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뉴스 성기노 객원기자] 여의도 정치인들은 비밀스러운 대화나 정보를 교류할 때 카카오톡 메신저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카카오톡에 대한 해킹 의혹이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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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미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은 올해 2월 이른바 ‘국회 일베’가 자신의 카카오톡 계정을 해킹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국회 일베는 과거 국회의원 비서로 추정되는 보수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인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회원을 지칭한다. 은 전 의원은 자신의 계정에 접속한 아이피(IP) 주소가 국회 일베와 같은 것이라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도 했다.
은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 6일 누군가가 제 카톡에 로그인했으니 비밀번호를 바꾸라는 카카오 메시지를 받았다. 깜짝 놀라 비번을 바꾼 후 경찰 사이버수사대에 상담하고 지인의 도움으로 IP 주소를 추적했다. 추적 결과 해당 IP 주소는 놀랍게도 국회였다. 국회 보안과에 문의한 결과 국회 IP 주소가 맞다는 답을 받았다”고 밝혔다. 은 전 의원의 경우가 아니더라도 일상생활에서 자신의 카카오톡이 해킹당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메신저는 편리하지만 보안에 취약한 편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사생활 보호가 메신저 시장의 주요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카카오톡 등 상용 메신저로 업무를 처리하면서 업무와 사생활 구분이 모호해지는 부작용이 늘자 이를 보완하는 기업용 메신저도 주목받고 있다. 이와 함께 원하는 상대방만 메신저에 등록하는 기능, 일정 시간이 지나면 메시지가 사라지는 기능이 포함된 메신저가 등장해 기존 메신저의 단점을 보완하고 사생활 보호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소프트웨어(SW) 기업이 내놓은 메신저 모두가 사생활 보호 기능을 강조해 눈길을 끌고 있다. 마드라스체크는 최근 모바일 기반의 업무용 메신저 ‘플로우’에 채팅 기능을 추가하고 협업에 필요한 모든 대화를 플로우에서 나눌 수 있도록 개선했다. 이로써 사용자는 개인 메신저를 업무에 사용하는 일을 줄이고, 기업은 채팅방에서 날려 보내던 업무 이력을 자산으로 축적할 수 있게 됐다.
지란지교소프트도 기밀정보 유출을 막고 직원들의 사생활을 보호하는 사내 업무용 메신저 ‘오피스메신저’를 내놨다. 오피스메신저는 PC, 모바일 등 모든 플랫폼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실시간 채팅, 메일형 메시지 2가지 타입의 커뮤니케이션을 지원한다. 이 외 기업 조직도 등록, 공지사항 기능, 노트 기능 등을 제공해 업무 편의성을 강화했다. 특히, 오피스메신저는 보안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지란지교소프트의 통합 PC 보안 솔루션 ‘오피스키퍼’와 연계해 회사 내 파일 공유 상황을 모니터링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정보 유출 위험을 차단한다.
이와 함께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는 프라이빗 메신저 ‘말랑말랑 톡카페’를 출시했다. 말랑말랑 톡카페는 정보 노출 범위를 개인이 직접 선택할 수 있고, 원하는 사람만 선택해 친구로 등록할 수 있다. 덕분에 모르는 사람이나 원치 않는 사람의 일방적인 메시지를 받을 염려가 없다. 이 외 말랑말랑 톡카페는 계좌번호나 신상정보가 담긴 대화 내용이 일정 시간 이후 기기와 서버에서 삭제되는 ‘메시지 타이머’ 기능, 상대방이 확인하기 전 메시지를 회수하는 ‘메시지 취소’ 기능 등을 제공한다.
카카오톡이 유용하지만 개인생활과 업무용으로 혼선이 빚어지고 있고 대화창이 많다보니 실수로 업무관계자에게 잘못 보내는 촌극을 빚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되면서 회사용 메신저가 각광받고 있다. 개인 일 관련 메시지와 헷갈릴 일이 없고 업무용으로 자료 축적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위에 소개한 다양한 메신저들 가운데 자신의 업무 스타일에 맞는 것을 고른다면 업무 효율도 그만큼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성기노 객원기자(kino@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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