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KISA 암호동아리 지원사업 최우수상... “올 연말에도 최우수상이 목표”
[보안뉴스 양원모 기자] 전통적 관점에서 보안은 ‘암호’로 대표된다. 암호는 보안의 역사와 직결되고, 컴퓨터의 역사와도 궤를 같이 한다. 1943년 영국 과학자 앨런 튜링이 개발한 세계 최초의 연산 컴퓨터 ‘콜로서스’는 난공불락처럼 여겨졌던 독일군의 암호화 장치 ‘에니그마’를 무력화하는 게 목적이었다. 콜로서스로 독일군 교신을 복호화한 연합군은 1944년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감행했고, 세계를 나치와 파시즘으로부터 구해낼 수 있었다. 암호 해독이 역사의 향방을 결정지은 것이다.

▲‘KoRec’ 동아리 부원들의 활동 모습[사진=신원근 회장 제공]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2016년부터 전국 대학 암호동아리를 대상으로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암호기술에 대한 인식 제고 및 암호인력 양성 기반을 마련한다는 취지다. 시대가 변해도 암호는 보안기술의 핵심이다. 지난 17일 서울 강남에서 고려대 세종캠퍼스 암호동아리 ‘KoRec┖ 2대 회장을 맡고 있는 신원근(21, 사이버보안 전공) 학생을 만났다. ‘KoRec’은 지난해 KISA 지원사업에서 최우수 동아리로 선정됐다.
‘KoRec’의 뜻이 뭔가 고려대 영문명인 ‘Korea University’에서 ‘Korea’와 ‘기계’라는 뜻의 ‘Codec’을 합친 말이다. “기계처럼 암호를 풀자”는 의미다.
동아리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한다 ‘KoRec’은 2017년에 만들어진 사이버보안학과 내부 학술동아리다. 전체 회원은 타과생 10명을 포함해 50명 정도다. 1주일에 한번씩 동아리 활동을 한다. 활동은 기존 부원과 신입 부원으로 나누어 진행된다. 기존 부원은 암호 스터디를 하고, 신입 부원은 선배들에게 암호에 대한 기초 지식을 교육받는다. 1대 회장이 입대하면서 올해부터 2대 회장을 맡게 됐다.
동아리 구성이 궁금하다 남자 부원과 여자 부원의 성비가 3:1 정도 된다. 사실 사이버보안 분야에 남자가 많다. KoRec은 과내 동아리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사이버보안학과 전체 학생 수가 60명 정도인데, 40명이 KoRec 부원이다. 물론 암호동아리 부원이라고 암호만 공부하는 건 아니다. 해킹에 관심 있는 친구도 많다.
KISA의 암호동아리 지원 사업에 3년 연속 선정됐다 작년에 처음 최우수상을 탔다. 상금으로 100만원을 받았다(웃음). KISA는 지원 동아리의 1년간 활동을 평가해 연말에 최우수상을 시상한다. 대학 동아리다 보니 대외 실적보다는 얼마나 동아리답게 운영했는지가 중요하다.

▲‘KoRec’ 동아리 부원들의 활동 모습[사진=신원근 회장 제공]
KoRec은 매년 연구주제를 바꿔 활동한다. 올해 주제는 재작년 한국사회를 집어삼켰던 ‘블록체인’이다. 블록에 저장된 정보와 이용 내역을 모든 사용자와 공유하는 기술인 블록체인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기술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뛰어난 투명성과 안정성으로 암호 분야와 접목하려는 시도가 활발하다. △금융 △통신 △군사기술 등 다른 분야와의 활용 가능성도 무궁무진한 것으로 평가된다.
암호에 ‘꽂히게’ 된 계기가 있나 내가 상상할 수 없는 주제를 수학적·암호적으로 풀어내는 과정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개인적으로 수학을 좋아한다. 문학은 보는 사람마다 평가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수학은 답이 정확히 떨어진다. 암호는 이론만큼 분석과 구현이 중요하다. 암호 알고리즘을 공부한 뒤 이를 직접 컴퓨터로 구현할 때 재미를 느낀다. 축구에는 공격수와 수비수가 있다. 나는 성격상 공격보다 방어를 좋아한다.

▲고려대 세종캠퍼스 암호동아리 ‘KoRec’ 신원근 회장[사진=보안뉴스]
회장 자리가 부담스럽지는 않나 아무래도 올해 잘해야 내년 회장한테 승계하는데 있어 부담감이 적을 것이다. 동아리에는 나 말고도 49명의 회원이 더 있다. 동아리 활동은 이들과 함께 시간을 쓰는 것이다. 활동이 헛되면 그 사람들 시간 뺏는 꼴밖에 안 된다. 시간을 알차게 보내려 노력 중이다.
향후 동아리 목표는 KISA에서 올 연말 다시 최우수상을 받는 것이다(웃음). 암호가 매력적인 분야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 또 국방암호기술특화연구센터에서 개최하는 암호분석 경진대회에도 나갈 예정이다. 2~3팀 가량 참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꾸준히 암호의 길을 걷고 싶다. 암호 분석 및 구현 쪽에 관심이 많다.
마지막으로 블록체인과 관련해 추천해줄 책이 있다면 요즘 재밌게 읽은 책은 ‘처음 배우는 블록체인(2017, 가사키 나가토·시노하라 와타루 지음)’이다.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필요한 이론과 개인기를 한 권에 담았다. 금융 전문가인 다니엘 드레셔가 지은 ‘블록체인 무엇인가?(2018)’도 추천한다. 블록체인 입문서로 좋다.
[양원모 기자(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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