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상 대표 등 임직원 사과
[보안뉴스 한세희 기자] SK텔레콤이 이번 해킹 사고로 불안감을 느끼는 고객에 대해 유심 칩을 무상 교체해 준다.
유영상 SKT 대표는 25일 서울 을지로 SKT 본사에서 열린 고객 보호조치 강화 관련 설명회에서 “28일 월요일부터 원하는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유심 카드 무료 교체 조치를 시행한다”고 말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25일 서울 SKT타워에서 이용자 유심 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자료: 연합]
유심 교체는 전국 T월드 매장과 공항 로밍 센터 등에서 가능하다. 신청자가 몰려 당일 교체가 어려울 경우, 예약해 두고 순차적으로 교체를 받을 수 있다. 자비로 이미 유심 카드를 교체한 고객에겐 비용을 돌려준다. 알뜰폰 사용자도 무료 유심 교체가 가능하다.
SKT는 해킹 사실이 알려진 후 유심을 다른 기기에 삽입하면 쓸 수 없게 만드는 유심보호서비스를 무료로 돌렸다. 또 유심 정보가 불법 복제돼 쓰이는 징후가 발견되면 이용을 차단하는 비정상인증시도차단(FDS)을 최고 수준으로 격상하는 등 소비자 보호 조치를 강화했다.
하지만 갑자기 신청자가 몰리면서 고객들이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유심보호서비스엔 22-24일 206만명이 신규 가입해 누적 가입자가 240만명으로 폭증했다. 또 소비자 사이에선 유심 카드 교체가 해킹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종운 SKT 인프라전략본부장은 “유심보호서비스와 FDS를 결합하면 유심 교체에 준하는 효과가 있다”며 “고객이 생각하는 불안감을 최종적으로 해소한다는 의미에서 추가 선택지를 제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SKT 해킹 사고 관련 고객 보호 조치 [자료: SKT]
유영상 대표는 “고객 정보를 보호할 책무가 있는 국가기간통신사업자로서 깊은 유감과 책임을 느낀다”며 “유심 불법 복제와 부정 사용을 막기 위한 기술을 강화하고, 5월 중 해외 로밍 중에도 유심보호 기능을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등 우려가 해소될 때까지 2중, 3중의 안전장치를 계속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유심 교체 비용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유심 교체 희망자 수를 예측하기 어렵고, 공급사와 계약 문제도 얽혀 있기 때문이다. 업계 추정 비용은 최대 2000억원 내외. 추후 집단소송 등에 따른 천문학적 배상액에 비하면 싸게 막는 셈이란 게 법조계 반응이다.
국내 빅로펌 소속 한 정보보안 전담 변호사는 “이번 사태는 사실상 전 인구의 절반을 상대로 한 초거대 집단소송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사안”이라며 “유심 교체 정도로 생색 낼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SKT는 유심보호서비스 등 고객보호 조치 안내 문자를 발송했다. 디지털 취약계층엔 상담센터에서 직접 연락했다. 어제까지 문자 총 160만 건을 발송했다. 오늘부터는 하루 500만명으로 발송 대상을 확대한다.
[한세희 기자(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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