실시간으로 빠른 상황 파악이 가능하다. 주로 △재난·조난 구조 등에 활용된다.
마지막 열 번째, ‘화재 탐지’ 기능이다. 화재로 인한 재산 및 인명피해를 조기에 발견하고 조치할 수 있으며, △불꽃 또는 연기 감지 △정확한 화재지점 파악으로 빠른 진화를 돕는다.
기존 CCTV는 각종 범죄와 화재, 사고 등을 영상으로 감시하고 기록하는 정도의 역할만 수행했지만 첨단기술인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기술 등과 융합하며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세밀한 영상분석 기술을 활용해 이상행위를 탐지하고 관제센터에 응급상황을 알리는 ‘안전지킴이’ 역할까지 수행한다. 실제 범죄자들을 잡는 ‘일등공신’의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렇듯 CCTV는 ‘지능형’이라는 기능을 더해 ‘단순 사후 조치’가 아닌 ‘사전예방’을 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다. 보다 스마트하게 실시간 상황 뿐 아니라 과거 패턴 분석을 통해 미래 예측도 가능해 효과적인 예방 솔루션 구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10.29 참사 이후 인파 밀집도에 따른 안전관리에 대해 정부와 지자체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현장인파관리 시스템’이 도입된 만큼 지능형 CCTV의 ‘밀집 모니터링’ 기능은 그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밀집 지역 내 효과적인 인파관리를 위한 지능형 CCTV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어 KISA에서 시험·인증하는 지능형 CCTV 기능 항목에 ‘밀집 모니터링’이 추가될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소미 기자(boan4@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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