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일의 분단국 대한민국, 테러 안전국 타이틀에 안주하면 안돼
[보안뉴스 엄호식 기자] 다가오는 9월 11일은 전 세계를 경악하게 했던 9.11테러가 발생한 날이다. 9.11은 전 세계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던 테러 사건이지만 20여년이 지난 지금에는 그저 다른 나라에서 벌어진 과거형의 사건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세계다크투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9.11 테러를 다시 조명해보는 계기가 됐다.

▲JTBC 세계다크투어 9.11 테러편 방송화면[사진=JTBC 세계다크투어 방송화면 캡쳐]
우리가 보편적으로 알고 있는 것은 테러리스트들이 비행기를 납치해 미국 뉴욕의 상징이었던 쌍둥이빌딩(세계무역센터)을 차례대로 타격한 데 이어 미국 국방의 심장부인 ‘펜타곤’까지 공격했다는 사실이다. 이 테러로 인해 사망자 2,977명, 부상자는 6,000여명(공식 집계)에 이르렀다.
하지만 방송을 통해 본 테러리스트들의 행적은 놀랍고 충격적이었다. 먼저 비행기를 탈취하고 조종하기 위해 미국의 비행학교에서 교습을 받았으며, 두 번째로 공격 타깃이었던 뉴욕과의 비행시간과 거리를 최소화할 수 있는 보스턴에서 출발하는 비행기를 납치했다.
세 번째로 비행기 납치가 쉽도록 이용자가 적은 아침 일찍 출발하는 비행기(오전 7시 59분 출발, 오전 8시 14분 출발)를 선택했으며, 네 번째로 충돌 시 화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연료를 많이 저장하고 최소한으로 소비할 수 있는 보스턴에서 로스앤젤레스까지 가는 장거리 노선의 비행기를 납치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뉴욕 세계무역센터 빌딩에 테러가 발생한 지 약 35분 후, 세 번째 비행기가 미국 국방부인 펜타곤에 충돌했는데, 3번의 비행기 테러는 모두 1시간여 만에 이루어졌다.
이 과정에서 안타까웠던 것은 테러를 주도한 테러범들이 공항 보안검색대의 금속탐지기에 걸렸고, 소지하고 있던 흉기까지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지금처럼 보안검색이 철저하지도 않았고 얼마 남지 않는 비행기 출발시간에 쫓겨 통과를 묵인한 것이 21세기 최악의 테러라는 결과를 받아들게 했다.

▲워싱턴DC 테러를 막아낸 40명의 승객[사진=JTBC 세계다크투어 방송화면 캡쳐]
2001년 9월 11일에는 세 건의 테러 외에 하나의 테러가 더 예정돼 있었다. 같은날 샌프란시스코로 향하던 유나이티드93기가 수도인 워싱턴 DC로 기수를 돌렸지만 비행기에 타고 있던 40명의 승객이 테러범들과 사투를 벌였다. 이에 테러범들은 테러를 포기하고 906㎞의 속도로 팬실베니아주 평지에 떨어졌고 비행기는 산산조각났다.
세계다크투어 9.11 테러편은 단순히 사건의 나열과 정황만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당시 현장의 참상과 더불어 사고 현장에서 살아남은 이들과의 인터뷰, 그리고 상처를 이겨내고 극복하고 있는 현재의 모습까지 담아냈다.
많은 이들이 테러는 남의 나라 일이고, 우리나라에서는 발생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21년 8월까지 발생한 테러 관련 신고는 총 3,056건에 이르렀다.

▲2018~2021년 8월까지 테러 관련 신고 건수[자료=경찰청]
2018년 171건이었던 신고 건수는 2019년 542건, 2020년 1,191건으로 늘어났으며 2021년 8월까지 1,152건에 달하며 3년 새 신고 건수가 10배 가까이 늘었다. 그리고 2019년부터 2021년 8월까지 신고 종류별로 살펴보면 드론이 38.6%(1,114건)로 가장 많았으며, 탄피·포탄 신고가 36.9%(1,066건), 폭발물 13.1%(379건), 총기 6.6%(189건) 등이었다.
우리나라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 절대 테러 안전국이 아니다. 이는 ‘테러가 발생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테러에 대해 인지하고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2003년 192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구지하철 참사도 휘발유가 든 병에 불을 붙여 일어난 방화로 시작됐다. 혹자는 대구지하철 참사가 무슨 테러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테러는 ‘사회정치적 이유로 폭력을 가해 사회에 대규모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파괴 행위’라는 의미로 쓰인다.
더욱이 최근에는 드론 테러를 비롯해 차량 돌진테러나 화학무기 테러 등 테러의 방법과 수단은 갈수록 늘어나고 고도화되고 있기에 우리도 경계 태세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 더불어 다양한 테러 발생 시 행동요령 등을 미리 습득해 놓는 등의 노력과 의식 개선이 필요하다.
[엄호식 기자(eomhs@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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