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이어 발생한 대규모 해킹 사고로 인해 ‘보안’이 이제 전 산업에서 꼭 필요한 기반 인프라가 되고 있고 국민들의 일상생활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에 <보안뉴스>는 중앙대학교 산업보안학과 김정덕 명예교수의 연재를 통해 일상과의 비유를 바탕으로 보안의 여러 이슈를 짚어보고,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디지털 대전환 시대의 보안 패러다임과 지속가능한 보안을 위한 거버넌스와 리더십을 고민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편집자주]
[연재목차 Part 1. 보안 다반사- 보안, 일상과 비유에서 길을 묻다]
1. 골프 지혜로 배우는 사이버 레질리언스
2. 케데헌 현상에서 배우는 사이버 보안문화
3. 트럼프발 ‘각자도생’ 시대, 한국의 디지털 안보 전략은?
4. 자전거 라이딩과 사이버 보안
5. 불꽃야구로 본 사이버 보안
6. 한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7. 나무의 전략에서 배우는 보안의 지혜
8. 기술중독, 사이버 보안의 새로운 위협
9. 워렌 버핏에게 배우는 사이버 복원력 원칙
10. 내면의 방패, 마음챙김
11. 따뜻한 보안교과서, 육아
12. 손흥민의 리더십과 사이버 보안
13. 의학 3.0시대, 보안의 새로운 지평
[보안뉴스= 김정덕 중앙대 산업보안학과 명예교수/인간중심보안포럼 의장] 사이버 위협이 고도화될수록 보안관리자는 정보의 홍수와 책임의 무게 속에서 흔들리기 쉽습니다. 이런 때 필요한 것은 외부의 기술적 방패만이 아니라, 흔들림을 버티는 내면의 방패입니다. 마음을 다스리는 ‘마음챙김’(Mindfulness)은 스트레스를 줄이고 역량을 회복시키는 실천적 도구입니다.

[자료: AI Generated by Kim, Jungduk]
마음챙김이란 무엇인가?
마음챙김은 고대 불교 명상에 뿌리를 둔 수행법으로, 이는 "매 순간순간의 알아차림"을 의미합니다. 현대 심리학에서는 “현재 순간에 의도적으로 주의를 기울이되, 판단하지 않고 경험하는 심리적 과정”으로 정의합니다. 마음챙김은 단순히 긴장을 푸는 휴식과는 구별됩니다. 이는 ‘자동조종 모드’(automatic pilot mode)에서 벗어나 의식적으로 현재를 자각하는 훈련입니다. 인내, 초심, 신뢰, 수용, 내려놓음과 같은 특정 태도를 가지고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합니다.
보안관리자에게 주는 내면의 효익
마음챙김은 현대의 과도한 스트레스 환경에서 정신적 웰빙을 회복하는 검증된 방법으로서, 뇌과학과 임상 연구는 불안·우울·스트레스 감소에 효과가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기업 현장에서도 창의성과 스트레스 관리 수단으로 채택되고, 특별한 장비 없이 호흡·걷기·일상 알아차림으로 시작할 수 있다는 점도 대중화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마음챙김의 이점은 고도의 집중력과 분석력, 그리고 급변하는 위협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이 요구되는 보안 전문가에게 다음과 같은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1) 스트레스 관리 및 회복탄력성 강화: 보안 분야는 예측 불가능한 위협, 긴급 대응, 막중한 책임감 등으로 인해 스트레스 수준이 매우 높은 직종입니다. 마음챙김은 스트레스 반응을 조절하고 심리적 안정감을 찾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현재에 집중하면 부정적 생각의 고리를 끊고 감정을 객관화할 수 있습니다. 이는 번아웃을 예방하고 장기적인 직무 만족도를 유지하는데 기여합니다.
2) 집중력 및 의사결정 능력 향상: 보안 위협 분석, 침해 사고 대응, 보안 정책 수립 등의 업무는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합니다. 마음챙김은 주의를 산만하게 하는 요인들로부터 주의력을 현재 과제에 집중시키는 훈련입니다. 이를 통해, 압박 속에서도 침착하고 명료한 의사결정을 돕습니다. 마음이 고요하고 명료해지면 문제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이 향상될 수 있습니다.
3) 관성적 사고 탈피와 창의적 문제 해결: 사이버 위협은 끊임없이 진화하기에, 과거의 방식이나 틀에 박힌 사고로는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렵습니다. 마음챙김은 반복되는 사고의 틀을 객관적으로 인식하게 하여 새로운 가능성에 마음을 열도록 돕습니다. “관성적인 대응이야말로 진짜 위협”이라는 지적처럼,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다양한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능력은 창의적인 해결책의 기반이 됩니다.
4) 감정 조절 능력과 협업 역량 강화: 긴급한 위기 상황일수록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평정심은 보안 전문가의 핵심 역량입니다 마음챙김은 자신의 감정을 판단 없이 알아차리는 연습을 통해 감정 조절 능력을 길러주고,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을 높여 팀원 간의 소통과 협력을 원활하게 합니다. 이는 ‘인간 중심 보안’ 문화 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5) ‘인간 방화벽’ 강화 및 실수 감소: 보안의 가장 취약한 고리는 종종 ┖사람┖으로 지목됩니다. 마음챙김은 자기 인식(self-awareness)을 높여 자신의 행동 패턴과 잠재적 실수를 인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현재 하는 일에 온전히 주의를 기울임으로써 ┖자동조종 모드┖에서 비롯되는 부주의한 실수를 줄이고, 보안 절차 준수율을 높이는 등 ┖인간 방화벽┖을 강화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보안관리자를 위한 실천 가이드

보안관리자가 마음챙김을 실천에 옮길 수 있는 몇 가지 팁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보안관리자는 알림을 설정해 60초 동안 오로지 호흡의 들고남에만 주의를 둡니다. 산만함을 알아차리면 부드럽게 호흡으로 돌아가며, 위기 대응 전 워밍업 루틴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2) 중요한 결재나 배포 전에는 세 차례 깊게 호흡한 뒤, 몸의 긴장과 마음의 감정, 그리고 당면 목표를 약 10초간 점검합니다. 이는 판단 실수를 줄이는 내면의 브레이크가 됩니다. 3) 일상에서는 ‘출퇴근 걷기’나 ‘차 한 잔’과 같은 행위를 정해 감각에 주의를 두고 스마트폰을 내려놓습니다. 습관화가 핵심이며, 반복을 통해 자연스러운 알아차림이 자리 잡게 합니다.
마무리: 파도 위의 중심
마음챙김의 선구자 존 카밧진 박사는 "파도를 멈출 수는 없지만, 파도 타는 법을 배울 수는 있다"고 말했습니다. 위협과 압박을 없앨 수는 없어도, 마음챙김은 파도 위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게 하는 내면의 방패입니다. 개인의 안정과 성장 위에 조직의 디지털 레질리언스가 세워집니다. 오늘, 가장 짧은 실천으로 가장 큰 변화를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글_ 김정덕 중앙대 산업보안학과 명예교수/인간중심보안포럼 의장]
필자 소개_ 중앙대학교 산업보안학과 명예교수, 인간중심보안포럼 의장, 한국정보보호학회 부회장, 금융 정보보호관리체계 인증위원, 전 JTC1 SC27 정보보안 국제표준화 전문위 의장 및 의원, 전 ISO 27014(정보보안 거버넌스) 에디터 등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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