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뉴스 김성미 기자]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최근 전 세계 영상보안 산업은 인공지능(AI)과 딥러닝부터 사생활보호 기술의 발전까지 광범위한 기술 혁신을 맞고 있다. 소비자와 공급자, 영상보안장비의 상호작용을 통해 진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안산업의 성장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같은 변화에 따라 2018년 국내외 영상보안 카메라 시장을 관통한 트렌드를 본지가 정리했다.
[사진=iclickart]
올해 영상보안시장은 4차 산업혁명 기술과의 융합이 활발해지며 기술 진화가 두드러진 한 해였다. 2018년 한 해 동안 AI와 딥러닝의 영상보안시장 진입은 더욱 심화돼 지능형 영상분석(VA) 기술이 개선되고 고도화되는 데 일조했다. 오탐지로 악명을 떨쳤던 알람 모니터링도 기술 향상에 따라 신뢰도를 조금씩 회복해 나가며 영상보안과의 조화를 이뤄가는 모습을 보였다.
스마트시티 구축이 활발해지면서 CCTV가 사회와 개인의 안전에 더욱 밀접하게 작용하기 시작했고, 이를 통해 모인 CCTV 영상 빅데이터의 활용과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문제도 더욱 큰 관심을 받았다. CCTV를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어떻게 사용하고 보호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더욱 활발해졌다. IP 카메라 사용 확대로 해킹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개인 영상 데이터 보호에 관심이 높아진 까닭이다. 이에 따라, 정부의 관련 대책 마련 움직임이 이어지고, 업계의 대응도 빨라졌다.
성숙기를 맞이한 국내 영상보안시장에서 새로운 틈새시장을 모색하기 위한 움직임도 활발했다. 업계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한 융복합 제품과 버티칼 시장향 특수 카메라를 잇달아 선보이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1인 가구용 서비스, 산불·화재감시용 카메라, 방폭 카메라, 차량용 PTZ 카메라 등이 새로운 시장 공략을 위해 쏟아져 나왔다.
AI·지능형 영상분석 제품의 출시 확대
한때 ‘지능형’이라 불렸던 제품들은 이제 ‘AI’란 옷으로 갈아입었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의 진화에 따른 변화다. AI, 딥러닝, 머신러닝, 빅데이터 등 기술이 진화하면서 영상 빅데이터를 분석해 새로운 부가서비스를 선보이는 것은 이제 하나의 산업 흐름이 되고 있다. 피플카운팅 같은 비즈니스 분석은 기본이다.
특히 영상 빅데이터와 AI, 딥러닝을 활용한 영상분석 기술의 발전으로 지능형 영상분석 제품의 출시는 더욱 확대되는 경향을 보였다. 물리보안 시장의 무게 중심이 기술 평준화를 이룬 하드웨어에서 경쟁 요소가 남아 있는 소프트웨어로 넘어가는 현상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는 것이다.
전통적인 CCTV 제조사들도 AI 또는 지능형 영상분석 기술 개발에 동참하고 있고, 2018년을 기점으로 더욱 다양하고 심화된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2019년에도 이같은 경향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지능형 영상분석 기술이 영상보안 카메라의 필수 기능으로 거듭나고 있는 모습이다. 글로벌 기업 가운데서는 보쉬시큐리티시스템즈의 행보가 눈에 띈다.
보쉬시큐리티시스템즈는 모기업의 자율주행차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능형 영상분석에서 탁월한 기술력을 선보였다. 지능형 영상분석은 자율주행차의 눈의 역할을 하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특정 데이터에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정보를 제공해 주는 메타 데이터 기술이 추가돼 보안 규칙을 설정해 관리할 수 있고 카메라 스스로 장면을 이해하는 것이 보쉬시큐리티시스템 기술의 특징이다.
국내 주요 제조사들도 자체 지능형 영상분석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상품을 다수 선보였다. 한화테크윈은 자체 통합 관리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효율적인 영상정보 운영과 다양한 지능형 영상분석, 이벤트 검색을 할 수 있게 했다. 이 기술을 사용하면 채널별 지능형 영상분석도 가능하다.
특정 시리즈 제품과 연동하면 비명소리 등 이상 음원을 감지하고 이벤트 알람도 전송해 주는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아이디스, 이화트론 등 전통적인 국내 영상보안장비 제조사들도 중장기적으로 지능형 영상분석 기술을 차세대 엔진으로 삼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관련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아이디스는 영상분석 기술을 활용한 토털 솔루션 신사업 진출을 통해 ‘AI + 아이디스’라는 AI 리딩 기업으로써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으며, 이화트론도 2019년 중요한 사업 계획으로 AI 기술 확보를 꼽고 있다.
스마트시티 대응 제품 출시 늘어
올해 국내외에서 중요한 화두 중 하나였던 스마트시티는 국내외 영상보안장비 업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가장 중요한 사업일 뿐 아니라, 행정안전부가 추진하는 CCTV 통합관제센터 구축 사업이 마무리 단계인 상황에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돌파구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영상보안 업계에서는 스마트시티 사업에서 장점을 드러낼 수 있는 통합보안 기술을 다수 선보였다. 각 지방자치단체가 제공할 스마트시티 서비스에 필요한 다양한 부가기능에 부합하기 위해서다.
통합보안 관리와 감시를 위한 강력한 확장과 간편한 통합이 가능한 솔루션과 다양한 알람 간편 제어 기능이 다수 선보였다. 스마트시티에서의 영상보안 강화를 위해 아이디스는 관제센터 등의 통합보안 관리와 감시환경에 최적화된 엔코더를 선보여 소매점의 포스나 엘리베이터 관제 서버, 소방 관제 서버와도 연동되는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이밖에도 스마트시티 구현에 필요한 각종 알람장비를 NVR이나 VMS에 연동해 통합감시·제어가 가능한 알람 박스도 선보였다. 영상을 연동하고 각종 알람장비의 센서 값을 입력받아 손쉬운 통합관리가 가능하도록 도와주는 기술이 적용된 제품이다.
비콘 위치 정보 기반 사물인터넷(IoT) IR 카메라도 등장했다. 한화테크윈이 선보인 이 제품은 기존 보안 카메라 망을 활용하지만, 비콘 스캐너 기술을 더해 다양한 위치기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어린이 통학 확인이나 등산객의 위치 파악, 심야 여성 안심 귀갓길 지원 등에 적합한 기술이 접목됐다. 어린이와 치매노인 등 사회적 약자들 보호하는 데도 알맞다. 다양한 단말기가 송출하는 위치 정보를 주기적으로 전달받으며 일정 거리를 벗어나면 알람도 전송받을 수 있어 스마트시티에서 생활안전을 도모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카메라가 이상행동을 감지해 영상을 자동 이전하고 이상행동을 추적해 빈틈없이 모니터링할 수 있게 하는 기술도 시장에 등장했다. 이를 통해 움직임 감시와 배회 감지, 얼굴인식 등 다양한 지능형 영상분석을 지원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기술과의 융복합 심화
영상보안 부문과 4차 산업혁명 기술과의 접목을 통한 기술 융복합은 더욱더 다채로워지고 있다. 이를 통해 IP 카메라의 활용도 확대되는 경향이다. 영상보안과 출입통제의 융복합을 통한 빌딩 관리는 이제 보편화되고 있다. 영상보안 시스템과 완벽히 호환되는 융복합 출입통제 시스템이 등장하고 영상보안과 출입통제, 생체인식 기능이 하나로 융합된 스마트 비디오 도어벨이 나와 출입통제와 근태관리 등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들을 통합 영상관리 소프트웨어나 화재관리 시스템 등과 연동하면 통합 모니터링과 제어도 가능해 사용자에게 보안과 편리함을 제공하고 있다. 이런 출입통제 기기에는 얼굴과 지문 등 생체인식 기술도 활용돼 물리보안 시장 파이를 함께 키워가는 모습이다.
한편, IP 카메라의 보급이 개인에게까지 확대되면서 영상 빅데이터를 보호하기 위한 사이버보안에 대한 관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다양한 프라이버시 기술도 크게 발전하고 있다. 영상보안과 출입통제, 자동 차량번호판 인식(ALPR), 통신(인터컴, 오디오), 영상분석을 하나로 통일한 오픈-아키텍처 플랫폼 등이 출시되고 있으며, 영상 비식별화와 영상 프라이버시 복원 방지 기법의 개발도 활기를 띠고 있다.
틈새시장 공략 제품 출시 다양화
1인 가구·소호시장 공략 서비스들
국내외 영상보안시장 성숙도에 따라 새로운 틈새시장 개척과 공략을 위한 기술도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기존에는 CCTV가 도시 방범이라는 공적 영역에만 머물러 있었다면, 이제는 ICBM(IoT·Cloud·Bigdata·Mobile) 등 4차 산업혁명 기술과 결합을 통해 1인 가구나 보안 서비스를 사용하기 어려운 소매점을 위한 B2C로 영역을 확대해 나가는 모습도 보인다. 반려동물과 미성년 자녀, 홀로 계신 부모님 등 다양한 대상을 타깃으로 하는 서비스들이 시장에 상륙했다.
이런 서비스는 갖추기 부담스러운 저장장치는 빼고 클라우드나 SD카드를 활용하거나, 비용이 많이 발생하는 출동경비 서비스는 제외하고 개인의 PC나 스마트폰으로 관제할 수 있게 하는 등 진입장벽과 가격부담을 낮춘 게 특징이다. 이동통신사의 자회사거나 관계사인 경우 이동통신비나 IP TV 등 여러 가지 상품과 한데 묶은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이 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활용되는 기술은 클라우드와 IoT다.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실시간으로 감시할 수 있게 하겠다가 이 서비스의 지향점인 만큼 이를 활용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SK텔레콤(SKT)과 그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 등은 SKT의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영상보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올해 SKT에 인수·합병된 ADT캡스도 내년부터는 SKT의 4차 산업혁명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신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KT텔레캅과 KT의 후속 대응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으며, 국내 통합 보안 서비스 1위의 에스원과 LG유플러스의 협력 등도 점쳐지고 있다. 이밖에도 약국처럼 민감한 고객정보를 관리하는 소매점을 공략하기 위한 물리보안과 정보보안을 함께 묶은 서비스도 출시됐다.
산불·화재감시용 카메라 ‘눈길’
지난 겨울 건조한 날씨로 주말마다 화재가 발생하다시피 하면서 산불과 화재감시 분야를 공략하는 카메라들도 큰 주목을 받았다. 산불·화재감시용 카메라는 일반적으로 ①연기나 화염을 감지하거나 ②열화상 센서로 온도를 감지하는 2가지 방식을 채택한다.
산불·화재감시용 카메라로 2017년 여름 서울 관악구 삼성산에서 발생한 화재에서 큰 역할을 한 제품은 보쉬시큐리티시스템즈와 엑시스커뮤니케이션즈의 카메라였다. 보쉬시큐리티시스템즈의 제품은 일체형 적외선·백광 투광기가 장착돼 밤낮에 상관없이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게 한 것 특징이다.
또한, 보쉬시큐리티시스템즈는 산불과 화재 감시를 위해 광학 30배 줌 광학 카메라와 열화상 카메라를 함께 탑재해 연기로 시야가 보이지 않을 때는 열화상 화면으로 전환해 감시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엑시스의 네트워크 카메라는 산의 열악한 조도 환경을 극복할 수 있는 WDR-포렌식 캡처 기술과 라이트파인더 기술을 적용해 심한 역광에서도 노이즈 없는 선명한 영상을 제공하며, 빛이 거의 없는 저조도에서 라이트파인더의 높은 감광성을 이용해 고품질 컬러 영상을 지원한다.
2018년 시장에 소개된 방재 시스템 가운데는 CCTV로 수집한 영상을 분석해 감시 장소의 침입자와 분실물을 파악하는 방범 기능은 물론 화염이나 연기까지 감지해 화재 여부를 판단하는 장비도 있었다. 실시간으로 입력되는 영상에서 화염과 연기 특성을 검출하는 방식을 채택해변화 영역을 추출한 뒤 변화 영역이 화염이나 연기의 특성을 갖고 있는지를 파악해 화재 발생을 감지하는 기법을 사용했다.
평소에는 일반 보안 카메라지만, 영상분석을 통해 연기나 불꽃을 인식하면 관리자에게 경보를 발령하는 지능형 통합 시스템이다. 가시광선 센서와 열화상 센서를 함께 활용해 효과적으로 산불을 감시할 수 있는 카메라도 있다.
가시광선 카메라로는 원거리의 산불을 상세하게 모니터링하며, 열화상 카메라로는 VGA급 이미지 센서를 적용해 넓은 화각으로 야간의 산불을 탐지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여러 가지 컬러 모드를 지원함으로써 사용자가 원하는 컬러 팔레트를 선택해 화재를 모니터링하는 방법도 화재감시 시장에 제안됐다.
고부가가치 창출 위한 다양한 특수 카메라
CCTV 제조사들은 가격을 무기로 한 중국 기업과의 경쟁에서 벗어나기 위한 블루오션 전략의 하나로, 방폭 카메라 등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특수 카메라 시장에 속속 진입하고 있다.
방폭 카메라란 카메라의 내부 폭발에도 외부 상황에 영향을 주지 않는 카메라를 가리킨다. 이주요 타깃 시장은 오일·가스 산업이다. 오프쇼어 플랜트와 수송용 선박, 온쇼어 LNG 저장소, 석유화학 정유시설, 선박 등에 방폭 카메라가 설치된다.
이 시장 공략에 나선 회사들은 아베크 솔루션과 인더스비젼, 인사이트테크놀러지, 유진시스템코리아, 펠코 바이 슈나이더일렉트릭 등이다. CCTV 제조사들 가운데는 초고온·초저온·고위험 환경에서 견디는 특수 카메라를 선보이며 틈새시장을 주 무대로 삼는 회사도 있다.
영국전자는 ①노(爐) 내부 감시 카메라와 ②초저온 감시 카메라 ③방폭 어안 카메라 등 3가지 주력 제품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노 내부 감시 카메라는 초고온(1800℃) 상태의 노를 관찰하는 데 쓰인다. 주 사용처는 발전소나 제철소, 시멘트 공장, 유리공장 등 초고온 상태의 작업환경이다. 초저온 감시 카메라는 영하 170도의 초저온 상태의 LNG 저장 탱크나 냉동창고 등에서 쓰인다. 방폭 어안 카메라는 폭발이나 인화 위험이 있는 지역에서 사용한다.
차량번호인식 카메라도 새로운 니치마켓을 찾기 위해 탄생한 제품이다. 이 시장에서는 가시와 사라다, 원우이엔지 등이 활약하고 있다. 원우이엔지는 차량용 PTZ 카메라를 선보이며 틈새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소방차와 장갑차, 경찰차, 주정차 단속차량 등의 지붕에 탑재되는 카메라의 수요가 최근 들어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이 시장향 기술을 적용한 새로운 카메라를 선보이게 된 것이다.
움직이는 차량에 설치되는 제품인 만큼 차량 진동과 불안전한 전원, 기계 및 전자적 간섭에 대한 비디오 노이즈, 차량 움직임에 따른 관성 및 풍량, 높은 레벨의 방진·방수 설계가 요구됐다. 한편, 에스원과 보쉬시큐리티티스템 등은 터널이나 교각 등의 화재로 심한 연무가 발생하는 상황을 감시하기 위한 영상보안 기술을 선보였다. 이밖에도 국내 기술로 개발된 업계 최고배율 55배 줌렌즈를 적용한 2메가픽셀 IR PTZ 카메라가 시장에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한화테크윈은 자체 광학기술로 탄생시킨 이 카메라가 이 도시안전과 항만·공항 등 광역 모니터링이 필요한 곳에서 쓰일 수 있다며, 원거리 객체 인식은 약 700m, 차량은 약 450m, 얼굴은 약 170m의 거리에서도 식별할 수 있는 기능을 갖췄다고 소개했다.
이처럼 CCTV 업체들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과 아이디어를 접목한 제품 개발에 고심하고 있다. 보안 기술이 모든 산업에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자리잡아가면서 영상보안 산업도 각 버티칼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맞춤형 기술 개발을 위해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2019년에는 더욱 다채로운 결과물들이 영상보안시장에 등장할 것으로 기대가 모아진다.
[김성미 기자(sw@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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