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웹 판매상들, 스스로 약사라 주장하지만 증거 요구에는 무응답...의심해봐야
[보안뉴스 문가용 기자] 지난 주 영국은 화이자와 바이오앤테크(BioNTech)에서 개발한 코로나 백신을 최초로 승인한 국가가 되었다. 이번 주부터는 접종이 시작될 예정이다. 최초 80회분 정도가 곧 영국에 도착할 것으로 보이는데, 순차적으로 1천만 회분이 추가로 수입돼 영국 내 병원으로 고르게 배포될 것이라고 한다. 첫 사례인 만큼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미지 = utoimage]
이런 상황에서 이미 화이자의 백신을 판매하는 자들이 다크웹에 나타났다. 외신인 바이스 월드 뉴스에 의하면 화이자와 바이오앤테크에서 개발한 백신을 회분 당 최대 1300달러에 판매하는 업자들이 여러 곳 발견된 상태라고 한다. 판매상들은 “화이자와 바이오앤테크에서 개발한 백신이 맞다”고 주장하며 “어느 나라든 배송이 가능하다”고 광고하고 있었다.
바이스는 자체적으로 이들과 접촉했고, 그 중 두 판매상과 연락을 주고받는 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이 둘은 자신이 공인된 약사라고 주장했으며, 정부로부터 약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한 명은 약 560회분을 보유한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사진 증거를 요구하자 둘 다 거절했다고 한다. 다크웹은 코로나 확진자의 혈액을 1리터 당 1만 6천 달러에 판매하는 자들이 있던 곳이기도 하다. 당시 이 혈액 판매자는 “수혈만 받으면 평생 코로나로부터 안전하다”고 주장했었다.
심지어 코로나 백신이라는 정체불명의 약품이 다크웹에서 판매된 건 지난 4월에도 한 차례 목격되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에도 진위여부가 명확히 판명나지는 않았고, 바이스에 의하면 지금까지도 이 약품들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는 편이라고 한다. 특히, 최근 코로나가 다시 한 번 유럽과 미국을 휩쓸면서 이런 알 수 없는 제품이라도 구해보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당연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제품들의 구매에 대해 강력한 경고성 메시지를 내보내고 있다. 세계 최초 백신 승인 국가인 영국에서도 아직 실제 백신이 나오지 않았는데 다크웹 상인들이 무슨 수로 이 백신을 구했겠느냐는 게 첫 번째로 의심되는 지점이고, 화이자의 백신은 영하 70도에서 보관 및 유통되어야 하는데 이걸 다크웹 상인들이 제대로 구현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 두 번째로 생기는 의문점이다.
보안 업체 도메인툴즈(DomainTools)의 수석 보안 연구원인 채드 앤더슨(Chad Anderson)은 외신인 버밍햄라이브를 통해 “다크웹에서 판매되는 제품들은 그 어떤 것도 품질을 보장할 수 없다”며 “사기꾼들이 모인 곳이라, 아마존에서 하는 것과 같은 양질의 거래가 이뤄질 거라고 기대하면 안 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다만 이번 백신만이 아니라 원래부터 다크웹은 신뢰라는 측면에서 턱없이 부족한 곳이라는 것이다.
공급의 계획과 순서라는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 모든 사람이 동시에 백신을 가질 수는 없다. 사회 질서 유지를 위해 최대한 공정하게 순서를 정해야 하고, 시민들은 이에 따라야 한다. 영국 정부는 경우 노인들과 최전선에서 코로나에 대응하고 있는 의료 및 보건 인력에 먼저 접종을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다른 나라에서도 비슷하게 일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무시하고 다크웹에서 백신 구매를 했을 경우, 그것이 진품이라고 하더라도, 국가가 정해둔 순차적이고 합리적인 공급 계획을 어그러트리고 암시장의 규모는 키워주게 된다.
3줄 요약
1. 다크웹 판매상들, 화이자 백신 판매 시작.
2. 아직 영국에서조차 나오지 않은 것이 벌써 다크웹에? 전문가들은 의심.
3. 진품이라고 하더라도 국가의 합리적인 공급 계획 어그러트리게 됨.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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