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한화·KB 등, 보안 기업과 손잡고 예방과 대응 결합한 능동형 인슈어테크 상품 출시
보장 한도 현실화 및 사고 데이터 공유 등 시장 활성화 위한 제도적 뒷받침 절실
[보안뉴스 조재호 기자] 지난해 대규모 침해사고가 잇따르며 기업의 사이버 위협은 ‘피할 수 없는 상수’가 됐다. 이와 관련해 사고 발생 이후 재무적 타격을 최소화하는 보험 대책이 2026년 보안 전략의 핵심으로 부상했지만, 여전히 많은 기업은 보장 범위와 가입 절차조차 생소해하는 ‘심리적 장벽’에 가로막혀 있다.

[출처: gettyimagesbank]
한국화재보험협회(KFPA)가 발표한 ‘2025년 사이버보험 인식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보안 담당자의 67.7%가 사이버보험을 인지하고 있으나 실제 ‘사이버보험’ 가입률은 6.9%에 그쳤다. 의무보험 가입률인 18.9%를 포함하더라도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의 원인으로 사고 예방 효과에 대한 의구심과 비용 부담을 꼽는다. 하지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2026년 4대 보안 위협 전망’에 따르면, AI 기반 고도화된 공격과 클라우드·EOS 시스템 취약점 공격이 일상화될 것으로 예상되어 재무적 손실 보전과 사이버 회복탄력성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보험 업계는 단순한 위험 전가(Risk Transfer)를 넘어, 보안 수준을 진단하고 사고 예방을 돕는 ‘능동형 보험’ 모델로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화재와 한화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이 보안 기업과 결합한 인슈어테크(Insurtech) 상품을 선보이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업계 최초로 국문 약관 기반의 중소기업 전용 상품을 출시해 접근성을 높였다. 대형 고객사의 경우, 무상 사이버 위협 보고서를 제공해 보안 진단부터 사고 시 예상 손실액 추정까지 체계적으로 지원한다. 특히 S2W, 팔로알토 네트웍스 등 글로벌 보안 기업과 협업해 다크웹 정보 유출 탐지 등 17종의 전문 보안 서비스를 제공하며 ‘종합 디지털 안전망’을 구축했다.
한화손해보험은 기업보험 부문 내 ‘사이버RM센터’를 신설하고 법률 및 기술 컨설팅이 결합된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티오리(Theori), 법무법인 세종과 협력해 전문 보안 점검부터 사고 시 법률 대응까지 아우르는 대응 체계를 마련한 결과, 관련 매출이 전년 대비 100% 증가하는 등 시장의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현대해상은 스틸리언과 협력해 사이버보험 고객을 대상으로 공격자 관점의 모의 침투 테스트 서비스를 추가했다. 테스트 결과를 바탕으로 고객사의 보안 수준을 분석해 맞춤형 리스크 관리 방안을 제시한다. 지난 2024년 중소기업 대상 상품에 이어 사이버보험 제품군을 지속 고도화하고 있다.
KB손해보험은 보안 사각지대에 놓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에 집중한다. 안랩(AhnLab) 등 국내 대표 보안 기업과 협업해 보험 가입 전후 보안 취약점 진단 솔루션을 연계 제공하며, 복잡한 심사 절차를 간소화한 ‘온라인 간편 가입 시스템’을 통해 가입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사고 발생 시에는 전문 인력의 원인 분석부터 복구 비용, 법률 상담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한다.
다만, 시장 활성화를 가로막는 제도적 한계는 여전하다. 현행 정보통신망법상 의무 가입 대상의 보장 한도는 최대 10억 원으로 설정되어 있다. 이와 관련 국회 입법조사처는 ‘사이버보험 활성화를 위한 제언’ 보고서를 통해 현행 최저 가입 금액 기준이 대규모 침해 사고의 피해 복구 비용을 감당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오히려 낮은 기준이 기업들로 하여금 ‘면피용 가입’을 유도한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시장 활성화를 위한 과제로 △기업 규모와 데이터 가치에 비례한 보장 한도 현실화 △보험사와 보안 전문 기관 간의 사고 데이터 공유 체계 구축 △가입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 도입을 제시했다.
보안 업계 관계자는 “사고 경험이 부족한 기업은 시스템 복구 비용만 계산하지만, 실제로는 비즈니스 중단(Downtime) 손실과 규제 대응, 브랜드 가치 하락 등 잠재적 비용이 훨씬 크다”며 “성숙한 조직일수록 사이버보험을 보안 투자와 함께 재무적 회복탄력성을 완성하는 필수 보완재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AI 위협이 고도화되는 상황에서 경영진은 사이버보험을 단순 비용이 아닌 리스크 관리를 위한 필수 투자로 인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재호 기자(sw@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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