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뉴스 성기노 객원기자] 한때 PC방이 상당히 인기를 끈 적이 있었다. 게임 유저가 늘어나면서 PC방도 덩달아 만원을 이루기도 했다. 하지만 게임산업이 급격하게 모바일 중심으로 옮겨가면서 PC방 사업도 사양화되고 있다.

유니티코리아와 슈퍼데이터 리서치의 ‘2016 모바일·VR 게임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모바일 게임 시장은 전년 대비 18% 성장한 406억 달러(한화 47조원)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온라인 게임 시장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다. 전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다 보면 상당수가 모바일 게임을 즐기고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이처럼 모바일 게임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함에 따라 보안 위협도 점차 커지고 있다. 게임 앱을 해킹해 결제를 우회한 뒤 금전적 이익을 가로채거나 원작 게임의 카피캣(복사 버전)을 만들어 부당이득을 취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먼저 모바일 게임 앱 해킹은 누구나 쉽게 범죄행위에 접근할 수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전문지식 없이도 몇 번의 클릭을 통해 해킹할 수 있는 ‘해킹 툴’이 쏟아져 나오면서 모바일 게임 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국내 대형 포털 사이트나 유명 블로그, 관련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쉬운’ 해킹 툴에 대한 공유가 상당히 활발해지고 있다.
프로그램명만 입력하면 다운로드할 수 있는 파일과 자세한 사용법이 여과 없이 노출되기도 한다. 이용자들이 노리는 것은 유료 결제 우회와 메모리 변조를 통한 아이템 획득, 이를 통한 수익 창출이다. 엄연한 불법이지만 구체적인 해킹 툴들의 이름이 공유되면서 국내 게임업체의 수익 모델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주로 이용되는 해킹은 ‘메모리 해킹’이다. 게임 캐릭터의 레벨, 돈, 아이템 등을 조작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정당한 방식의 결제 절차 없이 아이템을 획득하게 된다. 불법적인 아이템 사고팔기를 통한 수익창출의 근간이 된다.
메모리 해킹에는 ‘메모리 치팅 툴’이 주로 사용된다. 현재 10개 이상의 툴들이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서 유포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중국에서 개발된 제품들이다. 기존 치팅 툴의 유사 제품도 등장하고 있다. 과거 해킹은 전문지식이 있는 해커들에 의해 이뤄졌지만 모바일 게임 해킹 툴은 인터페이스가 비교적 단순해 누구나 쉽게 접근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데이터 변형 방식에는 고도화·지능화가 이뤄졌다. 자칫하면 게이머들 사이에서 대중화될 가능성을 안고 있다. 아이템 거래 사이트도 모바일 게임 해킹을 부추기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거래되는 게임머니 중 상당 부분이 전문적인 해커들을 통해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모바일 게임 해킹은 젊은이들의 단순한 호기심 수준에서 벗어나 하나의 산업으로 발전하면서 거대화 기업화 돼 가고 있다.
원작 게임의 카피캣(복사 버전)을 만들어 부당이득을 취하는 일도 문제다. 실제로 슈퍼셀의 신작 ‘클래쉬 로얄’은 출시된 지 채 일주일도 안 돼 중국에서 카피캣이 출시됐으며, 복제판은 한 달 만에 안드로이드에서 약 50만 달러(한화 5억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진다.
개발자들이 수년에 걸쳐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어 개발한 앱을 단 며칠 만에 카피를 해 부당이익을 취하게 되면서 이와 관련된 보안산업도 커지고 있다. 모바일 분야 보안전문 기업들은 올해 모바일 앱 보안 솔루션을 통해 게임 분야 고객사를 적극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런 카피캣에 대한 대응책 마련도 중요하지만 해킹을 근본적으로 막는 선제적 대응이 더욱 중요하다.
[성기노 객원기자(kino@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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