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뉴스 엄호식 기자] 한국에서는 금속열쇠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디지털 도어록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화됐지만 슬로바키아는 여느 유럽 국가와 마찬가지로 아직도 열쇠와 자물쇠가 더 익숙하다. 수천 년 전 개발된 이 장치를 아직도 사용하고 있는 것은 전통과 단순함을 중시하는 유럽 시장의 특성을 잘 보여준다.
하지만 최근 슬로바키아의 호텔 등 상업용 건물을 중심으로 전자 도어록이 사용되고 있으며, IT 기술과 접목한 특정 도어록에 일련번호가 있는 키를 가족에게 나눠주면 누가 집에 있는지 알 수 있는 스마트홈 기술과 연결된 도어록 등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미지=iclickart]
슬로바키아의 도어록 시장은 연 1,400만달러 규모다. 스마트 도어록을 생산하는 업체가 없어 주로 독일과 포르투갈, 오스트리아 등의 제품을 수입해 사용한다. 한국산 도어록의 수입 순위는 22위로 규모가 크지 않지만 지난 3년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 슬로바키아에서 한국의 스마트 도어록 스타트업인 키위(KeyWe)가 주목받았다. 그 이유는 소비자가 킥스타터에 139달러만 지불하면 와이파이와 NFC, 블루투스 기술이 적용된 제품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KEYWE[사진=킥스타터 웹사이트 캡쳐]
이 제품은 전통적인 열쇠를 함께 사용할 수 있어 복잡한 전자기기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슬로바키아 소비자에게 크게 어필했다.
▲슬로바키아 국가별 도어록 수입 현황(단위 : US달러)[자료=글로벌 트레이드 아틀라스]
KOTRA 브라티슬라바 무역관은 슬로바키아와 체코에서 Yale, FAB 등 유명 브랜드의 재래식 잠금장치와 디지털 도어록을 유통하는 라드카 팔라노바 아사아블로이 직원을 통해 슬로바키아 도어록 시장을 점검했다.
라드가 팔라노바는 슬로바키아와 체코 스마트 도어록 시장 트렌드에 대해 “IPSOS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체코 응답자의 21%가 이미 스마트 도어록을 1대 이상 보유하고 있으며, 42%는 구매를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설문조사 결과는 2018년 첫 10개월 동안 2017년 총 매출의 34%가 달성된 사실을 통해 입증됐다”고 덧붙였다.
스마트 도어록에 대한 신뢰도에 대해서는 “설문조사 응답자의 39%가 이미 가정에서 스마트 보안장치를 사용하고 있거나 반년 이내 스마트 도어록을 구매할 계획을 하고 있었다”며, “응답자의 56%는 스마트 잠금장치가 보안 수준을 높이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변해 스마트 도어록에 대한 체코와 슬로바키아 고객의 신뢰도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라드가 팔라노바는 “스마트홈의 일부인 스마트 잠금장치와 보안 기능은 다양한 기능으로 향후 가정 보안에 없어서는 안 될 도구가 될 것”이라며 “아시아 스마트 도어록 제품에 대해 제품의 설치와 유지관리 지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단순히 스마트 잠금장치 사용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 보안 시스템이나 스마트홈에 통합하려고 할 것이기 때문에 다른 시스템 제조업체와 통신하는 규격과 향후 제품을 통합하고 업데이트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꼼꼼하게 점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슬로바키아에서 주로 판매되는 도어락 제품들[사진=제품별 판매 페이지]
슬로바키아 진출, 개인보다 신규 고급 건축물 타깃해야
슬로바키아를 비롯한 EU에 잠금장치를 수출할 경우 2.7%의 관세가 부과되지만 한-EU 자유 무역협정(FTA)에 의해 영세율이 적용되며 슬로바키아에서 최종 소비될 경우 20%의 부가가치세가 부과된다. 또, 전원을 사용하기 때문에 CE 인증이 필요하며, 피부에 노출되는 전자기기로 제조과정과 사용과정에 대한 친환경 인증인 RoHS 인증도 필요하다.
슬로바키아는 소수의 고급 아파트와 호텔을 중심으로 디지털 도어록이 설치되고 있으며, 매년 대중 소비자의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슬로바키아는 인구가 많지 않고 고급 도어록을 개별 구입해 설치하고자 하는 구매력 있는 소비자가 많지 않다. 이에 브라티슬라바 무역관은 최종소비자를 겨냥한 수출보다는 호텔 등 건물의 현대화 수요 또는 고급주택을 건설하는 회사를 통해 도어록 시장에 한국 제품의 적용을 늘려가는 전략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홈과 연결되는 디지털 도어록 수요가 높아질 것을 고려해 현지 통신규격과 호환성을 고려한 제품으로 공략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엄호식 기자(eomhs@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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