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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종의 테러라이브-24] 코리아 스트롱, 자생테러 막는 유일한 방법

2018-09-05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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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마라톤 테러 대응에 있어 우리가 배워야 할 점

[보안뉴스= 이만종 대테러안보연구원장] 지금도 미국의 동부 보스턴 시내를 걷다보면 자주 볼 수 있는 것이 ‘보스턴 스트롱(Boston Strong)’이라는 문구이다. 보스턴에서는 지난 2013년 세계 마라톤 대회에서 폭탄 테러 사건이 있었다. 일명 압력밥솥을 이용한 사제폭탄 테러로 3명이 사망하고, 260여명이 다쳤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에서 발생한 가장 규모가 큰 끔찍한 테러 사건으로 ‘외로운 늑대’라는 자생적 테러리스트의 소행이란 점에서 미국은 큰 충격을 받았었다.


[이미지=iclickart]

그러나 보스턴 시당국은 시민들과 협력하여 범인을 잡을 때까지 테러라는 위기를 잘 극복했으며, 이후 도시를 스스로 지켜냈다는 보스턴 시민들의 긍지와 함께 ‘보스턴 스트롱’이라는 대응 슬로건이 치안의 상징이 되어 거리를 장식해 왔다. 그래서 보스턴 테러대응은 지금까지도 가장 성공적이라고 평가받는다. 사실 이 표어의 유래는 미국의 사이클 선수였던 ‘랜스 암스트롱’이 악성 암을 이기고 사이클 국제대회에 출전 무려 7회의 종합우승을 하면서 ‘강하게 살자’라는 문구인 ‘live strong’이라 적힌 노란 손목 고무밴드를 착용한 것에서 변형된 것이기도 하다.

어떻게 보스턴은 마라톤 테러 102시간의 위기상황에서 강력할 수 있었을까? 하버드대 케네디 스쿨의 허먼 B. 더치 레너드 교수는 ‘why was Boston strong’라는 백서에서 평소 잘 준비된 위기관리 체계와 경찰과 시민들의 신뢰와 적극적 협조 등 세 가지를 그 중점 원인으로 들고 있다. 즉 “행인, 마라톤 참가자, 자원봉사자, 의료진/간호사, 지원인력, 경찰, 소방대원, 주방위군 등의 도움이 결정적 요소”였다고 강조했다.

쉬운 것 같지만 보스턴시의 위기대응 역량과 협조체계는 결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수십 년에 걸쳐 준비된 결과물로서 보스턴 테러를 통해 알려졌을 뿐이다. 이는 결코 우연적 행동이 아니라 목적의식을 가지고 수십 년간 대비한 결과였다는 것이다. 바로 미국 의회가 2002년에 시작한 국가사고관리시스템(NIMS)의 효과이다. 사건 대응을 위해 모인 폭넓고 서로 다른 다양한 기관과 조직 및 단체의 의사결정권자들끼리 상호 간의 소통과 협조가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계획을 수립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빠질 수 없는 요소로 잘 훈련된 자원봉사자들의 역할도 들고 있다. 이들은 각자의 능력 그리고 싸우고자 하는 의지로 무장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자원봉사자들 뒤에는 두려움에 맞서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언제든지 뛰어들 준비가 되어 있던 시민들이 있었다고 한다.

과연 한국은 이러한 테러로부터 안전한가? 물론 촛불의 승리 이후 이제 나라는 국민이 스스로 지킨다는 자부심이 커진 듯하다. 2016년 대테러업무를 총괄하는 대테러센터와 테러방지법도 제정됐다. 최근 평창 동계올림픽도 안전하고 성공적으로 잘 개최했다. 하지만 마냥 자부할 수도 없다. 제도만 갖춰진다고 위기 대응이 저절로 이뤄지진 않기 때문이다.

한국의 테러환경도 많이 변화되고 있다. 지금까지 하드 타깃에 대한 경계를 높여왔으나 최근에는 테러범들이 차량으로 인도로 돌진하고 칼을 휘두르고, 특정한 대상을 고려치 않고 무차별적 공격을 하는 등 소프트 타깃을 대상으로 테러방법이 변화되고 있어 사전적인 예방에도 한계가 있다. 사회적인 약자 계층에서 자칫 극단주의 사상에 심취하거나 사회적 불만으로 자생적 테러가 출몰할 가능성도 점차 커지고 있다. 특히, 다문화 시대의 도래로 이주민들의 국내유입 증가에 따라 나타나고 있는 다양한 유형의 차별 등은 사회적 갈등의 근원이 될 수 있다. 우리 사회는 이미 다문화인구가 전체 1.7%에 달하는 다문화사회로 진입한 상태이다. 이는 테러의 잠재적 원인으로 작용될 수 있다.

더구나 국가중요시설에 대한 경계는 취약점이 많다. 물론 물리적으로 강화하고, 보안부서 근무자들에 대한 자질을 높이면서 대비는 하고 있지만, 사실 자생테러에 대한 대비는 현재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누군가 1명이라도 자생적 테러로 분노를 표출한다면 우리사회는 극도의 혼란과 갈등에 빠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보스턴 스트롱’의 진정한 면모는 위기상황에서 정부와 국민이 어떻게 대응하고 준비했는가를 보여줬다. 강인하고 아름다운 시민의식과 폭발 당시 지체 없이 사상자들을 구조한 구조원들의 모습, 경찰과 시민들과의 상호 커뮤니케이션과 신뢰는 보스턴 마라톤 테러라는 엄청난 위기상황을 극복하는데 큰 몫을 했다. 이것이 바로 국가적 테러와 재난 등 위기관리에 있어서 우리가 배워야할 교훈들이다.

“악은 경주를 망칠 수는 있겠지만, 결코 승리할 수는 없다.” 보스턴 마라톤 테러 사건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패트리어트 데이’와 관련해 ‘플로리다 투데이’에 실렸던 만평의 글귀이다. 테러와 재난의 특성은 복잡성이다. 국가는 시민을 보호하고, 시민은 국가를 신뢰하는 정의롭고 단결된 힘만이 우리나라의 위기 대응책이 나아가야 할 가장 중요한 방향이다. 따뜻하고 열린 사회, 동과 서, 좌우를 아우르는 상생과 공존, 갈등과 대립을 해소하는 것이 국민적 소망이자 평화를 실현하는 출발점이다.
[글_ 이만종 대테러안보연구원장/호원대 법경찰학과 교수(manjong74@naver.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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